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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내 취향대로 내 재미대로

등록 2015-06-11 21:06

잠깐독서
재미가 없으면 의미도 없다
김홍민 지음/어크로스·1만4000원

점잖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게 책 광고. 근데 몇년 전 한 광고가 출판가와 독자들 사이 큰 화제를 일으킨 적 있다. 소파 위에서 러닝셔츠 바람의 남자가 벗은 등을 노출한 여자에게 안긴 채 책을 읽는 사진 위에 적혀 있는 카피, ‘그거보다 재밌다’. 미야베 미유키의 <눈의 아이> 광고에 등장한 이 모델은 바로 이 책의 출판사 북스피어의 사장이었다.

“광고할 자본도 없고 직원은 세명뿐, 그러나 우리는 우리만의 길을 간다!”는 목표를 내걸고 한국 출판 시장에서 유독 척박한 장르소설 전문출판사로 살아남은 북스피어 대표의 10년 생존기다. 출간 비용 마련을 위해 독자 북펀딩을 하고, 다른 출판사와 연대해 소규모 출판사에서는 엄두내기 힘든 연작 시리즈를 출간하며 책 오에스티(OST)를 제작하는 등 이 출판사가 ‘저질러온’ 독특한 마케팅 실험의 기반에는 남들이 재미있게 볼 것 같은, 그러니까 장사가 될 것 같은 책이 아니라 ‘나에게 재미있는 책을 만든다’는 철학이 깔려 있다. 내 재미를 위해 좌충우돌하며 내 갈 길을 가다 보니 독자와 제작자 관계 이상의 취향의 공동체를 만들게 된 매력적인 이야기다.

자칭 ‘야매’ 출판인이 풀어놓는 도전과 응전 스토리는 그의 엉뚱한 아이디어만큼이나 어깨에 힘이 들어가 있지 않다. 낄낄거리며 지은이의 시행착오와 소소한 무용담을 넘기다 보면 그 취향의 공동체에 끼어들고 싶은 마음이 솟구친다.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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