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판 변순철 사진가 제공
변순철 사진가 색다른 사진작업
새빨간 우주인가? 색채추상 그림인가? 빨강 바탕의 원액 위로 보글거리며 올라온 작은 거품들이 별처럼 빛난다. 해일처럼 몰려오는 푸른 색깔 덩어리는 아래 색층을 쓸어가듯 덮어버린다. 이 스펙터클한 색감의 추상 풍경들은 30일까지 서울 인사아트센터에서 열리는 변순철 사진가의 개인전 ‘노루-색을 지배하다’의 출품작들이다. 국내 유명 페인트업체의 창립 70돌을 기념해 색다른 사진작업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변 작가가 택한 것은 세간에 잘 알려지지 않은 내부의 페인트액 제조 공정의 세부를 집요하게 찍어보자는 것이었다.
그 뒤 작가는 전국 7군데의 페인트 공장을 수십번 오가면서 원액과 다기한 안료들이 만나 표준화한 색상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담았다, 색과 색이 만나 또 다른 색이 창조되는 순간을 우주나 대자연의 현상처럼 투시한 셈이다. 대형 원심기 안에서 안료액들이 순식간에 섞여드는 장면들을 찍기 위해 작가는 조명과 카메라를 준비하고 기다리는 고행을 수차례 되풀이했다고 한다. 30일까지. (02)736-1020.
노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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