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상안면 유적에서 출토된 ‘唐(당)’자명 기와와 기와에 새긴 명문의 탁본
삼국~통일신라시대 중국으로 가는 바닷길 항구로 지목되어온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 당성(唐城) 추정유적(사적 217호)에서 ‘唐’(당)자가 새겨진 기와 등의 유물들이 쏟아졌다. 한양대 문화재연구소는 화성시 서신면 상안리 산32번지 당성 추정유적에 대해 최근 3차 발굴조사를 벌여 삼국시대 쌓은 1차 성벽과 망해루터, 집수시설, 연못터 등과 ‘唐’자명 기와를 비롯한 유물 1천여점을 확인했다고 14일 밝혔다.
핵심 유물인 ‘唐’(당)자명 기와는 삼국시대 1차 성벽 안에서 나왔다. 기와 겉표면에 집을 뜻하는 ‘宅(택)’자 등이 함께 새겨져 있다. 연구소 쪽은 “실제 위치를 두고 논란이 있었던 당성의 역사적 실체를 입증하는 희귀자료”라며 “삼국시대부터 이 지역을 당성으로 불렀을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당항성(黨項城)으로도 불리웠던 당성은 원래 백제의 강역이었다가 한때 고구려가 점령해 당성군이란 지명을 붙였고, 6세기 신라가 진출해 산성을 쌓고 중국과의 해상교류 거점으로 활용했다고 전해진다. 학계에서는 그동안 상안리 유적을 당성터로 비정해왔으나 일부 학자들은 당성임을 입증하는 증거가 별로 없다며 의문을 제기해왔다.
또, 함께 조사된 망해루터에서는 항해 안전을 비는 제례 기물로 사용한 듯한 흙으로 만든 말모양 상들이 다량 출토됐고, 집수시설터, 연못터에서도 교역품인 중국 자기 조각 등이 나와 이 유적이 당성터였음을 뒷받침하는 고고학적 근거들을 상당수 확보하게 됐다는 평가다. 연구소 쪽은 15일 오후 2시 현장설명회를 열어 발굴성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글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사진 한양대문화재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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