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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세계에 한국문학 알리기 요즘처럼만”

등록 2005-10-20 17:33수정 2005-10-20 20:01

“세계에 한국문학 알리기, 요즘처럼만” 지메스 기자
“세계에 한국문학 알리기, 요즘처럼만” 지메스 기자
프랑르푸르트통신 - ‘작가와 문학기자와의 대담’ 이끈 지메스 기자
“한국인은 어릴 적부터 동양 고전은 물론 서양 고전에도 익숙해야 했습니다. 그러니 서양인으로서 서양만 알고 동양을 잘 모르는 여러분은 손해를 보고 계시고 있는 겁니다. 이번 행사를 계기로 독일과 한국이 소통하는 길을 넓힐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작가 황석영씨가 독일 프랑크푸르트 도서전과 주빈국 행사가 열리는 19일 오후(현지 시각) 전시장의 한쪽에 마련된 작가와 문학기자의 공개대담을 마무리하며 마지막 말을 하고 있었다.

30여 명의 진지한 청중이 전시장 부스를 가득 채운 이날 대담을 이끈 이는 독일의 유력 주간신문 <디 자이트>의 문학 전문기자 크리스토프 지메스(41·독문학 박사)였다. 지메스는 대담 직후 인터뷰에서 “요즘처럼 한국문학을 세계에 알리려는 노력이 계속된다면 한국작가들 가운데에서도 세계적 작가들이 자라날 가능성은 충분히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황석영 대담은 <디 자이트>가 전시회 기간에 세계의 유명작가를 한 명씩 초청해 작가와 그의 작품세계를 집중 조명하는 프로그램의 하나로 이뤄졌다.

한국 새롭고 신기하나 점들 많아
6월 방한때 황석영씨와 대작 인상적
주빈국 행사 대단한 성공작
예전과 달리 현지 보도 호의적

지메스는 어느날 갑자기 ‘한국전문가’가 됐다. 한국이 여전히 낯선 독일 사회에서 지난 6월 한국 주빈국조직위원회의 초청으로 한국을 찾아 7박8일 동안 한국 작가와 문화를 취재해 기획보도를 내보낸 뒤 동료 기자들 사이에서 한국 문학과 문화에 대해 묻는 이들도 부쩍 늘었고 한국전문가로 라디오 프로그램에도 두 차례나 출연했다.

“내가 만난 한국작가들 가운데 황석영, 이문열, 황지우, 조경란 네 분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네 사람은 2002 월드컵의 나라, 냉전과 분단의 나라, 생명복제 황우석 박사의 나라로만 알던 한국의 숨겨진 아름다움과 멋을 이해하게 해주었죠.” 그는 “삶을 즐기고 음식도 즐기며 돈도 잘 쓰고 애정도 많은” 한국은 긴장을 풀게 해준다는 좋은 의미에서 “아시아의 이탈리아”라고도 말했다.

”한국을 취재하다보면 새롭고 신기한 점들도 많았죠. 비싼 새 차들이 거리에 그토록 많은 걸 보고 놀랐습니다. 한국 사람은 일을 너무 많이 하고 일을 위해 가족을 희생하는데 독일인으로서 도무지 이해하기 힘듭니다. 술도 너무 잘 먹는데 황석영 선생과 새벽 2시까지 술을 마셨던 일은 지금도 놀랍고 인상적입니다. 또 침체된 듯한 분위기의 독일 사회와 달리 생기가 넘치고 미래를 바라보며 나아가지만, 한편으로 한국에선 옛 것은 박물관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건 안타깝습니다.”

한국 출판과 문학, 음악·연극·미술 등을 선보이고 있는 올해 한국 주빈국 행사를 바라보는 독일 현지 언론의 분위기는 어떤지 묻자 그는 “아마도 대단한 성공작”이라고 평가했다.


19일 오후(현지 시각)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주빈국관에서 작가 황석영씨와 독일 주간지 <디자이트>의 기자 크리스토프 지메스가 대담을 나누고 있다.
19일 오후(현지 시각)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주빈국관에서 작가 황석영씨와 독일 주간지 <디자이트>의 기자 크리스토프 지메스가 대담을 나누고 있다.
“다른 해의 주빈국들과 비교할 때 한국 관련 보도가 엄청 많습니다. 서구문명 발상지인 그리스가 주빈국이었던 해에도 언론은 거의 관심을 두지 않았고 러시아 주빈국 때엔 오히려 허술한 행사를 비판하는 기사가 많았는데, 이번엔 호의적 보도들이 늘어나고 있어요.” 그는 “한 예로 최근 독일 유력지 <디 벨트>가 한국 주빈국에 대해 회의적인 기사를 싣자 다른 유력지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너 자이퉁>이 반박성 기사를 실었는데, 독일 유력지들이 한국 문제로 논쟁을 벌인 건 한국이 센세이션이 되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자신의 판문점 방문기 기획기사를 1개 면에 채워 실은 이날치 신문을 보여주는 그는 “내게 한국은 무척이나 다양하고 찾아낼 만한 게 너무도 많은 나라”라며 “한국은 주빈국 행사 뒤에 자국으로 돌아가 다시 문을 닫아버리지 말고 한국 문학과 문화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프랑크푸르트/ 글·사진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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