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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유네스코,문화다양성 협약 채택

등록 2005-10-21 19:28수정 2005-10-21 20:04

‘스크린쿼터’ 등 정당화 길 열려…미국 반발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유네스코)는 20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33차 총회를 열어 ‘문화적 표현의 다양성 보호와 촉진을 위한 협약’(문화다양성협약)을 압도적 표차로 채택했다.

유네스코는 154 회원국 대표가 참석한 이날 총회 표결에서 찬성 148, 반대 2, 기권 4로 협약안을 통과시켰다. 반대표를 던진 나라는 미국과 이스라엘이며, 기권은 오스트레일리아·니카라과·라이베리아·온두라스다. 프랑스 등 유럽연합과 캐나다가 주도한 이번 협약은 인종적 전통 및 소수민족 언어를 증진하고 세계화의 부정적 영향으로부터 각 나라의 문화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을 띠고 있다고 유네스코는 밝혔다.

협약은 30개국 이상의 비준을 거쳐 석 달 뒤 정식 발효된다. 비준하지 않는 나라에는 협약의 구속력이 없다. 협약이 발효되면 18개국으로 구성된 4년 임기의 정부간 위원회가 구성되고, 2년마다 유네스코 총회기간에 협약 당사국 총회가 열리게 된다.

협약은 ‘당사국의 권리와 의무 조항’에서 “자국의 특수한 상황과 필요성을 고려해 그 영토 안에서 문화적 표현의 다양성 보호 및 증진을 목적으로 하는 조처를 취할 수 있다”며 한국의 스크린쿼터와 같은 자국 문화상품 보호제도를 정당화했다. 또 분쟁이 발생했을 때 조정위원회를 구성해 분쟁 해결을 제안할 수 있고, 당사자는 이를 성실히 고려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캐나다의 리자 프루라 문화유산부 장관은 “오늘은 세계 문화계에 엄청난 날”이라며 첫번째로 비준 찬성의사를 밝혔다. 프랑스 <르몽드>도 “유네스코 회원국들의 믿을 수 없는 움직임이 미국을 단번에 고립시켰다”고 기쁨을 나타냈다.

그러나 미국이 교토기후협약 등 그동안 자국 이익에 상충되는 다자간 협약에 가입하지 않거나 탈퇴해온 전례를 감안할 때 앞으로 미국이 계속 거부할 경우 협약이 얼마만큼 실효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유네스코 한국위원회가 밝혔다. 미국은 협약이 세계무역기구의 무역 자유화 진전을 궤도에서 벗어나게 하고, 영화·대중음악과 같은 문화 수출을 가로막는 장벽을 세우는 데 사용될 수 있다고 주장하며 28개 수정조항을 제안했으나 모두 기각당했다. 미국은 2003년 유네스코에 19년 만에 복귀했으나 다시 2년 만에 문화 부문에서 외교적으로 고립되는 상황을 맞게 됐다고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루이스 올리버 유네스코 담당 미국대사는 “총회의 결과물은 너무나 실망스럽다”면서도 “우리는 현재 탈퇴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미국 국무부는 이날 협약안이 통과된 뒤 성명을 내어 “미국은 국내외에서 문화적 표현의 다양성을 지지하는 다문화 사회”라며 “새 협약이 문화적 다양성 보호라는 깃발 아래 보호무역주의로 나아가려는 일부 나라들의 노력을 반영하고 있어 유감”이라고 덧붙였다. 김도형 기자, 외신종합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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