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고대교류사 연구의 최고 권위자이며 1989년 재일동포 정조문이 일본 안의 한반도 문화재들을 모아 설립한 고려미술관의 관장으로 봉직해온 우에다 마사아키 일본 교토대 명예교수가 13일 오전 별세했다. 향년 89. 고려미술관 쪽은 고인이 별세할 때까지 교토부 가메오카 시의 자택에서 칩거하며 연구와 저술에 계속 전념해왔다고 전했다.
우에다 마사아키는 일본의 고대 역사학계의 거두이자 대표적인 지한파 학자로 명성이 높다. 교토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63년부터 30여년간 이 대학 교수로 재직하면서 4세기 백제 왕이 일왕에게 보내준 칼 ‘칠지도’와 백제-일본 왕실의 혈연 관계 등에 대한 심층연구를 통해 근대시기 왜곡된 한-일 고대 교류사의 진실을 밝히는데 평생 몰두해왔다. 재일동포 사업가 정조문과 작가 김달수, 일본 작가 시바 료타로 등과 69년부터 81년까지 계간지 <일본 속의 조선 문화>를 함께 내면서 고대 일본에 온 한반도인의 명칭을 차별적인 ‘귀화인’에서 ‘도래인’으로 바꾸는데 결정적인 구실을 했다. 또 정조문이 교토에 세운 고려미술관에서 98년부터 지금까지 관장을 맡으며 이 미술관이 일본 안의 한반도 문화재 전문 컬렉션으로 자리를 굳히는 데도 크게 기여했다.
처음으로 ‘도래인’ 개념을 일본 역사학계에 제기하며 파문을 일으켰던 역저 <귀화인>(1965)을 비롯해, 전후 70년간 자신의 한일 고대사 연구 활동을 회고하며 지난해 펴낸 책 <고대 일본 그리고 조선문화>(2015)에 이르기까지 평생 70여권의 저서들을 펴냈다. 2008년에는 한국 정부로부터 한일 교류사 연구와 고려미술관 개설 등에 쌓은 공로를 인정받아 수교훈장 ‘숭례장’을 받았다. 고인의 장례식은 16일 낮 12시30분 그의 자택이 있는 교토부 가메오카시에서 열린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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