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립박물관의 개관 70주년 특별전 전시장 모습. 러일전쟁 당시 인천 앞바다에서 침몰한 러시아 군함 바리야크호의 깃발이 보인다. 사진 인천시립박물관 제공
국내 첫 공공박물관으로 개관
옛 전시장 모습·근대유물 모아
파란만장한 박물관 삶 돌아봐
옛 전시장 모습·근대유물 모아
파란만장한 박물관 삶 돌아봐
인천 송도신도시 들머리에 자리한 인천시립박물관은 국내 문화재 동네에서 존재감이 크진 않지만, 유서깊은 내력들이 따라붙는다. 해방 이듬해인 1946년 4월1일 국내 최초의 공공박물관으로 개관했고, 국립현대미술관 초대관장이자 한국 미술평론의 아버지로 꼽히는 석남 이경성(1919~2009)이 당시 초대 관장으로 초석을 닦은 곳이다.
지난 1일 개관 70돌을 맞은 이 박물관이 칠순맞이 특별전 ‘박물관 70년, 기억의 문을 열다’를 차렸다. 인천항이 바라보이는 중구 자유공원 부근의 옛 무역회사 건물인 세창양행 사택에 터를 잡고 개관했던 당시 사진들과 옛 전시장 모습, 비장해온 근대 유물 등을 통해 파란만장한 박물관의 역사를 엿보게 된다.
박물관은 이경성 관장이 문을 열 당시 미 군정청과 지역 문화계 도움으로 인천향토관에 있던 선사시대, 개화기 유물 등을 가져와 전시를 시작했다. 국립박물관에서 빌린 유물과 일제가 반출하지 못한 채 세관 창고에 쌓아놨다가 인수한 유물 등을 합쳐 346점을 선보이며 구색을 갖췄다. 그러나 50년 9월 인천상륙작전 당시 전투로 박물관 건물이 불타 훼손되면서 문을 닫아야했다. 이 관장은 당시 소장품을 포장해 방공호로 옮겼고, 51년 1·4후퇴 당시엔 주요 유물을 열차에 실어 부산으로 옮긴 뒤 당시 국립박물관 임시사무실에 보관하면서 유물들을 지켜냈다. 박물관은 53년 개항기 외국 사절들의 사교장 건물이던 자유공원 길목의 ‘제물포구락부’로 옮겼다가 90년 고인돌을 형상화한 1700여평의 옥련동 신축 건물로 옮겨 현재에 이른다.
전시에서는 박물관의 변천사를 1부 ‘유물의 뒤섞임과 향토’와 2부 ‘고적의 조사와 향토의 발굴’, 3부 ‘향토의 완성, 그 너머’로 나눠 박물관이 발전해온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러일전쟁 당시 인천항에서 침몰한 러시아 군함 바리야크호의 깃발과 인천 지역에서 박물관 주도로 초창기부터 수집하거나 발굴한 고대부터 근현대기까지의 유물들이 함께 나왔다. 1일엔 70돌 기념식과 초대 관장 이경성의 흉상 제막식이 함께 열렸다. 전시는 6월9일까지. (032)440-6750.
노형석 기자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