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 을지문덕 장군은 평양성을 공격해온 적장 우중문에게 “귀신 같은 책략은 천문을 궁구하고 신묘한 셈은 지리에 통달했네. 전승의 공은 이미 높으니 만족함을 알고 그치기를 바라오”라는 내용으로 시를 지어 보낸다. 을지문덕의 거짓 항복에 속아 우중문이 회군하자 을지문덕은 살수에서 수나라 군대를 무찔러 대승을 거둔다.
‘천문을 궁구하고’라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이 동양 사람들은 예로부터 우주 전체에서 일어나는 현상, 천체의 운행을 연구하여 미래 예측의 단서를 찾아냈다. 조선시대 과거제도의 잡과에서는 천문, 지리, 명과를 음양삼학으로 불렀다.
한겨레교육문화센터가 예언서 <송하비결>을 펴낸 이로도 유명한 황병덕(사진) 전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정치학 박사)을 강사로 초청해, ‘천문으로 보는 개인, 집안, 회사, 국가의 운’ 주제로 인문학 강좌를 연다.
우리한테 어려움 또는 좋은 일이 일어나는 까닭을 우주와 지리, 풍수의 지식을 종합하여 설명하는 내용이다. 나 혼자만이 잘되려 한다고 해서 되지 않고 이웃과 더불어 행복하게 살겠다는 마음가짐이 있어야 천문의 이치를 실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강좌는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 중심 천문’이라고도 할 수 있다.
황 박사는 독일 베를린대학에서 국제정치학 박사학위를 받고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으로 근무하면서 한반도 정세와 미-중 관계를 연구해왔다. 아울러 동양 인문학에 관심을 갖고 ‘송하비결’을 비롯 <삼원지리 풍수> 등의 책을 펴내왔다. 강의는 25일부터 매주 토요일 한다. (02)3279-0900.
박창식 기자
cspcsp@hani.co.kr">
cspcsp@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