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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한옥집 벽이 품은 조형미, 사진에 붙잡다

등록 2016-07-21 15:30수정 2016-07-21 21:22

역사학자 차장섭씨의 사진집 ‘한옥의 벽’
사진집 <한옥의 벽>에 실린 전북 정읍 김동수 고택의 측면벽.
사진집 <한옥의 벽>에 실린 전북 정읍 김동수 고택의 측면벽.

전통한옥의 멋들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사방의 벽체다. 회칠한 흙벽을 구불텅한 선의 보·기둥으로 자유롭게 가르면서 벽 사이사이 올망졸망한 창문들을 틔운 특유의 벽면들은 한폭의 추상화와 다를 바 없다. 최근 전통 한옥들의 벽들만 포착해 사진집 <한옥의 벽>(열화당·5만원)을 낸 역사학자 차장섭 강원대 교수는 한옥 벽면을 “따뜻함이 넘쳐나는 휴머니즘적 추상”이라고 정의한다. 책에는 전국 48개 고택의 내외벽, 방안 벽면 등을 담은 85컷의 사진들이 실렸다. 여백이 깃든 비대칭 구도에 절제와 균형감, 자연미가 뚜렷하다는 점에서 한결 같지만, 지역마다 미묘하 미감의 차이도 느껴진다. 강원도 영월 우구정 가옥(19쪽)의 벽면은 정연한 기둥과 구불구불한 보가 만나 짜낸 격자 속에 크기가 다른 창호문·살창이 쏙 들어가 정감을 자아낸다. 전북 정읍의 김동수 고택 측벽(88, 89쪽)은 회벽의 허연 바탕에 붓질하듯 걸친 나무 부재들의 율동감이 경쾌하지만, 경북 봉화 개암종택의 측벽(87쪽)은 검은 기둥 사이 사각 공간에 흰 바탕만 드러낸 구성으로 채움과 비움의 경지를 풀어낸다. 저자는 원래 가족사 연구를 위해 전국 사백여 종가를 조사하다가 집집마다 각기 다른 벽의 매혹에 빠져 사진집까지 내게 됐다고 한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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