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비운의 삶을 살았던 조선왕족 덕혜옹주(1912~1989)와 의친왕(1877~1955)의 묘가 개방된다.
문화재청은 추석을 맞아 13일부터 11월30일까지 경기도 남양주의 ‘홍릉과 유릉’(사적 207호)에 있는 덕혜옹주와 의친왕의 묘를 임시개방하기로 했다고 6일 밝혔다. 두 왕족의 묘는 대한제국 초대 황제 고종의 홍릉과 2대 황제 순종의 유릉을 합친 황릉권역의 가족묘 안에 있다. 그동안 공개가 제한됐으나, 최근 개봉한 허진호 감독의 영화 <덕혜옹주>와 영화 원작인 권비영 작가의 동명소설 등으로 대한제국 왕실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개방을 추진하게 됐다고 한다.
의친왕묘
덕혜옹주는 고종의 고명딸로, 일제강점기 일본에 끌려가 유학을 하다 정신병을 앓게된다. 쓰시마섬 도주의 후손과 결혼했으나 정신병력 등으로 이혼하고 딸을 잃는 등 여러 비극을 겪었으며, 1962년 귀국해 창덕궁 낙선재에 칩거하다 세상을 떠났다. 의친왕은 고종의 다섯째 아들로 덕혜옹주의 배다른 오빠다. 1919년 중국 상하이의 대한민국 임시정부로 탈출하려다 만주에서 발각돼 되돌아왔고, 이후에도 일제의 창씨개명을 거부하는 등 가장 강한 배일 성향을 보였던 왕족으로 알려져 있다. 문화재청은 개방기간 관람로를 중심으로 덕혜옹주와 의친왕 일대기를 담은 사진 자료 36점을 전시하며,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선보였던 ‘왕릉공감-세계유산 조선왕릉’ 사진전도 다시 마련할 계획이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사진 문화재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