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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보관만 잘해도 절반 먹고 들어간다…명절 음식 보관법

등록 2016-09-14 16:14수정 2016-09-14 16:49

초밥·찜국·파스타·깍두기·죽 ‘추석음식의 무한변신’
활용 어렵다면 남은 음식 보관만 잘해도 엄지손가락 ‘척’
풍성한 한가위 인심도 좋지만, 남아버린 명절 음식은 먹자니 물리고 처치곤란입니다. 이맘때면 ‘남은 명절 음식 활용법’이 여기저기 많이 소개되는데요, 그렇잖아도 지지고 볶느라 지쳤는데 또 뭘 새로 만들라니 스트레스입니다. ‘전 튀김 탕수’ ‘과일 냉채’ ‘나물오징어 순대’ ‘잡채춘권’… 듣기만 해도 거창해 엄두가 안나는 요리 초짜 당신, 재활용한답시고 두번 고생하는 것이 싫은 당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잘 모르지만 일단 팔부터 걷어부친 당신을 위해 <한겨레>가 ‘초간단·초만만’한 요리만 추렸습니다! 지친 당신, 이제 쉬세요~ 

1. 보관이 반이다 

활용의 시작은 제대로 된 보관입니다. 튀김·전·나물·떡… 한여름 맹위를 떨쳤던 무더위 기세가 꺾였다지만 유난히 빠른 올 추석, 상할까 걱정되는 음식들이지요. 냉장실이 나을지 냉동실이 나을지, 보관한 것은 언제까지 먹으면 좋은지 정리해 드립니다. 상해서 버리지만 않아도 어딘가요. 

호박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호박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1) 튀김·전

밀폐 용기나 지퍼백에 넣어 냉동보관하세요. 공기를 쫘악 빼서 밀봉하는 도구가 있다면 금상첨화겠지만, 지퍼백을 꼭꼭 공기 빼고 담아도 충분합니다. 금세 먹을 거라고 해서 냉장 보관했다간, 수분이 빠르게 날아가서 뻣뻣하고 맛이 없어집니다. 냉장고 가득한 이 요리 저 요리 냄새도 서로 배어들고요. 냉동한 전은 데우면 열흘 정도는 그대로 맛있답니다. 

(2) 나물

종류별로 따로 냉장보관해야 금세 상하지 않습니다. 밀폐용기에서 사흘 정도 선도가 유지됩니다. 냉장고에 둔 채로 개봉하지 않았다면 일주일 정도 갑니다. 가볍게 한 번 볶은 다음 진공용기에 두면 더 오래 먹을 수 있고요. 

양념이 된 나물은 얼려서 보관하기도 하는데, 그러면 녹였을 때 수분을 많이 잃어요. 권장되지 않는 방법입니다. 

송편은 빠질 수 없는 추석 음식이다. 한겨레 자료사진
송편은 빠질 수 없는 추석 음식이다. 한겨레 자료사진

(3) 육류와 떡

송편이 많이 남았다고요? 잡채하려고 사둔 쇠고기, 시간이 부족해 못하는 바람에 그대로 있다구요? 떡과 육류는 냉동보관하면 보통 4개월 정도는 먹을 수 있습니다. 다만 포장이 뜯겼거나 제대로 밀봉되지 않으면 서리가 생기고 금세 변질된다고 하니, 주의하세요! 

추석을 나흘 앞둔 11일 오후 인천 남동구 인천원예농협 구월공판장에 나온 과일들. 인천/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추석을 나흘 앞둔 11일 오후 인천 남동구 인천원예농협 구월공판장에 나온 과일들. 인천/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4) 과일

냉장고에 넣으면 되지, 쉽게 생각하는데 은근히 공간을 많이 차지하는데다 상하기도 잘 하는 것이 과일입니다. 사과와 감 같은 제철과일은 선물로도 많이 들어오지요. 물에 씻지 않고 그대로, 신문지에 싸서 냉장고에 보관하면 껍질이 푸석해지지 않고 오래 갑니다. 

식품건조기가 있다면, 그리고 약간의 수고를 감수할 수 있다면 슬라이스로 저며서 말리는 것도 좋아요. 말린 과일을 냉동실에 보관하면 간식과 술안주로 두고두고 손이 가지요.

2. 삼색나물 초밥

명절에 남은 나물로 주로 비빔밥을 해 먹는 경우가 많지만, 일주일 내내 비빔밥만 먹을 수 없는 당신에게 추천합니다. 명절 단골 나물 세가지에 밥, 김만 있으면 초밥을 만들 수 있어요. 

도라지, 고사리, 시금치는 각각 뿌리, 줄기, 잎으로 나물을 만듭니다. 그래서 과거(조상), 현재(나), 미래(후손)를 뜻한다고 풀이하며 차례상에 올리지요. 상아색, 갈색, 초록색. 늘 보아 우리 눈에는 익숙하지만, 상 위에 함께 오를 때 색상 조합도 멋진 나물이랍니다. 

⑴ 물:식초:설탕=1:1:1에 소금을 약간 더한 배합초를 밥에 살짝 섞어주세요. 

⑵ 먹고 싶은 초밥의 길이만큼 나물을 일정한 크기로 자르고요.

⑶ 나물 간은 처음보다 싱거워지기 마련. 뭉친 밥에다 고추냉이를 조금 묻혀 나물을 얹으면 간도 맞추고 초밥 구색도 갖출 수 있어요.

⑷  한입에 들어갈 크기로 밥을 뭉친 뒤 나물을 얹어주세요. 

⑸  길쭉하게 자른 김을 밥과 나물고명에 둘둘 말아 묶어주세요. 

도라지, 고사리, 시금치 ‘삼색 나물’은 차례상에 빠지지 않는 단골손님이다. 박미향 기자 mh@hani.co.kr
도라지, 고사리, 시금치 ‘삼색 나물’은 차례상에 빠지지 않는 단골손님이다. 박미향 기자 mh@hani.co.kr

3. 나물찜국

명태전·동그랑땡·호박전, 각종 전을 쓸어담아 끓이는 ‘찜 같은 전골’은 늘 소개되는 남은 음식 활용 단골메뉴인데요. 거기에 질렸다면, 오늘은 좀 색다르게 나물찜국 어떠세요? 

⑴ 콩나물, 고사리 나물과 집에 있는 해물 아무거나, 우엉 반 개, 당근 반 개, 쌀가루 3큰술, 멸치장국국물(멸치 또는 다시마 우린 물) 1컵, 들깨가루 3큰술, 물 1컵, 소금 조금 준비해요.

⑵ 쌀가루와 들깨가루를 물에 푼 뒤

⑶ 냄비에 해물을 넣어 볶다가 멸치장국국물을 붓고 끓인 다음

⑷ 콩나물, 고사리, 우엉, 당근, 해물을 넣어 더 끓이고

⑸ 쌀가루+들깨가루 물을 넣어 한소끔 더 끓여 소금간을 해줘요. 

의외로 파스타 면과 나물의 조합도 괜찮다. 곽윤섭 선임기자 kwak1027@hani.co.kr
의외로 파스타 면과 나물의 조합도 괜찮다. 곽윤섭 선임기자 kwak1027@hani.co.kr
4. 나물파스타 

고사리와 시금치가 의외로 파스타 면과 찰떡궁합인 거, 아셨나요? 파스타 요리는 이탈리아에선 라면만큼 간단한 요리라고 하지요. 함께 쓸 나물은 그대로 써도 되고 물에 슬쩍 헹궈도 좋아요. 어차피 다시 볶을 테니까요. 

⑴ 물 1리터에 소금을 1.5스푼 정도 넣고 면을 약 8분간 삶아요. 주의! 면 삶은 물 버리면 안 돼요. 

⑵ 면을 건진 뒤 물기를 빼고 올리브오일을 뿌려요. 면을 코팅하듯 골고루. 그래야 면이 서로 들러붙지 않아요.

⑶ 팬에 오일을 두르고 나물, 마늘, 페퍼론치노(이탈리아산 작은 매운고추)를 기호껏 넣고 볶아줍니다.

⑷ 거기에 오일코팅한 면을 넣고 함께 볶아요. 면 삶은 물을 육수처럼 넣어가면서요.

⑸ 후추나 소금으로 입맛대로 간하면 마무리.

남은 나물을 쫑쫑 썰어 식은밥과 함께 끓인다. 이미 간이 되어 있는 나물이라서 조리가 한결 간단해진다. 82cook 제공
남은 나물을 쫑쫑 썰어 식은밥과 함께 끓인다. 이미 간이 되어 있는 나물이라서 조리가 한결 간단해진다. 82cook 제공
5. 나물죽 

죽 전문점에서 사 먹는 ‘야채죽’. 나물을 잘게 썰어 찬밥과 같이 끓이면 집에서도 쉽게 만들 수 있어요. 마지막에 달걀을 풀어주거나 김가루를 뿌리면 외식할 때 추가로 주문해 먹는 그 죽 맛이 난답니다.

또 ‘농촌진흥청’에서 알려주는 팁에 따르면, 나물에 밀가루와 달걀을 넣어 엉길 정도로 반죽해서 빈대떡처럼 지져 먹어도 색다른 맛이 난다고 합니다. 

6. 과일깍두기

과일 샐러드의 반찬 버전. 조금 맛이 덜 든 사과, 배, 감이 들어와 처치곤란이실 때 ‘과일깍두기’ 도 고려해 보세요. 과일을 깍둑썰기나 납작썰기 해서 고추장 양념에 버무리면 생각보다 먹을만하답니다! 그렇다고 ‘과일 김장’ 처럼 잔뜩 하시면 곤란하고요, 적당한 양만 만들어 별미로 두고 먹기 좋아요. 

7. 추석볶이 

튀김과 만두, 잡채는 맛있지만 계속 먹다 보면 물리기도 합니다. 튀김을 다시 바삭하게 튀겨내 새콤달콤 소스를 더해서 튀김 탕수로 먹어도 맛있고, 잡채를 밀전병에 싸서 중국식 춘권으로 만들 수도 있지만, 이런 요리는 날잡고 하기 번거롭지요.

가장 간단한 방법은 떡볶이에 곁들이는 겁니다. 새로 떡을 사고 고추장을 넣고 하는 것도 지겹다면, 슈퍼마켓에서 요즘 나오는 ‘떡볶이 키트’를 집어들고 오셔도 간편해요. 포장된 대로 끓이다가 다 되면 그 위에 남은 튀김, 만두를 얹기만 해도 분식집 떡볶이 완성! 잡채는 마지막에 살짝 같이 끓여주면 ‘당면볶이’로 거듭납니다. 

꿀팁 하나 ‘대파 화분’

요리를 자주 하지 않는 1인 가정이라면, 떡볶이 하나 해먹으려고 묶음으로 대파를 사기는 꺼려지지요. 그럴 때를 대비한 ‘대파 화분’ 어떠세요? 손질하지 않은 대파를 사면 뿌리는 썰어서 버리는 경우가 많은데요, 버리지 말고 화분에 심어봅시다. 뿌리로부터 한 뼘 정도 위로 대파를 잘라둔 뒤, 작은 화분에 뿌리채 꽂고 흙을 살살 부어줍니다. 볕만 좋으면 생각보다 잘 크고요, 올라오는 새 파를 가위로 그때그때 잘라서 쓸 수 있어요. 반쯤 시들거나 얼린 대파 대신, 신선한 파를 곁들일 수 있게 됩니다. 무럭무럭 자라는 대파를 구경하는 것도 재미지답니다.

연휴 기간 땀흘려 음식을 장만한 수고로움을 생각해서도 맛있게, 오래오래 먹는 것이 추석 음식에 대한 예의 아닐까요. <한겨레>가 모은 추석명절 음식 ‘재활용’ 법은 가족 구성원 모두 따라할 수 있을 만큼 간단합니다. 명절 요리가 시작부터 보관까지 누군가에게만 ‘노동’이 되지 않도록, 연휴가 끝나면 우리 모두 직접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석진희 기자 nin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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