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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근라임’의 습격…박 대통령 가명 ‘길라임’에 패러디 빅뱅

등록 2016-11-16 11:09수정 2016-11-16 20:46

“내가 이러려고…”에 이어 이번엔 ‘근라임’이다.

보건당국 조사로 박근혜 대통령이 차움의원에서 최순실·순득 자매의 이름으로 수십 차례 주사제를 대리처방 받은 사실이 드러난 데 이어, 15일 <제이티비씨>(JTBC)는 박 대통령이 이 병원 브이아이피(VIP) 시설을 이용하면서 ‘길라임’이라는 가명을 사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길라임’은 박 대통령이 이 병원을 이용하기 시작한 시점으로 알려진 2011년 초 큰 인기를 끈 에스비에스(SBS) 드라마 <시크릿가든> 여자 주인공 이름으로, 배우 하지원씨가 역을 맡았다.

박 대통령이 ‘비선 진료’를 받고 드라마 주인공 이름까지 쓴 것으로 알려지면서 누리꾼들은 각종 패러디와 이야깃거리를 만들며 어이없는 현실을 비꼬고 있다. 누리꾼들의 반응을 3가지로 정리해 소개한다.

1. 패러디형

대세는 ‘근라임’이다. 박근혜와 길라임의 합성어로, 박 대통령의 새로운 별명으로 급부상했다. 누리꾼들은 여기에 드라마 <시크릿가든> 남자 주인공 김주원(현빈)의 극중 메시지 알람음인 ‘카톡왔숑’을 ‘하야왔숑’으로 바꿔 붙이기도 했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도 패러디에 소환됐다. ‘이탈리아 장인이 한 땀 한 땀 만들었다’는 남자 주인공 김주원의 트레이닝복에 이 대표의 얼굴을 합성한 사진이 화제다. 끝까지 박 대통령과 함께 하겠다는 ‘일편단심’이 마치 드라마 속 남녀 주인공의 러브스토리와 맞아떨어진다는 평가다. 여기에 한 누리꾼이 포털사이트 댓글에 남긴 뒤 온라인에 급속히 확산 중인 “이게 최순입니까? 확siri해요?”(극중 김주원의 단골 멘트인 “이게 최선입니까? 확실해요?”의 변형) 같은 표현도 패러디의 감칠맛을 더한다.

“내가 이러려고…”와 ‘근라임’의 콜라보도 빠질 수 없다. 지난 4일 박 대통령의 2차 사과 뒤 만들어진 ‘대국민 담화 패러디짤방 생성기’가 이번에도 활약했다. 한 누리꾼은 ‘길라임’을 열연한 배우 하지원의 극중 장면에다 “이러려고 출연 했나 하는 자괴감 들고 괴로워” 같은 문장을 얹었다.

이 외에도 <시크릿가든> 누리집 사진에 최순실씨와 박 대통령의 얼굴을 합성한 사진이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2. 예언설

드라마의 줄거리도 화제다. 에스비에스 <시크릿가든> 누리집 ‘기획의도’에는 ‘영혼이 뒤바뀐 남녀가 영혼이 바뀌고 나서야 오히려 진정한 자아를 찾게 되는 성장 드라마’라고 쓰여 있다. ‘백만장자 백화점 오너’ 김주원과 최초 여자 무술감독을 꿈꾸는 ‘스턴트우먼’ 길라임은 어느 날 갑자기 영혼이 뒤바뀌어 서로의 역할을 대신하게 된다. 길라임은 김주원의 모습으로 백화점에 출근해 천연덕스럽게 사장 역할을 대신 한다. 누리꾼들은 이 내용이 최순실이 국정을 농단하며 대통령 역할을 대신한 것과 맞아떨어진다고 말하고 있다.

드라마 속에서 스쳐 지나간 길라임 이력서 속 한자 이름 풀이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2011년 방영 당시에 이미 온라인에 올라온 드라마 갈무리 화면 한자 이름을 풀어보면 ‘길할 길, 옷벗을 라, 생각할 임’이다. 당시에는 야한 생각, 빈털터리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화제가 됐지만 지금 시점에선 박 대통령의 ‘하야’를 뜻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011년 2월 국세청 블로그에 올라온 한 포스트도 놀라운 ‘예지력’을 보여준다. ‘시크릿가든을 추억하며’라는 제목의 이 포스트는 극중 김주원과 길라임의 짧은 대화 장면을 통해 ‘김주원 같은 사회지도층급 납세자가 있기에 길라임처럼 부모 없는 아이가 스턴트우먼으로 자랄 수 있는 것’이라며 ‘세금 쓰이는 곳’을 설명한다. 하지만 누리꾼들은 “나라에서 나오는 돈으로 컸다”는 길라임의 대사에서 나라 예산을 제멋대로 만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보는 눈치다.

국세청 블로그 화면 갈무리.
국세청 블로그 화면 갈무리.
박 대통령과 길라임의 ‘질긴’ 고리는 계속 발견된다. 서울 강남구 차움의원 건물 5층 ‘피트니스 존’에는 실제로 ‘시크릿가든’이라는 이름의 공간이 있다. 16일 오후 2시 현재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차움의원 누리집 갈무리 사진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차움의원 누리집 갈무리.
차움의원 누리집 갈무리.

3. 잘못된 만남

배우 하지원과 현빈은 모두 박 대통령과 만난 적이 있다. 하지원은 지난해 10월21일 ‘한복의 날’을 맞아 청와대 국정 홍보·전시관 사랑채에서 열린 ‘한복 특별전’에 한복 홍보대사 자격으로 참석해 박 대통령과 환담을 나누기도 했다.

배우 현빈 역시 지난해 6월 제60회 현충일 추념식에 참석해 ‘추모 헌시’를 낭독했는데 관람석에서 이를 지켜보던 박 대통령이 박수로 화답하는 장면이 이번에 새롭게 ‘발굴’됐다. 박 대통령은 대통령 당선 이전인 2011년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공군 출신 조인성, 해병대 출신 현빈, 육군 출신 비 중 누가 제일 좋은지”를 묻자 현빈을 꼽기도 했다.

하지만 하지원이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다는 이유로 현 정부 ‘블랙리스트’에 올라간 사실이 드러나자 누리꾼들은 ‘잘못된 만남’이라고 입을 모았다. ‘하지원 의문의 1패’라며 하지원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위로의 댓글을 다는 누리꾼들도 있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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