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가 전세계에서 5번째,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한국에서 유료 동영상 서비스 ‘유튜브 레드'를 시작했다. 빅뱅을 시작으로 자체제작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9일 서비스를 소개하는 아담 서비스 유튜브 프로덕트 매니지먼트 부사장. 구글 제공
6일 구글은 유료 동영상 서비스 ‘유튜브 레드’ 한국 서비스를 시작하며 한국에서도 유튜브 레드에서만 볼 수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자체제작 하겠다고 발표했다. 2015년 10월 유튜브 레드가 시작되면서 <싱잇> <스캐어 퓨다이파이> 등 20여 편이 넘는 영화와 드라마 시리즈물이 ‘유튜브 오리지널’이라는 이름으로 만들어졌다. 유튜브가 자체 제작하는 한국영상 1호는 내년 초 선보일 아이돌 그룹 빅뱅을 주인공으로 한 동영상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오후엔 넷플릭스가 일본에서 첫번째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로 만들어진 드라마 <심야식당:도쿄스토리>의 한국 시사회를 했다. 2009년 일본 티브이 드라마로, 2015년 영화로 만들어진 <심야식당>을 다시 만든 것이다. 세계 동영상 사업자들이 제작에 뛰어들면서 아시아에서도 콘텐츠 제작 풍경이 바뀌고 있다.
가장 먼저 출발한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확대하며 아시아 시장 선점을 꾀하고 있다. 사진은 <심야식당 도쿄스토리> 한국 시사회에 참석한 배우 고아성과 마츠오카 조지 감독. 넷플릭스 코리아 제공
시사회에서 마츠오카 조지 감독은 “넷플릭스가 <심야식당> 제작을 결정하면서 어떤 내용, 형식으로든 자유롭게 만들되 단 하나 한 사람 정도는 한국배우를 써달라고 요청했고, 그 결과 한국 여배우 고아성씨가 출연하는 ‘오므라이스’ 편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고아성은 한국에서 일하러 일본까지 온 유나 역할을 맡았으며, 제작진은 유나와 일본인 물리학자 아마미야의 사랑을 담기 위해 후반부를 한국에서 찍기도 했다. 마츠오카 감독은 “앞으론 아시아 배우들이 심야식당 문을 열고 들어올 가능성이 더 커졌다”며 “식당 주인 역할을 맡은 고바야시 카오루는 의욕 충만 상태이다. ‘서울·타이페이 등 아시아로 가서 식당을 차리겠다. 서울에서 송강호가 식당을 하고 있으면 가서 배워오는 드라마를 만들고 싶다’고 상상의 나래를 펴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유튜브와 넷플릭스, 아마존까지 동영상 스트리밍 기업들의 자체제작 경쟁은 이미 세계적으로 뜨겁다. <심야식당> 엔도 히토시 프로듀서는 “넷플릭스는 일본에 진출한지 1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일본에서는 이미 아마존이 자체제작 작품을 늘려온 상황이라 동영상 사업자들의 경쟁으로 전체 작품수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지난 5월 일본 아마존은 <가면 라이더> <울트라맨> 등을 포함해 12편을 자체제작하겠다고 발표했다. 일본에선 <심야식당>으로, 한국에선 봉준호 감독 <옥자>로 아시아로 자체제작을 넓힌 넷플릭스는 2017년엔 전세계에서 1000시간 이상의 새 프로그램을 공개할 예정이다. 유튜브 프로덕트 매니지먼트 아담 스미스 부사장은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한국 유튜브에 많은 투자를 해왔고 그결과 최근 1년새 한국 사용자의 유튜브 시청 시간이 65% 증가하는 등 투자가 유효하다고 판단해, 한국 스튜디오를 여럿 접촉하고 있다”며 내년에 더 많은 유튜브 자체 제작 콘텐츠가 나올 것임을 예고했다.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이 만드는 자체 제작 드라마들. 왼쪽부터 <심야식당 도쿄 스토리>(넷플릭스), <레이저팀>(유튜브), <가면 라이더>(아마존). 누리집 갈무리
세계적인 동영상 회사들의 자체제작 붐은 제작 방식의 변화도 예고한다. 지금까지는 나라별 각각의 문화와 제작 방식에 따라 만들어진 영화 콘텐츠를 다른 나라에 수출하는 식이었지만, 넷플릭스, 유튜브, 아마존 등의 자체제작 콘텐츠들은 만들어질 때부터 다국적 성격을 띤다. 넷플릭스 드라마 <센스8>에는 8개 나라 배우들이 출연하기도 했으며, 일본 드라마 <심야식당>에 고아성이, 미국 시리즈 <마르코폴로>에 수현이 출연하는 등 처음부터 세계 관객들을 염두에 둔 영상물 제작이 붐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남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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