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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옛 서울역서 무슨 일이? 의혹 덜컹대는 ‘문화역 284’’

등록 2017-03-07 19:53수정 2017-04-14 18:24

진흥원 위탁운영 신수진 감독과 측근들 의혹 불거져
측근인 피디 무단결근 출근기록 조작했다 징계 밟아
국외 전시서 원로 화가보다 무용팀 ‘우대’ 지원 뒷말
진흥원은 지난해 평가 위한 운영위도 안열어
문체부, 파행에도 독립법인화 계속 추진
신 감독은 “일부 퇴직자들의 음해” 의혹 부인
2011년 개관한 복합문화공간 ‘문화역서울284’의 모습. <한겨레> 자료사진
2011년 개관한 복합문화공간 ‘문화역서울284’의 모습. <한겨레> 자료사진
큰 곳간 아래 딸린 작은 곳간도 의혹투성이였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011년 전시, 공연 기획 행사를 여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옛 서울역사에 개장한 ‘문화역서울284’(이하 문화역) 운영과 관련해 예술감독과 측근들, 위탁운영기관의 업무상 편법, 도덕적 해이 등에 대한 의혹들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이런 의혹은 지난 연말부터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국회의원실과 문체부 등에 문화역의 운영 문제점에 대한 문화계 쪽의 제보가 들어오면서 불거졌다. <한겨레>가 문체부와 문화역 위탁운영을 맡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문화역 관계자들을 만나 확인한 결과, 2015년 계약직으로 임용된 신 감독과 문화행사 기획자로 함께 들어온 ㄱ 피디 등 측근들은 업무 진행 과정에서 무단결근과 출근부 대리 작성, 국외 전시행사의 무용팀 우대지원 논란 등으로 직원들과 마찰을 빚어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ㄱ 피디는 올해 1월 말부터 2월 중순까지 국외 출국 등으로 출근을 하지 않았는데도 다른 직원에게 시켜 자신이 출근한 것처럼 근태 기록을 꾸민 것으로 최근 밝혀졌다. 이에 따라 2월16일 위탁운영기관인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은 징계위를 소집해 ㄱ 피디는 한 달 정직, 신 감독은 감봉 징계를 내렸고, 신 감독은 이에 재심을 청구해 후속 절차가 진행중이다. 문화역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한 문화계 관계자는 “ㄱ 피디가 일주일간 출근하지 않고 그 다음주 출근해 결근 기간 진료받은 기록이 아닌 그 다음주 받은 병원 소견서를 제출해 사후 병가 처리하거나 출퇴근 카드를 공연보조에게 맡겼으며, 신 감독도 상부에 신고하지 않고 외부 강의를 다니는 등의 기강 해이 사례가 적잖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또 지난해 2~3월 문화역 사업으로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한국화 전시행사인 ‘코리아 나우’도 입길에 올랐다. 초청된 우종택, 곽훈, 김호득씨 등의 원로중견 작가들에게는 아티스트피(수당) 1인당 100만원, 하위 등급의 호텔 3박 숙박, 항공권이 제공된 반면, 작가 협의 없이 문화역이 자체 기획한 공연을 위해 참가한 무용팀(6명)에는 20분 공연에, 일주일간의 무대 준비 기간이 걸린다며 출연료 1100여만원과 6박 고급호텔 숙박, 항공권을 지급했기 때문이다. 이 무용팀은 ㄱ 피디 모친인 중견 무용가의 제자들로 구성됐다. 전시를 기획한 우 작가는 “개막식날 무슨 공연을 하는지도 몰랐는데, 많은 금액까지 지원된 것을 나중에 알고 민망했다. 전시 행사의 주축인 원로 작가들 수당과 숙박비를 스태프까지 포함된 공연단보다 헐한 수준으로 책정한 건 납득할 수 없다”고 했다. 신 감독은 당시 진흥원이 불허했다는 이유로 국외 전시 실무담당자를 배제한 채 다른 보조인력과 ㄱ 피디를 데리고 출장을 떠나 담당자가 사직하기도 했다.

이런 내부 갈등이 벌어졌지만, 문화역 운영을 위탁받은 진흥원 쪽은 정관에 업무평가와 정책 결정등을 하기 위해 매년 소집해야한다고 규정된 운영위를 지난해 한번도 열지 않았다. 최근 문화역 안팎에서 이에 대한 지적이 나오자 진흥원 쪽은 이달 2일 운영위원진을 새로 꾸려 회의를 연 것으로 확인됐다. 뒤늦게 부실 관리 책임을 덮으려 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상부 감독기관인 문체부는 이런 문제들이 불거진 상황에서도, 올해 6월로 진흥원 위탁관리가 끝나는 문화역의 독립법인화를 신 감독과 조율하며 추진하고 있어 그 배경에도 눈길이 쏠린다.

신 감독은 사진심리학 박사 학위를 받은 사진이론가·기획자 출신이다. 현대사진 전시들을 다수 기획했고, 연초 사퇴한 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의 사진계 지인으로도 알려져있다.

이달 22일 계약기간이 끝나는 신 감독은 <한겨레>와의 통화를 통해 “업무능력면에서 낮은 평가를 받고 퇴직한 일부 전직 직원들이 음해하려고 근거 없이 흘린 억측이다. 문화역은 내가 부임한 뒤 관객수가 급증하는 등 오히려 상당한 성과를 냈다”고 의혹을 정면부인했다. “헝가리 전시행사는 출장비 규정에 맞게 모든 비용을 처리했고, 출근부 대리 작성은 국외 작가 초청을 위한 출장이 승인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자비 출장을 갔다가 빚어진 잘못이며, 운영위를 열지 않은 책임은 전적으로 진흥원 소관”이라는 게 그의 해명이었다.

문체부 쪽은 명확한 입장 표명을 피했다. 부처의 한 담당자는 “출근 조작과 운영위 미소집 등 중대한 하자가 드러난 만큼 우리도 관리감독 책임이 있으나 법인화를 확정할지, 진흥원에 위탁관리를 계속 맡길지는 아직 미정”이라고 했다. 문화판에서는 문화역 의혹 공방을 계기로 이 복합문화공간의 정체성과 운영방향에 대한 대수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한겨레> 자료사진

본지 3월8일치 20면 「출근 조작·우대 지원 의혹…덜컹대는 ‘문화역 284’」 제하의 기사와 관련하여 신 감독은 “상부 보고 없이 외부 강의를 다녔다는 점은 진흥원 징계위에서 징계 사유가 되지 않았다. 또한 우종택 작가에게는 기획료로 1000만원, 12명의 전시 작가들에게는 아티스트피 1인당 100만원을 지급한 바 있고, 공연팀 출장비용은 사전에 진흥원에서 모두 승인한 것으로 우대 지원이 아니다”라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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