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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60여년 미국 떠돈 문정왕후·현종 어보 마침내 돌아온다

등록 2017-06-09 17:31수정 2017-06-09 23:14

문화재청·미 국토안보수사국 4년 노력 결실
2013년 압수했지만 법적 절차 지연돼

오는 8월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공개될 예정
한국전쟁 뒤 유출 추정…<한겨레> 보도로 알려져
거북모양 손잡이가 달린 문정왕후의 어보. 아들 명종이 어머니에게 사후 존호를 올린 것을 기념해 금으로 만들었다.
거북모양 손잡이가 달린 문정왕후의 어보. 아들 명종이 어머니에게 사후 존호를 올린 것을 기념해 금으로 만들었다.
한국전쟁 뒤 미국으로 몰래 빼돌려졌던 조선시대 왕실의 일급 보물인 문정왕후와 현종의 어보(임금 등 왕족들의 의례용 도장)가 마침내 돌아온다.

문화재청은 “지난 수년간 미국 국토안보수사국·이민관세청과 함께 벌여온 두 어보의 몰수 절차를 최근 끝내고 조만간 유물들을 국내에 들여오는 것으로 확정했다”고 9일 밝혔다. 환수된 유물들은 8월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공개될 예정이라고 한다.

금으로 만든 문정왕후어보(왼쪽)와 옥으로 만든 현종어보. 현종어보가 조금 더 크다.
금으로 만든 문정왕후어보(왼쪽)와 옥으로 만든 현종어보. 현종어보가 조금 더 크다.
어보는 왕실의 정통성과 최고 권위를 지닌 상징물이다. 이번에 환수되는 두 어보를 포함한 대부분의 어보는 거북모양 손잡이가 달려있다. 문정왕후 어보는 명종 2년(1547) 명종이 선왕 중종의 계비이자 어머니인 문정왕후(1501∼1565)에게 ‘성렬대왕대비’(聖烈大王大妃)라는 존호(덕을 기리는 칭호)를 올린 것을 기려 금으로 만들었다. 현종 어보는 효종 2년(1651)에 효종이 맏아들 현종(1641∼1674)을 왕세자로 책봉하면서 옥으로 만들었으며, ‘왕세자지인’(王世子之印)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두 어보는 한국전쟁 혼란기 때 미국에 유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문화재청과 미국 정부가 소장경위를 추적한 결과 두 어보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사는 현지인이 갖고있다가, 2000년 문정왕후 어보를 로스앤젤레스카운티박물관에 팔았고, 현종 어보만 소장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문화재청은 <한겨레>가 문정왕후 어보의 미국 유출 사실을 첫 보도(▷ 관련기사 : 문정왕후 금보, 미국으로 유출됐다)한 뒤인 2013년 미국 국토안보수사국(HSI)에 두 어보가 도난품이라며 수사를 요청했고, 미국 쪽은 그해 9월 어보를 압수해 환수절차를 밟아왔다.

한미 정상은 2015년 10월 두 어보의 ‘조속한 반환 원칙’에 합의했으나, 법적 절차가 지연돼 환수까지는 1년8개월이 더 걸렸다. 정부가 미국과의 공조로 문화재를 돌려받은 것은 1893년 고종이 발행한 최초의 지폐인 호조태환권 원판과 대한제국 국새 등 인장 9점에 이어 세 번째다. 현재까지 존재가 확인된 조선 왕실 어보는 모두 375점이나, 한국전쟁 이후 상당수가 사라져 46점은 지금도 어디에 있는지를 모른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사진 문화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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