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당동 1호분 내부 북쪽 큰 무덤방(주곽)에서 발견된 무덤주인의 인골과 그가 착용한 은제허리띠 등 호화 부장물 모습.
1500여년전 경북 경산에서 번성했던 신라의 지방 소국인 압독국(押督國) 최고 지배자의 무덤이 도굴되지 않은 상태로 발견됐다. 특히 무덤 안에서는 금동관모와 금제귀고리, 은제허리띠, 고리자루큰칼 등의 고급 부장물을 걸친 지배자 인골이 온전한 상태로 처음 나왔다.
한빛문화재연구원은 최근 국가사적인 경북 경산시 임당동 고분군의 1호분을 조사한 결과 묻을 당시의 장식물 차림을 거의 그대로 간직한 5~6세기 옛 지배자의 인골과 덧널무덤(목곽묘)을 찾아냈다고 22일 발표했다.
발표내용을 보면, 큰 무덤방(주곽) 안에서는 은제허리띠, 순금제 가는 고리 귀걸이(세환이식) 등 최고 지배자를 상징하는 금공품을 착용한 채 머리를 동쪽으로 향해 누운 무덤주인의 인골이 나왔다.
주인의 인골 발치에는 순장(지배자 사후 아랫사람을 함께 묻는 고대풍습)의 희생자로 추정되는 금제 귀고리를 낀 아이 인골 1구가 놓여있었고, 토기 등의 부장품이 들어찬 딸림방(부곽)에서도 또다른 순장자로 추정되는 젊은 남자의 인골 1구가 확인됐다. 김용성 원장은 “확인된 목관묘는 80년대부터 조사된 임당동 압독국 무덤들 가운데 도굴되지 않은 첫 사례로 고대 매장습속 등을 밝히는데 결정적인 근거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당 1호분은 2015년 무덤 일부가 도굴로 훼손된 사실이 <한겨레>에 보도(4월18일치 10면)된 뒤 복원정비를 위한 구제발굴조사를 벌여왔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사진 한빛문화재연구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