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윤섭 기자의 사진마을] 마틴 파가 포착한 ‘초점’
사진의 주제에 대한 고민은 사진을 배우기 시작한 사람들의 가장 큰 관심사 중의 하나다. 아마추어나 전업 작가 가릴 것 없이 무엇을 찍어야 하는지 카메라를 들 때마다 두리번거린다. 재미 삼아, 놀이 삼아 찍는다면 이런 고민이 필수적인 것은 아니지만 카메라를 사고 몇 년 동안 그림이 되는 것을 쫓아다녔지만 허전한 상태에 빠졌다면 그 질문에 답을 찾을 필요가 있다. 사진가들은 자신의 진정성을 저마다 다른 곳에서 찾는다. 여기 세계적 사진가 집단인 매그넘에서도 독자적인 사진 세계관을 가진 마틴 파를 소개한다. 그동안 어떤 사진을 찍어왔는지를 살펴보며 수많은 길 중에서 한 가지를 제시하고자 한다. 그는 아주 솔직하고 지능적으로 자신의 방향을 잡았다.
마틴 파(65)는 영국의 다큐멘터리 사진가다. 10대 초반에 할아버지의 영향으로 사진을 찍기 시작하여 14살 무렵에 다큐멘터리 사진가가 되기로 결심하게 된다. 18살에 맨체스터 폴리테크닉 대학에 입학하여 상업적인 사진을 전공했다. 그는 “졸업 후 조수가 되어 몇 년 일하다가 나중에 독자적인 사진을 찍게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대학 시절 마틴 파에게 가장 강렬한 영향을 끼친 사진가는 토니 레이존스였고 차츰 브라이언 그리핀, 로버트 프랭크 같은 사진가들의 작품을 보고 충격을 받기도 했으며 순차적으로 게리 위노그랜드에게 푹 빠져들게 되었다고 했다.
10대 초반에 할아버지 영향 받고
14살에 이미 다큐사진가 결심 대학교에서 사진 전공하고 졸업 뒤
영국인의 별난 여가 삶으로 시작 쉽게 찍는다는 평도 듣지만
솔직하고 지능적으로 방향 설정 “지루하고 단순하게 보일 수 있지만
모든 사람 모든 것에 영향 미치는
중산층, 관광객, 소비문화 등에 관심” 날씨 휴양지 여행 휴대폰 등에서
때론 담담하게, 때론 노골적
사회적 행위·시대적 고민 읽어내 “새로운 주제 내가 발명한 것 아니다” 이 무렵까지는 아직 뭘 찍어야 할지 계획을 세운 바가 없었다. 그래서 졸업 후 첫 시작은 토니 레이존스의 발자취를 따라 여가를 즐기고 있는 영국인들의 조금 별난 삶을 찍는 것으로 정했다. 점차 마틴 파는 다른 사람들이 찍지 않는 것을 찍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마틴 파는 이렇게 술회했다. “사람들이 전혀 손대지 않는 분야가 있는데 나는 다른 사람들이 왜 그런 것을 찍지 않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쪽이 나의 관심사가 되었다. 그것은 바로 중산층, 관광객들, 그리고 소비문화 같은 것이었다.” 마틴 파는 <매그넘, 스토리>란 책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세상은 서커스, 정신병원, 그리고 축제 같은 것을 찍은 사진으로 넘쳐난다. 사람들은 그 주제들이 좋은 그림거리가 된다는 이유로 찍는다. 사람들이 다른 주제보다 서커스나 정신병원 같은 것에 대해 더 관심이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니다. 그 주제들은 사진의 고전적인 주제였을 뿐이다. 전쟁터의 경우 매우 극적인 장면이다. 사진 언어나 주제는 대단히 제한적이다. 사람들은 오늘날도 여전히 성매매나 마약 재활치료 장면 같은 것을 보기 위해 매그넘 홈페이지에 들어오곤 한다. 그러나 이 주제들은 오래되었으며 자꾸만 반복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 보자면 그동안 단 한 번도 다루어지지 않은 사진의 주제들이 널려 있는데도 말이다. 나는 내가 새로운 주제를 발명해냈다는 주장을 하는 것이 아니다. 예를 들자면 내가 최근에 다루고 있는 음식 분야를 보라. 음식 사진을 찍는다는 것이 사회적 풍경을 바라보는 아주 훌륭한 방법이란 것이 충격적이었다. 내가 찍은 음식 사진들의 대부분은 정크푸드(패스트푸드 혹은 인스턴트식품)다. 물론 이 주제는 부분적으로는 확대되고 있는 세계화를 반영하고 있다. 내가 그동안 다루어온 주제들을 보면 한편으론 지루하고 단순하게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과 모든 것들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란 점도 알 수 있을 것이다. 내 일상에서 오는 나의 경험이 내 사진의 주제와 오버랩된다. 내가 어떻게 세상을 경험하는지를 사진으로 또렷하게 표현해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잔인-풍자적’ 평가 동시에 이제 시기별로 마틴 파의 작업을 살펴보자. 그는 1982년에 사진집 <나쁜 날씨>(원제 Bad Weather)를 냈다. 이 책에 든 56장의 사진은 영국과 아일랜드에서 찍은 것이며 세계적으로 유명한, 영국과 아일랜드의 나쁜 날씨에 대한 연구와 조사다. 하루에도 사계절이 있다고 할 정도로 영국 사람들은 날씨에 강박을 갖고 있다. 사진 속 영국인들은 눈이나 비를 뚫고 출퇴근하는 일반인들이다. 1986년에는 영국 리버풀에서 가까운 바닷가에 있는 휴양지 뉴브라이턴에서 찍은 사진들로 구성된 <마지막 휴양지>(The Last Resort)를 냈다. 이 책으로 마틴 파는 영국의 신세대 컬러 다큐멘터리 사진의 발전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유럽을 통틀어 가장 영향력 있는 사진가 중의 한 명으로 입지를 굳히게 되었다. 휴양지를 찾은 영국 노동자계급의 여가를 보여주는 사진들인데 잔인하거나 관음증적인 시각이란 평과 함께 영국의 현실을 충격적으로 풍자했다는 평을 받았다. 1830년대에 만들어진 이 휴양지는 20세기 초에 벌써 쇠락하기 시작하여 시설이 낡고 지저분한데도 가까운 리버풀에서 몰려온 노동자계급의 가족들이 해변 휴양지 이곳저곳에서 주말을 보내는 풍경을 담고 있다. 쓰레기가 밀려온 바닷가에서 아이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물놀이를 하는 모습 같은 사진들이 자못 풍자적이다. 1989년에는 <생계비용>(Cost of Living)을 냈다. 10년간의 대처리즘 기간을 꿰뚫어보는 것 같은 날카로운 사람의 풍경들로 구성된 책이다. 중산층, 혹은 신흥중산층으로 불리는 사람들을 담담하면서 노골적으로 찍어냈다. 영국 중산층의 가정을 다룬 텔레비전 시트콤 드라마의 세트장을 캡처한 듯한 작위적인 일상이 인상적이다. 1989년에 펴낸 또 한 권의 작은 사진집 <당일치기 여행>(One day trip)은 경악할 만한 사진들이다. 영국 대처리즘의 정점에 이른 시기에 영국 경제는 고용과 임금 상황이 추락하고 세금과 물가가 상승하게 되었다. 음료와 맥주, 담배, 종이제품 등의 가격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자 영국인들은 프랑스로 가서 그 물품들을 대량구매해두면 차비가 빠진다는 것을 알아차렸고 영국 사람들 사이에서는 당일치기로 프랑스 초대형 마트에서 사재기를 하는 여행의 붐이 일었다. 카트가 넘치도록 음료수와 맥주 같은 것을 상자째 가득 싣고 계산대에서 다투듯 밀려드는 영국인들의 모습이 마치 정국이 불안한 제3세계 국가 사람들이 “우리에겐 내일이 없다”는 식으로 혼란하게 사재기를 하는 것처럼 보인다. 마틴 파는 영국~프랑스 간 페리호를 타고 이 사재기 여행객들을 다큐멘터리로 찍었다. 한국 단체 관광객 행태 꼬집기도 2002년에 나온 사진집 <전화번호부>(The Phone Book)는 유럽, 홍콩, 일본, 영국, 미국과 그 외 세계 여러 나라에서 찍은 휴대폰 사용자들을 찍은 사진들로 구성되었다. 책 표지를 전화번호부처럼 꾸몄고 제목을 익살스럽게 지었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를 설명할 필요도 없이 전달이 될 것이다. 이미 20년 전에 마틴 파는 거리, 지하철, 광장 등 모든 곳에서 사람들이 휴대폰에 몰입하고 있는 세태를 담기 시작했다. 1995년에는 <작은 세상>(Small World)을 냈는데 이 사진집은 세계 관광객들의 명소에서 관광객들이 단체사진을 찍는 모습 등을 담은 사진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관광 명소의 실체와 만들어진 신화에 대한 접근을 하고 있다. 마틴 파의 사진 속 관광객들은 항상 유명 기념물을 등지고 사진을 찍고 있다. 그는 한국에 왔을 때 한 강연에서 “그리스 파르테논 신전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사람들이 한국 단체 관광객 팀이란 것을 나중에 알았다. 유감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마틴 파는 여전히 왕성하게 사진 작업을 하고 있다. 2007년에 나온 <주차 공간>(Parking Spaces)은 세계 42개 나라에서 찍은, 마지막으로 한 자리 남은 주차 공간을 보여주고 있다. 세계 모든 곳에서 자동차를 세울 곳이 점점 줄어든다는 상징적인 뜻을 담고 있다. 마틴 파의 사진은 쉽게 찍었다는 평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사진가가 사진을 찍는 행위가 개인의 취미와 재미를 넘어선 사회적 행위라면, 또한 다큐멘터리 사진이 단순한 기록을 넘어선 시대적인 고민을 천착해나가는 행위라면, 마틴 파가 찍어왔고 또 현재도 찍고 있는 테마 혹은 소재들은 눈여겨볼 만하다. 그의 말대로 우리 주변에는 아직 사진가들이 전혀 손을 대지 않은 의미 있는 영역들이 남아 있는지도 모른다. 곽윤섭 선임기자 kwak1027@hani.co.kr, 사진 마틴 파 홈페이지
14살에 이미 다큐사진가 결심 대학교에서 사진 전공하고 졸업 뒤
영국인의 별난 여가 삶으로 시작 쉽게 찍는다는 평도 듣지만
솔직하고 지능적으로 방향 설정 “지루하고 단순하게 보일 수 있지만
모든 사람 모든 것에 영향 미치는
중산층, 관광객, 소비문화 등에 관심” 날씨 휴양지 여행 휴대폰 등에서
때론 담담하게, 때론 노골적
사회적 행위·시대적 고민 읽어내 “새로운 주제 내가 발명한 것 아니다” 이 무렵까지는 아직 뭘 찍어야 할지 계획을 세운 바가 없었다. 그래서 졸업 후 첫 시작은 토니 레이존스의 발자취를 따라 여가를 즐기고 있는 영국인들의 조금 별난 삶을 찍는 것으로 정했다. 점차 마틴 파는 다른 사람들이 찍지 않는 것을 찍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마틴 파는 이렇게 술회했다. “사람들이 전혀 손대지 않는 분야가 있는데 나는 다른 사람들이 왜 그런 것을 찍지 않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쪽이 나의 관심사가 되었다. 그것은 바로 중산층, 관광객들, 그리고 소비문화 같은 것이었다.” 마틴 파는 <매그넘, 스토리>란 책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세상은 서커스, 정신병원, 그리고 축제 같은 것을 찍은 사진으로 넘쳐난다. 사람들은 그 주제들이 좋은 그림거리가 된다는 이유로 찍는다. 사람들이 다른 주제보다 서커스나 정신병원 같은 것에 대해 더 관심이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니다. 그 주제들은 사진의 고전적인 주제였을 뿐이다. 전쟁터의 경우 매우 극적인 장면이다. 사진 언어나 주제는 대단히 제한적이다. 사람들은 오늘날도 여전히 성매매나 마약 재활치료 장면 같은 것을 보기 위해 매그넘 홈페이지에 들어오곤 한다. 그러나 이 주제들은 오래되었으며 자꾸만 반복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 보자면 그동안 단 한 번도 다루어지지 않은 사진의 주제들이 널려 있는데도 말이다. 나는 내가 새로운 주제를 발명해냈다는 주장을 하는 것이 아니다. 예를 들자면 내가 최근에 다루고 있는 음식 분야를 보라. 음식 사진을 찍는다는 것이 사회적 풍경을 바라보는 아주 훌륭한 방법이란 것이 충격적이었다. 내가 찍은 음식 사진들의 대부분은 정크푸드(패스트푸드 혹은 인스턴트식품)다. 물론 이 주제는 부분적으로는 확대되고 있는 세계화를 반영하고 있다. 내가 그동안 다루어온 주제들을 보면 한편으론 지루하고 단순하게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과 모든 것들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란 점도 알 수 있을 것이다. 내 일상에서 오는 나의 경험이 내 사진의 주제와 오버랩된다. 내가 어떻게 세상을 경험하는지를 사진으로 또렷하게 표현해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잔인-풍자적’ 평가 동시에 이제 시기별로 마틴 파의 작업을 살펴보자. 그는 1982년에 사진집 <나쁜 날씨>(원제 Bad Weather)를 냈다. 이 책에 든 56장의 사진은 영국과 아일랜드에서 찍은 것이며 세계적으로 유명한, 영국과 아일랜드의 나쁜 날씨에 대한 연구와 조사다. 하루에도 사계절이 있다고 할 정도로 영국 사람들은 날씨에 강박을 갖고 있다. 사진 속 영국인들은 눈이나 비를 뚫고 출퇴근하는 일반인들이다. 1986년에는 영국 리버풀에서 가까운 바닷가에 있는 휴양지 뉴브라이턴에서 찍은 사진들로 구성된 <마지막 휴양지>(The Last Resort)를 냈다. 이 책으로 마틴 파는 영국의 신세대 컬러 다큐멘터리 사진의 발전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유럽을 통틀어 가장 영향력 있는 사진가 중의 한 명으로 입지를 굳히게 되었다. 휴양지를 찾은 영국 노동자계급의 여가를 보여주는 사진들인데 잔인하거나 관음증적인 시각이란 평과 함께 영국의 현실을 충격적으로 풍자했다는 평을 받았다. 1830년대에 만들어진 이 휴양지는 20세기 초에 벌써 쇠락하기 시작하여 시설이 낡고 지저분한데도 가까운 리버풀에서 몰려온 노동자계급의 가족들이 해변 휴양지 이곳저곳에서 주말을 보내는 풍경을 담고 있다. 쓰레기가 밀려온 바닷가에서 아이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물놀이를 하는 모습 같은 사진들이 자못 풍자적이다. 1989년에는 <생계비용>(Cost of Living)을 냈다. 10년간의 대처리즘 기간을 꿰뚫어보는 것 같은 날카로운 사람의 풍경들로 구성된 책이다. 중산층, 혹은 신흥중산층으로 불리는 사람들을 담담하면서 노골적으로 찍어냈다. 영국 중산층의 가정을 다룬 텔레비전 시트콤 드라마의 세트장을 캡처한 듯한 작위적인 일상이 인상적이다. 1989년에 펴낸 또 한 권의 작은 사진집 <당일치기 여행>(One day trip)은 경악할 만한 사진들이다. 영국 대처리즘의 정점에 이른 시기에 영국 경제는 고용과 임금 상황이 추락하고 세금과 물가가 상승하게 되었다. 음료와 맥주, 담배, 종이제품 등의 가격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자 영국인들은 프랑스로 가서 그 물품들을 대량구매해두면 차비가 빠진다는 것을 알아차렸고 영국 사람들 사이에서는 당일치기로 프랑스 초대형 마트에서 사재기를 하는 여행의 붐이 일었다. 카트가 넘치도록 음료수와 맥주 같은 것을 상자째 가득 싣고 계산대에서 다투듯 밀려드는 영국인들의 모습이 마치 정국이 불안한 제3세계 국가 사람들이 “우리에겐 내일이 없다”는 식으로 혼란하게 사재기를 하는 것처럼 보인다. 마틴 파는 영국~프랑스 간 페리호를 타고 이 사재기 여행객들을 다큐멘터리로 찍었다. 한국 단체 관광객 행태 꼬집기도 2002년에 나온 사진집 <전화번호부>(The Phone Book)는 유럽, 홍콩, 일본, 영국, 미국과 그 외 세계 여러 나라에서 찍은 휴대폰 사용자들을 찍은 사진들로 구성되었다. 책 표지를 전화번호부처럼 꾸몄고 제목을 익살스럽게 지었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를 설명할 필요도 없이 전달이 될 것이다. 이미 20년 전에 마틴 파는 거리, 지하철, 광장 등 모든 곳에서 사람들이 휴대폰에 몰입하고 있는 세태를 담기 시작했다. 1995년에는 <작은 세상>(Small World)을 냈는데 이 사진집은 세계 관광객들의 명소에서 관광객들이 단체사진을 찍는 모습 등을 담은 사진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관광 명소의 실체와 만들어진 신화에 대한 접근을 하고 있다. 마틴 파의 사진 속 관광객들은 항상 유명 기념물을 등지고 사진을 찍고 있다. 그는 한국에 왔을 때 한 강연에서 “그리스 파르테논 신전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사람들이 한국 단체 관광객 팀이란 것을 나중에 알았다. 유감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마틴 파는 여전히 왕성하게 사진 작업을 하고 있다. 2007년에 나온 <주차 공간>(Parking Spaces)은 세계 42개 나라에서 찍은, 마지막으로 한 자리 남은 주차 공간을 보여주고 있다. 세계 모든 곳에서 자동차를 세울 곳이 점점 줄어든다는 상징적인 뜻을 담고 있다. 마틴 파의 사진은 쉽게 찍었다는 평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사진가가 사진을 찍는 행위가 개인의 취미와 재미를 넘어선 사회적 행위라면, 또한 다큐멘터리 사진이 단순한 기록을 넘어선 시대적인 고민을 천착해나가는 행위라면, 마틴 파가 찍어왔고 또 현재도 찍고 있는 테마 혹은 소재들은 눈여겨볼 만하다. 그의 말대로 우리 주변에는 아직 사진가들이 전혀 손을 대지 않은 의미 있는 영역들이 남아 있는지도 모른다. 곽윤섭 선임기자 kwak1027@hani.co.kr, 사진 마틴 파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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