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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감빵생활’ 김제혁이 ‘넥센’ 선수인 까닭은?

등록 2017-12-06 18:46수정 2017-12-06 21:21

“왜 넥센일까?”

<슬기로운 감빵생활>(티브이엔)의 주인공 김제혁(박해수)은 넥센 히어로즈 25번 마무리 투수로 나온다. 메이저리그 계약을 앞두고 동생을 성폭행하려던 강간범을 폭행했는데 정당방위를 넘어선 과잉 방어로 판결받아 1년간 징역을 산다. 드라마는 김제혁이 교도소에 들어가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야구 하는 장면은 1회 잠깐 나오지만, 방영 내내 “넥센 히어로즈 김제혁 선수”라거나 “넥센 히어로즈 팬들이 어쩌고~” 하면서 넥센이 계속 언급된다. 심지어 극중 교도관 이준호(정경호)의 동생이자 방송사 기자인 이준돌(김경남)이 넥센 팬이어서 모자부터 유니폼까지 ‘넥센’으로 무장하고 나오기도 한다. “넥센에서 홍보를 요청한 것일까” “피디가 넥센 팬일까” 시청자, 특히 야구팬들의 궁금증이 증폭된다.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티브이엔)의 주인공 김제혁이 넥센 히어로즈 25번 마무리 투수로 나오면서 실제 구단이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프로그램 갈무리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티브이엔)의 주인공 김제혁이 넥센 히어로즈 25번 마무리 투수로 나오면서 실제 구단이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프로그램 갈무리
알고 보면 넥센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보통 드라마에서 특정 기업이 주인공이 다니는 회사로 나오며 실명 그대로 등장하는 경우는 홍보를 위해 막대한 제작비를 협찬했을 때다. 기업은 홍보를 하고, 드라마는 제작비를 해결하는 윈윈 구조다. 그러나 넥센은 홍보를 요청하지 않았다. 신원호 피디의 말을 들어보자. “리얼리티를 강조하기 위해 구단 이름을 실명 그대로 사용하고 싶었고, 우리가 먼저 넥센 히어로즈 쪽에 이름을 사용해도 되는지 물어 허락을 받았다”고 <한겨레>에 전했다. 프로야구 구단은 10개나 되지만, 극 흐름상 서울 연고지여야 했고, (서울 연고지인) 엘지 트윈스, 두산 베어스, 넥센 히어로즈 중에 ‘히어로즈’의 ‘영웅’이란 뜻이 주인공 김제혁의 삶과 닮아 선택했다고 한다. “김제혁이 교도소 안에서 여러 사람을 도와주고 벌도 줄 수 있는, 이 드라마가 그런 작은 영웅물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넥센 팀 색깔과 김제혁 선수의 야구 인생이 닮아서였기도 하다. 넥센에는 서건창 등 육성 선수(정식 등록된 선수는 아니지만 구단에 소속된 선수)나 다른 팀에서 방출 직전 트레이드되어 노력 끝에 최고의 선수로 성장한 이들이 많다. 김제혁도 극 중에서 대학에서 불러주는 팀이 없을 정도로 눈에 띄지 않았고, 교통사고로 1년간 재활하는 등 고난이 많았지만 묵묵히 이겨내고 메이저리그에서 탐내는 최고의 선수가 됐다. 넥센 쪽도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교도소라는 설정이 우려는 됐지만 ‘응답하라’ 시리즈를 만든 피디가 연출하고, 어려웠던 시절을 노력으로 잘 이겨내는 내용이 실제 우리 팀과도 닮아서 협조했다”고 말했다.

김제혁은 가상 인물이지만 넥센에도 실제 25번이 있다. 투수가 아닌 외야수(홍성갑)다. ‘왜 25번인가’라는 질문에 신원호 피디는 답을 아꼈는데, 이승엽(일본 요미우리 자이언츠 시절), 이대호(일본 오릭스 버펄로스 시절), 김현수(미국 볼티모어 오리올스 시절) 등 해외에 진출한 한국 선수 중에 유독 등번호 25번이 많다. 메이저리그에서 뛴 박병호의 엘지(LG) 시절 등번호도 25번이었다. 25번은 배리 본즈, 마크 맥과이어, 새미 소사 등 메이저리그에서 거포를 상징하는 번호이기도 하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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