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한강이 지난 10월 미국 신문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해 화제가 된 글을 계간 <문학동네> 겨울호에 번역해 실으며 기고 배경 등을 밝혔다.
애초 자신이 단 제목은 ‘누가 ‘승리’의 시나리오를 말하는가?’였는데, 신문사 쪽에서 ‘미국이 전쟁을 말할 때 남한은 전율한다’고 바꿨다고 했다. 기고문을 청탁받은 것은 5월이었지만 당시에는 정중히 사양했다가 “그 후 말들의 전쟁이 가속화하면서” 생각을 바꾸게 되었다고도 했다. 이어 “이 글은 기본적으로 <뉴욕 타임스>를 읽는 현지의 독자들을 향해, 평화를 믿는 사람들이 연대하여 전쟁의 가능성에 맞서기를 침착하게 제안하고자 한 것이었다”며 “그 과정에서, 나약하고 무력하게 구원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평화를 옹호하는 존엄한 사람들로서 한국인들을 묘사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야당에서 “한국전쟁은 한반도에서 실행된 일종의 이념적 대리전”이라는 대목을 문제 삼은 것을 두고는 “북한의 독재권력의 부당성은 모두가 당연하게 공유하는 상식적인 전제로서 바탕에 깔렸으며, 한국전쟁의 성격에 대한 거시적, 복합적인 인식은 북한이라는 구체적 전쟁 발발자에 대한 지극히 상식적인 비판적 인식과 모순되지 않는다”고 했다.
최재봉 선임기자 bo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