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층 건물 중앙에 유리 천장이 있는 거대한 공간을 만들어 놓은 호텔을 ‘아트리움형 호텔’이라고 한다. 미국의 건축가 존 포트먼이 1960년대 자국의 여러 도시에 지은 뒤 전세계에 퍼뜨린 호텔 양식이다.
<뉴욕 타임스>는 30일(현지시각) 세계에서 가장 유명하고 영향력 있는 건축가 가운데 한 명인 포트먼이 전날 그가 자란 애틀랜타에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향년 93.
포트먼은 60~70년대 애틀랜타와 디트로이트, 뉴욕 등 미국의 여러 도시에 아트리움형 호텔을 지은 뒤 80년대에는 중국과 인도, 한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로 진출해 이 호텔 양식을 전파했다. 그가 85년 뉴욕 타임스스퀘어 광장에 세운 45층짜리 매리엇 마퀴스 호텔은 로비가 8층 높이에 달했다.
신문은 포트먼이 전후 쇠락해가는 미국의 여러 도시들에 고층 상업 건물을 지어 활기를 불어넣었다는 평가와 함께 ‘폐쇄적인 콘크리트 섬’을 지었다는 비판도 받는다고 썼다.
포트먼에게 엄청난 성공을 안긴 출세작은 61년 애틀랜타에 지은 ‘피치트리 센터’이다. 고층의 호텔과 쇼핑 센터 건물 등이 14개 블록을 채웠다. 애틀랜타 시 경관을 바꾼 이 센터는 미국 도심 재생 건축물의 대표적인 예로 꼽힌다. 70년대 미 디트로이트에 들어선 ‘르네상스 센터’도 널리 알려진 그의 대표작이다. 39층짜리 건물 4동과 73층짜리 1동으로 이뤄져 있다. 하지만 도심과 떨어져 있어 “디즈니 성과 같다”는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단다. 포트먼은 직접 부동산 개발에 나서 큰 성공을 거둔 건축가로도 유명하다.
강성만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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