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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부드러워진 북 예술단 ‘같으면서도 확 달랐다’

등록 2018-02-12 20:56수정 2018-02-12 21:11

원래 스타일에 민감성 녹여
90분간 14곡 구성 비슷했지만
첫곡·끝곡 ‘반갑습니다’ 등 변주
제목·가사도 바꿔 친근감 보여
현송월 깜짝 공연도 파격 행보
북한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12일 오전 북으로 귀환하기 위해 서울 워커힐호텔 숙소에서 나와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12일 오전 북으로 귀환하기 위해 서울 워커힐호텔 숙소에서 나와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연합뉴스

“같으면서도 달랐다.”

8일과 11일 두차례 선보인 북한 예술단 공연을 평가하면 이렇게 요약된다. 북한 예술단의 방남 공연에 때맞춰 발간된 <엔케이 팝(NK POP): 북한의 전자음악과 대중음악>에 따르면, 이번 삼지연관현악단은 그동안 북한에서 이뤄지던 공연 스타일을 반복하면서도 남한의 정서와 정치적 민감성을 두루 고려한 무대를 꾸몄다고 할 수 있다. 북한 예술단의 공연은 이번 남한 공연과 마찬가지로 대개 90분 동안 14곡 정도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세계 명곡 묶음이나 김정일 관련 묶음 곡으로 ‘노래련곡’(메들리)을 들려주면서 실제로는 40여곡에 가까운 곡을 연주한다. 이번에도 90분 공연에 클래식 세계 명곡 묶음과 남한 노래 묶음 메들리를 들려줬다. 차이는 첫 곡과 끝 곡이다. 북한에서는 ‘애국가’ ‘김일성 장군의 노래’ 등이 공연의 앞뒤를 장식하지만 남한에서는 첫 곡은 ‘반갑습니다’, 끝 곡은 ‘우리의 소원’ ‘다시 만납시다’를 선곡했다.

이 책의 공저자인 전영선 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교수와 한승호 경동미래전략연구소 남북교류협력팀 팀장은 이번 공연의 최고 스타인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에 대한 설명도 곁들였다. 현 단장은 지난 1월15일 북한 예술단 실무접촉 파견을 위해 대표단으로 등장한 이래 11일 서울 국립극장에서 열린 공연에선 직접 무대에 올라 ‘백두와 한나(라)는 내 조국’을 선창하며 눈길을 끌었다. ‘프로젝트팀’인 삼지연관현악단을 이끈 현 단장은 본래는 ‘김정은 시대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모란봉악단 단장이다. 2011년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북한의 새로운 지도자가 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체제의 안정화를 위해 선대의 음악 정치를 활발하게 전개시켰다. 2012년 7월 평양 만수대예술극장에서 첫 시범공연을 선보인 모란봉악단은 김 위원장이 지도자로서 가장 먼저 이룬 성과다. 북한 언론은 “김 위원장이 직접 악단 이름을 짓고 시연회와 공연을 수십차례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이후 모란봉악단은 명절이나 기념일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고 있다.

천현식 국립국악원 학예연구사는 “2015년 모란봉악단의 중국 공연 당시 ‘토씨 하나도 건드릴 수 없다’며 공연을 취소했던 현송월 단장이 이번에는 ‘평화의 노래’ 등의 제목도 바꾸고, 일부 노래의 가사를 바꾸기도 하는 등 남한 쪽에 친근하게 다가오고자 노력한 부분이 보인다”고 말했다. 전영선 교수는 “그동안 남북관계에서 음악은 소통의 징검다리였다”며 “남북이 6·15 남북공동선언이나 8·15 광복절 말고도 이번 올림픽 같은 평화주간 행사를 늘려 남북 공감대를 늘려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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