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영월군 옛 절터에서 손바닥 크기의 휴대용 금동반가사유상이 나왔다.
강원문화재연구소(소장 오제환)는 지난해 연말부터 발굴조사를 벌여온 영월 흥녕선원터에서 최근 높이 15㎝, 너비 5㎝ 금동반가사유상을 발견했다고 3일 밝혔다. 발굴 현장에서 출처가 확실한 반가사유상이 출토된 것은 이번이 첫 사례다.
금동반가사유상의 양쪽 측면 모습.
출토된 불상은 청동 표면에 금을 도금한 작품이다. 양식상 7~8세기 불상으로 추정된다. 한쪽 다리를 다른 쪽 무릎에 얹고 손가락을 뺨에 댄 채 생각에 잠긴 반가사유상의 전형적인 자세를 보여준다. 미소 띤 얼굴은 원형에 가깝고, 상의는 입지 않았으며, 머리 부분에 삼면이 튀어나온 관을 쓴 것이 특징이다. 크기가 작아 들고 다니며 신앙 대상물로 삼은 휴대용 불상이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가사유상은 고대 인도와 한·중·일 동아시아 3국에서 모두 만들어졌다. 한국과 일본에서 신앙 대상으로 각별한 관심을 받아 더욱 널리 유행했다. 순박한 표정에 정교한 조형미가 특징인 국보 78호, 국보 83호 등의 삼국시대 반가사유상들은 한반도 불교미술을 대표하는 명품으로 꼽힌다. 연구소 쪽은 발굴한 불상을 우선 보존처리하고 유물 주조 기법과 도금 방법 등을 파악할 계획이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사진 강원문화재연구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