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4인조 밴드 세이수미. 바다의 흥겨움을 표현한 서프 록을 표방하는 이들은 연습실 바로 앞 광안리 바다를 보며 느낀 것을 음악으로 표현한다. 일렉트릭 뮤즈 제공.
처음은 <피치포크>였다. 까다롭기로 소문난 미국 음악 웹진 <피치포크>는 “당신에겐 한국의 서프록 밴드 세이수미가 필요하다”며 세이수미의 신곡 ‘올드 타운’(Old Town)을 소개했다. “‘올드 타운’의 밝고 꽉 찬 사운드는 1집의 매력에서 한층 세련되어진 발전을 보인다”는 호평과 함께. 이어서 빌보드, <6 뮤직 라디오>(비비시), 미국 웹진 <스테레오검> 등의 매체에서도 호의적인 소개가 이어졌다. 팝스타 엘턴 존이 마무리를 지었다. 엘턴 존은 노래가 아주 마음에 든다며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로켓 아워>에서 세이수미를 소개했다.
세이수미 멤버들은 “저희가 관심을 가지고 찾아보던 뮤지션, 매체 등에서 이제는 저희를 먼저 찾아주는 데 감격했다”며 “물론 기쁘기도 하고, 오래도록 음악을 해왔는데 이제야 알아주는구나 하는 후련함도 없지 않아 있다”고 음악에 대한 자부심도 함께 드러냈다.
세이수미는 2012년 부산에서 결성한 서프록 밴드다. 서프록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시작된, 여유로운 햇볕과 바다의 이미지를 담고 있는 음악이다. ‘서핀 유에스에이(USA)’를 부른 비치 보이스가 대표 밴드다. 비치 보이스에게 캘리포니아 해변이 있었다면 세이수미에겐 부산 광안리 앞바다가 있었다. 연습실 바로 앞에 있는 광안리 바다를 보며 느낀 심상을 음악에 담았다.
“저희의 음악은 계절과 날씨의 영향을 꽤 많이 받고 있어요. 그런 의미에서 바다를 끼고 산다는 것은 많은 영향을 받게 해주고요. 겨울의 바다와 여름의 바다는 시각적으로 구분할 수는 없지만 정서적으로 매우 다른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데 그와 마찬가지로 저희의 음악은 바다의 성격처럼 큰 틀 안에서 하나지만 정서적으론 다양해요.”
세이수미는 지난 13일 두번째 앨범 <웨어 위 워 투게더>(Where We Were Together)를 발매했다. 영국 레이블 댐너블리를 통해 전세계에 동시 발매된다. 앨범에는 사고를 당해 아직도 병상에 있는 전 드러머 강세민을 향한 그리움의 정서가 가득 담겨 있다. 처음 가벼운 마음으로 밴드를 시작했지만 이제는 진지한 마음으로 음악을 대한다. “더 단단하고 진지해졌지만 시작할 때의 놀이로서의, 재미로서의 음악은 잊지 않으려 하고 있다.”
지난 3월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열리는 2018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 페스티벌에 다녀온 세이수미는 2집 발매와 함께 영국, 독일, 네덜란드, 프랑스를 거쳐 영국 브라이턴에서 열리는 더 그레이트 이스케이프(The Great Escape) 페스티벌로 마무리하는 5주간의 유럽투어에 나설 예정이다.
김학선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