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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화가 강요배 “남북 작가들, 백두·한라산 그림 기행 하는 날 왔으면”

등록 2018-04-26 21:38수정 2018-04-27 00:26

동아시아에 새 기운 다가오는 느낌
회담 계기로 여러 남북교류 움트길
화가 강요배씨. <한겨레> 자료사진
화가 강요배씨. <한겨레> 자료사진
“한반도뿐만 아니라 동아시아에 엄청난 새 기운이 다가오고 있다는 예감이 들어요.”

제주 4·3항쟁의 상처를 형상화한 연작 그림으로 잘 알려진 민중미술 진영의 중견작가 강요배(62)씨는 “후천개벽”이란 말로 남북정상회담을 맞는 소회를 집약했다. “온 천지가 평화의 기운으로 새롭게 변환된다는 느낌이 와서 가슴이 벅차다”고도 했다.

지난 25일 밤 제주 한림읍 귀덕리 작업실에서 붓질하다가 <한겨레>와 통화한 강 작가는 오래전부터 심취하며 읽었다는 <주역>의 원리를 꺼내며 정상회담의 의미를 이야기했다.

“태극이 돌면서 음지가 양지로 바뀌는 것처럼 거대한 전환이 막 물꼬를 트는 중이라고 봐요. 꽉 막혔던 것이 확 풀리는 거죠. 그러고 나서 아주 새로운 세상으로 변하는 겁니다. 서로 간의 상쟁에서 완전한 상생으로 돌아가는 셈입니다. 이미 북한이 핵실험 중단, 핵실험장 폐기 입장을 밝혔고, 회담에서 비핵화 일정과 비무장지대 무기 철거, 상호 교류 등을 논의한다고 들었어요. 그런 기본적인 것들이 풀리면, 평화 여건이 보장되고 뒤이어 남북의 여러 교류들이 움트겠지요. 평화 시스템으로 가면, 그로부터 자연스럽게 민족공동체의 동질성 회복 등 모든 게 다 이뤄지는 것이죠.”

그는 국내 미술계에서 북한 현지 사생을 가장 먼저 시도한 작가로 알려져 있다. 1998년 미술사가 이태호 명지대 명예교수와 함께 개방되기 직전의 북한 금강산을 먼저 찾아가 내·외금강 곳곳을 사생했고, 원산 송도원과 평양 일대, 강서대묘 등의 고구려벽화 고분 등도 스케치한 바 있다. 이런 기행 작품들을 모아 1999년엔 학고재에서 ‘금강산’이란 제목으로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교류 물꼬가 트이면 남북한 작가들이 함께 남북을 드나들며 현장 사생과 창작, 공동 전시를 해볼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있어요. 북한 미술가들이 남한에 온 적이 없어요. 제주도 한라산과 오름, 백두산과 개마고원 등을 다니면서 함께 그림기행을 하고, 즉석에서 같이 품평하고 전시도 하고 했으면 좋겠습니다.”

다음달 25일부터 5주 동안 제주 4·3 연작과 제주 자연을 그린 근작들로 전시회(학고재)를 열 예정인 강 작가는 “북-미 회담 시기와 전시 기간이 겹칠 것 같은데, 전시가 회담 성과에 대한 축복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두 정상 모두 새로운 세상을 열어야 한다는 사명을 안고 있다고 할 수 있어요. 우리 시야를 한반도에서 전세계로 넓혀야 한다는 점도 꼭 염두에 두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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