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인 1938년 이왕가미술관으로 건립된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분관의 지붕 아래에서 완공 전 올린 상량문이 나왔다. 미술관 쪽은 3일부터 덕수궁 분관에서 시작하는 개관 20주년전 ‘내가 사랑한 미술관:근대의 걸작’(10월17일까지)을 앞두고 건물 내부를 보수, 복원하는 과정에서 1937년 9월에 올린 나무판 상량문을 찾아냈다고 2일 밝혔다.
이 상량문은 지붕을 받치는 철골 트러스구조물 한가운데 붙은 채로 발견됐다. 상량문이 담긴 널빤지 모양의 나무판에는 ‘이왕가미술관’이라는 이름과 건물이 영구히 지속되기를 바라는 기원문, 건립 내력, 올린 연대, 날짜 등을 붓글씨로 적어놓았다. 근대 모더니즘 건축의 특징을 드러낸 철골 얼개에 전통상량문 문구를 나무판으로 붙인 것이어서, 20세기초 국내 근대 건축물에서 상량문을 어떤 형식으로 올렸는지를 보여주는 보기드문 사례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