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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워싱턴 옛 대한제국공사관에 113년만에 펄럭이는 태극기

등록 2018-05-15 18:02수정 2018-05-15 20:28

일제에 5달러에 넘겨진 비운 딛고
문화재청, 복원공사해 22일 개관
복원된 주미대한제국공사관의 모습. 공사관 인근에 사는 현지 동포가 찍은 사진이라고 한다.
복원된 주미대한제국공사관의 모습. 공사관 인근에 사는 현지 동포가 찍은 사진이라고 한다.
1889년부터 1905년까지 대한제국의 미국 외교거점이던 수도 워싱턴 디시의 옛 대한제국공사관(이하 ‘공사관’)이 복원공사를 마치고 22일 개관식을 연다. 1882년 5월22일 맺은 ‘조미수호통상조약’ 날짜에 맞췄다.

백악관에서 1.5㎞ 떨어진 옛 공사관은 원래 미국의 정치인 세스 펠프스의 저택으로 1877년 세워졌다. 조선왕조는 1889년 2월 이곳에 공관을 설치한 이래 1893년 시카고박람회 참가 교섭과 독립국 보장을 위한 지원 요청 등 대미 외교의 중심 공간으로 활용했다. 1905년 11월 을사늑약으로 일제한테 외교권을 빼앗기자 공사관 운영은 중단됐고, 1910년 한일병합 뒤 일제에 단돈 5달러에 넘겨지는 비운을 겪는다.

공사관 내부의 접견실 모습.
공사관 내부의 접견실 모습.
일제가 10달러에 현지인들에게 팔아넘긴 옛 공사관은 2차 세계대전 때 군인 휴양시설로 활용됐고, 그 뒤 노조 사무실, 개인주택 등으로 용도를 바꿔가며 존속해왔다. 이런 사실이 동포 사회 등을 통해 알려지자 문화재청이 문화유산국민신탁을 통해 소유자와 협상해 2012년 10월 매입계약을 맺었다. 이후 문화재청 산하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위탁관리자가 되어 실측조사와 국내외 관련 문헌과 사진 자료 등을 바탕으로 보수·복원 작업을 벌여 올해 3월 공사를 끝냈다.

새로 복원된 옛 주미공사관 지붕창과 3층 계단.
새로 복원된 옛 주미공사관 지붕창과 3층 계단.
공사관은 복원공사를 통해 1943년 훼손된 천장과 계단실을 되살렸다. 또 발굴된 수행인용 계단의 흔적도 남겨 당시 공관원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게 했다. 3층 전시실에는 한-미 관계사 등을 패널과 영상 자료로 선보이며, 주차장이던 외부 공간은 꽃담, 불로문 등을 놓은 전통정원으로 새롭게 단장됐다. 월요일을 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인터넷 예약(www.oldkoreanlegation.org)과 현장 접수를 통해 무료 관람이 가능하며 영어·한국어가 가능한 해설사도 배치된다.

22일 오전 10시30분(미국 동부시각) 공사관이 자리한 로건서클 역사지구 공원에서 열리는 개관식에는 김종진 문화재청장, 주미한국대사관 관계자, 미국 정부·의회 인사, 1882년 당시 공관원이던 박정양, 이상재, 장봉환의 후손들, 재미동포 대표 등이 참석한다. 을사늑약으로 외교권을 빼앗긴 이래 113년 만에 태극기를 게양하는 순서도 마련돼 초대 공관원이었던 독립유공자 월남 이상재 선생의 증손이 직접 국기를 올리게 된다. 문화재청 쪽은 “임금이 계신 궁을 향해 예를 올리는 ‘망궐례’ 재현, 외교사 현장 탐방로 체험 등 여러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사진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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