슴슴한 메밀국수의 고장, 양양·강릉
쏘가리탕·어죽은 괴산과 옥천
포항은 시원하고 매콤한 물회가 으뜸
민어가 기다리는 목포·여수
쏘가리탕·어죽은 괴산과 옥천
포항은 시원하고 매콤한 물회가 으뜸
민어가 기다리는 목포·여수
금강산도 식후경이란 말이 있다. 아무리 아름다운 볼거리도 배가 고프면 감동이 없다는 말이다. 맛집 탐방은 요즘 여행에선 필수품이다. 여행지 정보보다 맛집 전화번호부터 챙기는 이들이 많다. 드라마로 치면 주연보다 빛나는 조연인 셈이다. 휴가지마다 색다른 먹거리가 많다. 자, 맛집 찾아 떠나보자.
출렁이는 동해의 맛, 강원도 양양과 강릉
동해는 남다른 데가 있다. 수온이 아무리 올라가도 시원한 바람을 몰고 온다. 양양과 강릉은 알싸한 동해 바람을 만나는 대표적인 여행지다. 둘러볼 만한 여행지가 많다보니 갈 만한 식당도 많다. 낙산사에서 차로 10여분 거리에 ‘영광정 메밀국수’(033-673-5254)가 있다. 시원한 동치미 국물과 같이 나오는 메밀국수는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돈다. 껍질째 갈아 반죽한 면은 양이 넉넉하고, 그 위에 올라간 김과 깨소금 가루는 고소하다. 양양에 가면 뚜거리탕을 꼭 먹어봐야 한다. 뚜거리는 양양 남대천 등에 사는 민물생선이다. 남대천 인근엔 ‘월웅식당’(033-671-3049)과 ‘천선식당’(033-672-5566)이 붙어 있다. 뚜거리탕을 파는 대표 식당이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 개최 후 세계적인 관광 명소가 된 강릉에도 먹을거리는 많다. 드라마 <도깨비> 촬영지로 유명한 강릉 바닷가 앞에 있는 ‘해랑횟집’(033-661-7007)은 깔끔한 실내와 외관을 자랑한다. 강릉에서 감자옹심이를 못 먹고 떠나면 섭섭하다. 강릉시 포남동의 ‘포남사골옹심이’(033-647-2638)엔 사골 국물에 옹심이를 넣어 끓인 것을 팔고, 병산옹심이 마을에 있는 ‘병산감자옹심이’(033-652-0785)에는 해산물이 국물의 재료다. 강릉 시내에 있는 ‘강릉감자옹심이’(033-648-0340)도 유명하다.
민물생선 맛 으뜸! 충청도 괴산과 옥천
충청도 하면 그다지 맛난 음식이 없을 거로 생각하는 이들이 있다. 자신하건대 아니다. 괴산에 가면 일명 ‘괴강매운탕’이라 불리는 음식이 있다. 괴강에서 잡은 쏘가리로 끓인 매운탕이란 뜻인데 맛이 좋아 마치 고유명사처럼 되어버렸다. 괴산군 괴산읍 대덕리에 가면 괴강매운탕 전문점 몇 개가 모여 있다. 그중 ‘오십년 할머니집’(043-832-2974)이 으뜸이다. 쏘가리는 예부터 맛이 좋아 ‘수돈’(물속에 사는 돼지)이라고 불렸다. 그런가 하면 금강을 끼고 있는 옥천, 영동, 무주 강마을엔 어죽 전문점들이 있다. 옥천만 해도 다섯 집이 작은 골목에 모여 있다. 유명 관광지도 아닌데 사람들이 이곳 옥천에 모여드는 이유는 오로지 ‘선광집생선국수’(043-732-8404)나 ‘찐한식당’(043-732-3859) 등 어죽 전문점 때문이다. 선광집생선국수는 오후 1~2시면 재료가 떨어져 문을 닫는다.
비비고 마는 물회 천국 경상도 통영과 포항
경상도 사람은 더위를 물리치는 음식으로 물회를 첫손가락에 꼽는다. 본래 회와 밥을 양념과 함께 비벼 먹던 음식인데, 세월 따라 설탕도 들어가고 시원한 얼음도 들어가면서 지금의 모습이 됐다. 포항은 가히 물회의 고향이라고 할 만하다. 구룡포항, 설머리지역, 북부시장과 죽도시장엔 물회 집들이 몰려 있다. 설머리지역의 ‘돌고래회식당’(054-252-7000)은 쭉쭉 찢은 듯한 각종 회와 김 가루, 파, 채 썬 오이 등이 한 그릇에 나온다. 회만 비벼 먹다가 물은 나중에 부어 먹는 게 좋다. 인근 영일대해수욕장 들머리엔 ‘별미복별미회’(054-247-3727)가 있는데, 유명하진 않지만 미식가들이 수첩에 적어놓고 찾는 식당이다. 요즘 인기 있는 여행지는 통영이다. 말린 고구마로 끓인 빼떼기죽이나 장어 머리를 삶아 만든 시락국 등 독특한 먹을거리가 많은 동네다. 서호전통시장에는 이들 전통음식을 파는 작은 식당이 많다. 여행객들에겐 그다지 유명하진 않지만 지역민이 많이 가는 집 중엔 밥집 ‘슬이네보리밥’(055-644-3121)이 있다. 바다 음식의 최고봉 전남 목포와 여수
예부터 땅이 비옥해 생산물이 풍부했던 전라도엔 희한하게 ‘이 집이 최고’란 맛집이 없다. 식당 대부분이 형편없다는 소리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대부분 맛이 좋아 딱히 한 집을 골라 최고라고 치켜세우기가 어렵다는 말이다. 전라도의 수많은 도시 중 목포와 여수는 남도 끝자락에 있어 바다 음식이 넘친다. 여름만 되면 도시인이 먹고 싶어 안달하는 민어는 이곳 바다에서 잡히는 것을 으뜸으로 친다. 낡은 문지방 등 가게의 고풍스러운 흔적들 모두 아름다운 ‘영란횟집’(061-243-7311)은 민어 맛에도 진한 역사가 배어 있다. 그런가 하면 게살을 좋아하는 이에겐 ‘장터식당’(061-244-8880)이 반갑다. 이 식당의 게살비빔밥은 남다르다. 게의 살을 파서 한 그릇에 가득 담는다. 그런가 하면 목포수협공판장 인근 초라한 골목에 있는 ‘만선식당’(061-244-3621)은 우럭을 넣어 끓인 우럭간국이 인기다. 우럭을 이틀간 꾸덕꾸덕 말린 후 재료로 쓴다. 여수에도 맛난 곳이 많다. 삼치를 툭툭 두툼하게 잘라 회로 내는 식당도 있다. 조일식당(061-655-0774)의 삼치회는 씹을수록 고소하다. 장어탕도 여수에는 맵게 하는 곳, 구수하게 하는 곳 등 여러 곳이다. 자매식당(061-641-3992)의 통장어탕은 된장과 만나 구수하다. 교동시장 안 ‘7공주식당’은 맵다. 글·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동해는 남다른 데가 있다. 수온이 아무리 올라가도 시원한 바람을 몰고 온다. 양양과 강릉은 알싸한 동해 바람을 만나는 대표적인 여행지다. 둘러볼 만한 여행지가 많다보니 갈 만한 식당도 많다. 낙산사에서 차로 10여분 거리에 ‘영광정 메밀국수’(033-673-5254)가 있다. 시원한 동치미 국물과 같이 나오는 메밀국수는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돈다. 껍질째 갈아 반죽한 면은 양이 넉넉하고, 그 위에 올라간 김과 깨소금 가루는 고소하다. 양양에 가면 뚜거리탕을 꼭 먹어봐야 한다. 뚜거리는 양양 남대천 등에 사는 민물생선이다. 남대천 인근엔 ‘월웅식당’(033-671-3049)과 ‘천선식당’(033-672-5566)이 붙어 있다. 뚜거리탕을 파는 대표 식당이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 개최 후 세계적인 관광 명소가 된 강릉에도 먹을거리는 많다. 드라마 <도깨비> 촬영지로 유명한 강릉 바닷가 앞에 있는 ‘해랑횟집’(033-661-7007)은 깔끔한 실내와 외관을 자랑한다. 강릉에서 감자옹심이를 못 먹고 떠나면 섭섭하다. 강릉시 포남동의 ‘포남사골옹심이’(033-647-2638)엔 사골 국물에 옹심이를 넣어 끓인 것을 팔고, 병산옹심이 마을에 있는 ‘병산감자옹심이’(033-652-0785)에는 해산물이 국물의 재료다. 강릉 시내에 있는 ‘강릉감자옹심이’(033-648-0340)도 유명하다.
충청도 하면 그다지 맛난 음식이 없을 거로 생각하는 이들이 있다. 자신하건대 아니다. 괴산에 가면 일명 ‘괴강매운탕’이라 불리는 음식이 있다. 괴강에서 잡은 쏘가리로 끓인 매운탕이란 뜻인데 맛이 좋아 마치 고유명사처럼 되어버렸다. 괴산군 괴산읍 대덕리에 가면 괴강매운탕 전문점 몇 개가 모여 있다. 그중 ‘오십년 할머니집’(043-832-2974)이 으뜸이다. 쏘가리는 예부터 맛이 좋아 ‘수돈’(물속에 사는 돼지)이라고 불렸다. 그런가 하면 금강을 끼고 있는 옥천, 영동, 무주 강마을엔 어죽 전문점들이 있다. 옥천만 해도 다섯 집이 작은 골목에 모여 있다. 유명 관광지도 아닌데 사람들이 이곳 옥천에 모여드는 이유는 오로지 ‘선광집생선국수’(043-732-8404)나 ‘찐한식당’(043-732-3859) 등 어죽 전문점 때문이다. 선광집생선국수는 오후 1~2시면 재료가 떨어져 문을 닫는다.
경상도 사람은 더위를 물리치는 음식으로 물회를 첫손가락에 꼽는다. 본래 회와 밥을 양념과 함께 비벼 먹던 음식인데, 세월 따라 설탕도 들어가고 시원한 얼음도 들어가면서 지금의 모습이 됐다. 포항은 가히 물회의 고향이라고 할 만하다. 구룡포항, 설머리지역, 북부시장과 죽도시장엔 물회 집들이 몰려 있다. 설머리지역의 ‘돌고래회식당’(054-252-7000)은 쭉쭉 찢은 듯한 각종 회와 김 가루, 파, 채 썬 오이 등이 한 그릇에 나온다. 회만 비벼 먹다가 물은 나중에 부어 먹는 게 좋다. 인근 영일대해수욕장 들머리엔 ‘별미복별미회’(054-247-3727)가 있는데, 유명하진 않지만 미식가들이 수첩에 적어놓고 찾는 식당이다. 요즘 인기 있는 여행지는 통영이다. 말린 고구마로 끓인 빼떼기죽이나 장어 머리를 삶아 만든 시락국 등 독특한 먹을거리가 많은 동네다. 서호전통시장에는 이들 전통음식을 파는 작은 식당이 많다. 여행객들에겐 그다지 유명하진 않지만 지역민이 많이 가는 집 중엔 밥집 ‘슬이네보리밥’(055-644-3121)이 있다. 바다 음식의 최고봉 전남 목포와 여수
예부터 땅이 비옥해 생산물이 풍부했던 전라도엔 희한하게 ‘이 집이 최고’란 맛집이 없다. 식당 대부분이 형편없다는 소리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대부분 맛이 좋아 딱히 한 집을 골라 최고라고 치켜세우기가 어렵다는 말이다. 전라도의 수많은 도시 중 목포와 여수는 남도 끝자락에 있어 바다 음식이 넘친다. 여름만 되면 도시인이 먹고 싶어 안달하는 민어는 이곳 바다에서 잡히는 것을 으뜸으로 친다. 낡은 문지방 등 가게의 고풍스러운 흔적들 모두 아름다운 ‘영란횟집’(061-243-7311)은 민어 맛에도 진한 역사가 배어 있다. 그런가 하면 게살을 좋아하는 이에겐 ‘장터식당’(061-244-8880)이 반갑다. 이 식당의 게살비빔밥은 남다르다. 게의 살을 파서 한 그릇에 가득 담는다. 그런가 하면 목포수협공판장 인근 초라한 골목에 있는 ‘만선식당’(061-244-3621)은 우럭을 넣어 끓인 우럭간국이 인기다. 우럭을 이틀간 꾸덕꾸덕 말린 후 재료로 쓴다. 여수에도 맛난 곳이 많다. 삼치를 툭툭 두툼하게 잘라 회로 내는 식당도 있다. 조일식당(061-655-0774)의 삼치회는 씹을수록 고소하다. 장어탕도 여수에는 맵게 하는 곳, 구수하게 하는 곳 등 여러 곳이다. 자매식당(061-641-3992)의 통장어탕은 된장과 만나 구수하다. 교동시장 안 ‘7공주식당’은 맵다. 글·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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