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정효황후가 순종 황제와 혼인할 때 입은 예복인 ‘동궁비 원삼’. 세종대 소장품으로,국립문화재연구소의 보존수리 작업 끝에 원래 모습를 되찾게 됐다.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제 순종(1874~1926, 재위 1907~1910)이 황태자 시절인 1906년 혼인할 당시 황태자비가 입었던 것으로 보이는 궁중예복이 원래 모습을 되찾았다.
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재보존과학센터는 순종 황제의 두 번째 비인 순정효황후(1894∼1966)가 입었던 예복으로 짐작하는 '동궁비 원삼'과 황후의 것으로 전하는 ‘당의’(국가민속문화재) 등 세종대 소장 조선왕실 여성 복식 7점에 대해 보존처리를 마쳤다고 29일 발표했다.
원삼은 원래 양반가 여성들이 혼례 때 입던 민간 예복이었다. 동궁비 원삼은 1906년 순종이 두번째 혼인 예식인 병오가례를 올렸을 때 동궁비 순정효황후가 입은 예복으로 추정된다. 당의 또한 순종비가 갖고있었다고 전해지는 옷으로, 두 벌의 당의를 함께 끼워 만들었다. 두 옷 모두 금실로 봉황 무늬를 짜넣었고, 발톱이 다섯 달린 용인 오조룡 수무늬 장식판(흉배)이 가슴, 등, 어깨 부분에 붙어있다.
순정효황후가 입었다고 전해지는 ‘전 왕비 당의’. 사대부 여성이 저고리 위에 입는 예복이다. 금실로 짠 봉황 무늬와 용을 넣은 장식흉배가 보인다.
보존처리 작업은 복식 7벌의 이력과 보존 상태에 대한 과학적 분석을 바탕으로 본래 모습은 되찾고, 약한 부분을 보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한다. 센터 쪽은 “크기 2.7m에 달하는 동궁비 원삼의 경우 곱고 얇은 직물로, 100여년 세월이 지나는 동안 더욱 약해진 상태였다. 직물을 꺼내거나 보관할 때 생기는 구김이나 손상을 최소화하도록 맞춤형 유물 충전재를 보강했다”고 밝혔다.
보존처리가 끝난 복식 7벌은 지난 27일 세종대 박물관으로 돌아갔다. 연구소 쪽은 보존처리 전체 과정과 새롭게 밝힌 분석 결과를 실은 <보존처리 연구보고서>를 내년에 펴낼 예정이다. 글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사진 국립문화재연구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