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짬] 2018 DMZ아트페스타 황운기 제작감독
“디엠제트(DMZ)에서 평화의 꽃을 피우겠습니다.”
오는 10~12일 강원도 양구군 해안면에 국내외 예술가 3000명이 모인다. 해안면은 한국전쟁 당시 ‘피의 능선’으로 불릴 정도로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곳이다. 강원도내 대표 접경지역 가운데 한 곳이다.
춘천에서도 차로 1시간 40여 분 달려야 갈 수 있는 이곳에 해안면 주민(1319명)보다 많은 예술가가 몰리는 것은 이 기간 ‘2018디엠제트아트페스타’가 열려서다.
디엠제트아트페스타는 2018평창겨울올림픽을 씨앗으로 잉태된 평화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 강원도가 올해 처음으로 마련한 예술가 잔치다. 7일 오전 강원도청에서 제작감독을 맡은 황운기(45) 춘천국제연극제 예술감독을 만났다.
그는 평창올림픽 당시 강원도가 마련한 각종 문화행사를 아우르는 문화올림픽에서도 제작감독을 맡은 바 있다. 지금은 원주다이내믹댄싱카니발 총연출과 제주 해비치 아트페스티벌 총괄감독 등으로도 활약하고 있다.
황 감독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분단의 아픔을 안고 있는 대한민국, 그것도 남북 강원도로 갈라진 강원도 디엠제트에서 예술가 3000명이 모여 세계 평화를 염원하는 평화축제를 연다는 것 자체로 충분한 의미가 있다. 이곳에 모인 예술가들은 디엠제트에서 얻은 영감을 바탕으로 예술활동을 해 디엠제트를 세계에 알리는 역학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축제의 가장 큰 특징은 ‘아트프리(Are Free)’다. 말 그대로 국내외 예술인 3000여 명이 자유예술활동을 통해 종전을 넘어 세계평화를 기원하는 프로젝트다. 러시아와 필리핀 등 국내외 예술인 3000여명이 을지전망대와 제4땅굴, 성황지, 평화의 길, 철공소 등 해안면 곳곳에서 자유 공연을 한다. 농악 단체들이 펼치는 대형 지신밟기와 공업소에서 펼쳐지는 밴드 콘서트, 풀숲에서 진행되는 연극공연 등 장소와 시간을 구애받지 않는 자유로운 형식의 공연이 2박3일 동안 해안면이란 접경지역 안에서 펼쳐진다.
강원도 평화 분위기 이어가려
10~12일 해안면서 예술가 한마당
을지전망대, 제4땅굴, 성황지 등서
자유예술 활동으로 평화 기원
“북 예술가들도 참여했으면” 평창 문화올림픽 제작감독 지내 접근성이 떨어지고 유명 연예인이 참여하지 않아 관람객 수가 제한적일 것 같다는 우려를 전하자 황운기 감독은 “예술인 스스로 공연자이면서 관객으로 참여하는 신개념 축제의 시작”이라고 답했다. 그는 “성공한 축제 상당수는 ‘관람형’보다 ‘참여형’이다. 관객들도 ‘눈팅’만 하는 것보다 적극적인 참여자를 선호한다. 공연을 하는 3000여명이 공연자이자 관객인 셈이다. 이렇게 하면 자연스럽게 축제의 ‘질’뿐 아니라 ‘양’에 해당하는 경제적 효과도 끌어낼 수 있다. 미국의 버닝 맨 페스티벌의 사례를 봐도 알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버닝 맨 페스티벌은 해마다 8월 말 미국 네바다주 사막에서 열리는 축제다. 조각과 조형, 음악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인들이 일주일 동안 조형물을 세우고 연주하고 춤추며 자신의 재능을 맘껏 표현한다. 그리고 마지막 날 예술품을 흔적도 없이 태워 버린다. 1986년 예술가 래리 하비가 3m에 가까운 나무 인간을 불태우는 퍼포먼스를 벌인 ‘버닝 맨 프로젝트’에서 시작해 해마다 6만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초기 버닝 맨 페스티벌도 ‘그들끼리의 축제’였습니다. 하지만 예술가 등의 참여가 늘면서 범위가 확장되고 그것을 보려고 관광객이 늘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볼 때 디엠제트아트페스타도 충분히 확장성이 있습니다” 그는 “이번 축제엔 꼭 참가하고 싶은 예술인 3000명만 참여했다. 해마다 국내외 예술가들이 더 많이 참여하게 되면 국내에선 새로운 모델의 예술제가 되고, 국제적으로도 한국의 디엠제트를 세계에 열리는 중요한 행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축제엔 유명 연예인은 등장하지 않는다. 그는 “디엠제트는 전쟁으로 인한 죽음과 아픔의 기억이 아직도 남아있는 공간이다. 이런 곳에 많은 예산을 들여 유명 연예인을 불러 시끄럽게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이런 일회성 행사는 예산 지원이 끊기면 지속하기도 힘들다”고 했다. 기획 행사도 준비했다. 축제 첫날 국립디엠제트자생식물원에서 열리는 에코 스테이지 공연은 전기 사용 없이 치러진다. 11일엔 축제의 메인 이벤트 격인 ‘영혼콘서트-생환’이 진행된다. 황운기 제작감독은 “이번 축제는 예술가들의 작품뿐 아니라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디엠제트라는 공간 자체가 중요한 콘텐츠다. 남북 관계 개선으로 북한의 예술가들도 참여하게 되면 남북 문화교류의 교두보 구실도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
황운기 2018디엠제트아트페스타 제작감독. 박수혁 기자
10~12일 해안면서 예술가 한마당
을지전망대, 제4땅굴, 성황지 등서
자유예술 활동으로 평화 기원
“북 예술가들도 참여했으면” 평창 문화올림픽 제작감독 지내 접근성이 떨어지고 유명 연예인이 참여하지 않아 관람객 수가 제한적일 것 같다는 우려를 전하자 황운기 감독은 “예술인 스스로 공연자이면서 관객으로 참여하는 신개념 축제의 시작”이라고 답했다. 그는 “성공한 축제 상당수는 ‘관람형’보다 ‘참여형’이다. 관객들도 ‘눈팅’만 하는 것보다 적극적인 참여자를 선호한다. 공연을 하는 3000여명이 공연자이자 관객인 셈이다. 이렇게 하면 자연스럽게 축제의 ‘질’뿐 아니라 ‘양’에 해당하는 경제적 효과도 끌어낼 수 있다. 미국의 버닝 맨 페스티벌의 사례를 봐도 알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버닝 맨 페스티벌은 해마다 8월 말 미국 네바다주 사막에서 열리는 축제다. 조각과 조형, 음악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인들이 일주일 동안 조형물을 세우고 연주하고 춤추며 자신의 재능을 맘껏 표현한다. 그리고 마지막 날 예술품을 흔적도 없이 태워 버린다. 1986년 예술가 래리 하비가 3m에 가까운 나무 인간을 불태우는 퍼포먼스를 벌인 ‘버닝 맨 프로젝트’에서 시작해 해마다 6만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초기 버닝 맨 페스티벌도 ‘그들끼리의 축제’였습니다. 하지만 예술가 등의 참여가 늘면서 범위가 확장되고 그것을 보려고 관광객이 늘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볼 때 디엠제트아트페스타도 충분히 확장성이 있습니다” 그는 “이번 축제엔 꼭 참가하고 싶은 예술인 3000명만 참여했다. 해마다 국내외 예술가들이 더 많이 참여하게 되면 국내에선 새로운 모델의 예술제가 되고, 국제적으로도 한국의 디엠제트를 세계에 열리는 중요한 행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축제엔 유명 연예인은 등장하지 않는다. 그는 “디엠제트는 전쟁으로 인한 죽음과 아픔의 기억이 아직도 남아있는 공간이다. 이런 곳에 많은 예산을 들여 유명 연예인을 불러 시끄럽게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이런 일회성 행사는 예산 지원이 끊기면 지속하기도 힘들다”고 했다. 기획 행사도 준비했다. 축제 첫날 국립디엠제트자생식물원에서 열리는 에코 스테이지 공연은 전기 사용 없이 치러진다. 11일엔 축제의 메인 이벤트 격인 ‘영혼콘서트-생환’이 진행된다. 황운기 제작감독은 “이번 축제는 예술가들의 작품뿐 아니라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디엠제트라는 공간 자체가 중요한 콘텐츠다. 남북 관계 개선으로 북한의 예술가들도 참여하게 되면 남북 문화교류의 교두보 구실도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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