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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전시도 열고 작품평도 받고 여성연대도 이뤘으니 행운이죠”

등록 2018-08-08 20:04수정 2018-08-08 22:17

‘소네마리 여성주의 신인작가 릴레이전’
‘첫 공모’ 윤결·이다은·홍양무현씨
수유너머104 비영리 복합문화공간 제공
지난 3일 서울 연희동에 자리한 문화공동체 수유너머104의 복합문화공간 소네마리에서 ‘신진작가 릴레이 개인전’ 주인공들이 함께 했다. 왼쪽부터 기획자 홍이현숙, 공모로 뽑힌 이다은·윤결·홍양무현 작가. 사진 김경애 기자
지난 3일 서울 연희동에 자리한 문화공동체 수유너머104의 복합문화공간 소네마리에서 ‘신진작가 릴레이 개인전’ 주인공들이 함께 했다. 왼쪽부터 기획자 홍이현숙, 공모로 뽑힌 이다은·윤결·홍양무현 작가. 사진 김경애 기자
인문연구의 산실로 이름을 알려온 수유너머가 지난해말 서울 연희동에서 ‘수유너머104’로 새롭게 출발하면서 미술가, 영화감독, 무용가, 음악가 등 다양한 장르의 실험적인 예술작업까지 품는 문화공동체로 탈바꿈했다. 특히 비영리 복합문화공간 소네마리를 마련해 지난 3개월동안 3명의 30대 여성주의 신인작가들이 릴레이 개인전을 펼쳤다. 윤결(34)·이다은(30)·홍양무현(32)씨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소네마리가 올 1월부터 젊은 작가와 기획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시공연 후원작가 공모’에서 60여팀과 경쟁을 거쳐 첫 행운을 잡았다. 대학에서 환경조각을 전공한 윤씨가 5월말 첫 주자로 나서 ‘창문과 음악이 없는 파티’ 제목으로 설치작품을 선보였다. 3년 전 미국 단기 연수중에서 사우디 여성들과 생활한 경험을 통해, 히잡과 니캅으로 상징되는 이슬람 여성들의 규율과 금기의 일상을 파티처럼 전시장에 재현했다. 그는 “이것이 저항적 발언으로 보이길 바란다”고 작품 의도를 밝히기도 했다.

두번째 주자로 6월말부터 전시한 이씨는 미대에서 판화를 전공했지만 이번엔 ‘이미지 헌팅’이란 영상작업을 시도했다. 그 자신 지하철에서 겪었던 ‘몰카’ 사건을 소재로 , “빼앗긴 이미지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자신의 피해를 증명해야 하는 현실의 벽을 드러내, 그 폭력성과 윤리성에 관해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고 했다.

지난 6일까지 마지막 주자로 나섰던 홍양씨는 ‘통점’(페인 포인트) 주제로 수채화 작품을 전시했다. 조형예술을 전공하고 여성주의 시각예술공동체 언니모자의 구성원(맥주)으로 활동중인 그는 성폭력상담소 성문화운동팀 근무와 노들장애인야학에서 미술반 지도 등의 경험을 살려 ‘성폭력 피해 여성의 촉각적 트라우마’를 시각화했다. 그는 “성폭력 피해를 당한 신체이든, 성적으로 대상화되어 상품으로 유통되는 신체이든, 몸에 촉각적으로 각인된 정신적 고통을 그림으로나마 공감하고 싶었다. 그 통점들을 섬세하게 어루만져주고 싶었다”고 했다.

수유너머104의 회원이자, 소네마리의 운영에 참여하고 있는 작가 홍이현숙씨는 “애초 의도한 건 아니었는데, 요즘 젊은 작가들의 주관심사이다보니 여성주의 작품을 모은 셈이 됐다”며 특히 자신만의 길을 찾아가야 하는 신인 작가들에게 일반 관객은 물론 다른 장르의 전문가들과 소통하면서 예술가로서 정체성과 자신감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고 싶다고 공모전 의미를 설명했다.

실제로 세 작가는 기획단계 토론에서부터 ‘작가와 대화’까지 여러 계층의 사람들로부터 다각적인 피드백과 연대감을 느낄 수 있어 뜻깊었다고 입을 모았다.

소네마리는 전시·댄스플로어·렉쳐퍼포먼스·영화연극음악 공연장 등 네마리의 ‘소’로 활용하겠다는 의미란다. 홍이씨는 “누구나 다섯번째 보이지 않는 ‘소’로 참여하고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계속 열어두겠다”고 말했다. (070)8270-0910.

김경애 기자 ccand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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