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정대’. 백범이 1949년 3월26일 안중근 의사 순국 39돌을 추모하며 김용식에게 써준 글씨다. 김용식은 백범의 구한말 의병 동지였던 김형진의 손자다. 이 글씨를 쓰고나서 3달뒤 김구는 암살됐다.
학계와 세간에 알려지지 않았던 독립지사 백범 김구(1876~1949)의 명품글씨 <광명정대(光明正大)>(사진)가 미국에서 돌아왔다.
문화재청은 백범이 1949년에 안중근 의사 순국 39주년을 맞아 쓴 세로 글씨 <광명정대>를 독립운동가 김형진(1861~1898)의 재미 후손으로부터 기증받아 지난 5일 서울 경복궁 국립고궁박물관에 인도했다고 13일 발표했다.
‘광명정대’는 ‘언행이 떳떳하고 정당하다’는 뜻이다. 백범이 구한말 의병운동을 함께 하다 순국한 김형진을 그리워하며 1949년 3월 그의 손자 김용식에게 손수 써준 글씨라고 한다. 60년대 김용식의 6촌 동생인 김태식씨에게 전해졌는데, 김씨는 1973년 이 글씨를 갖고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가 올해 4월, 기증할 뜻을 정부에 밝혀와 인도가 성사됐다.
기증된 글씨는 세로 110cm, 가로 40cm 크기다. ‘광명정대’ 네 글자와 글씨를 선물 받은 김용식의 이름, 작성 일자가 적혀있고, 백범의 인장인 ‘김구지인(金九之印)’, ‘백범(白凡)’이 찍혀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 없는 휘호인데다 필체는 백범 특유의 기백을 뚜렷하게 엿볼 수 있어 희소가치가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문화재청은 “기증자의 뜻에 따라 2021년 개관할 예정인 ‘국립 대한민국 임시정부기념관’에서 글씨를 관리, 전시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사진 문화재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