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복무 중인 배우 지창욱(왼쪽), 강하늘(오른쪽)이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육군회관에서 열린 창작 뮤지컬 <신흥무관학교>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다.
육군 병장인 배우 지창욱·강하늘이 뮤지컬 <신흥무관학교>로 잠시 팬들을 만난다. <신흥무관학교>는 올해 건군 70돌과 내년 100돌을 맞는 3·1절을 기념해 육군이 5년 만에 제작에 나선 창작뮤지컬이다. 14일 서울 용산구 육군회관에서 열린 <신흥무관학교> 제작발표회에서 지창욱은 “감사하게도 장병 중 하나로 작품에 참여하게 돼 즐겁게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하늘도 “신분은 군인이나 연기자라는 생각으로 작품준비를 하고 있다. 오랜만에 무대의 맛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각각 지난해 8월과 9월에 입대한 지창욱과 강하늘은 현재 상병으로 복무 중이다. 지창욱은 입대 전 <그날들>이란 뮤지컬을 했었고, 강하늘은 2012년 <어쌔신>이 마지막 뮤지컬 무대였다. 이번 공연은 전군 오디션을 통해 배우들을 선발했으며 군인들 외에 현재 무대에서 활약하는 이정열, 이태은 등의 배우들도 함께 캐스팅됐다. <신흥무관학교>는 항일 독립운동의 선봉에 섰던 무관학교를 중심으로 격변하는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삶을 담아낸 작품이다. 지창욱은 국권 침탈에 항거하여 자결한 유생의 아들로 신흥무관학교에서 뛰어난 실력을 갖춘 학생인 동규 역을, 강하늘은 무관학교를 통해 독립군으로 성장하는 팔도 역을 맡았다. 일본 육군사관학교 졸업 후 독립운동을 이끌어간 실존인물인 장군 지청천 역은 역시 군 복무 중인 아이돌그룹 인피니트의 성규가 열연한다.
육군본부 문화영상과장인 심성율 대령은 “특정인물을 부각시키기 보다 암울했던 시기 자신의 모든 걸 내던져 항일운동을 했던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그려보고 싶었다”면서 “2016년 12월에 기획이 됐고, 제작비는 18억 정도가 투입됐다”고 말했다.
제작진도 화려하다. 뮤지컬 <마마, 돈크라이>에서 호흡을 맞춘 작가이자 작사가 이희준과 작곡가 박정아, <무한동력> <어쩌면 해피엔딩> 등을 연출한 김동연, <웃는 남자>의 무대디자이너 오필영 등이 함께한다. 김동연 연출가는 “역사적인 이야기라고 다큐처럼 무겁게 하지 않고 재밌고 감동적인 이야기로 풀어내려 했다”면서 “주인공들은 나라를 위해 일을 한 이름없는 청춘들인데 그들과 같은 나잇대의 군 장병들이 그들의 감정을 잘 담아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육군이 창작한 뮤지컬은 2000년 당시 DMZ에서 발생한 실화를 모티브로 한 뮤지컬 <마인>(2008년), 흥남철수작전을 배경으로 한 <생명의 항해>(2010년), 6·25 전쟁 당시 낙동강 전투를 소재로 다룬 <더 프라미스>(2013년) 등 3편이다. 그 동안의 작품들은 시즌을 이어가는 작품이 되지 못하고 모두 단발성으로 그친 데 반해 이번 <신흥무관학교>는 공연 횟수도 늘리고, 내년 공연도 계획돼 있다. 심 대령은 “20회차의 서울 공연이 끝나면 연말까지 56회 정도 지방공연이 이어질 예정”이라면서 “내년 3·1절 기념공연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뮤지컬 <신흥무관학교>는 오는 9월9~23일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공연된다.
김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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