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문화일반

개 시트콤 ‘TV동물농장 애(愛)개 하우스-시즌2’ 촬영현장

등록 2005-12-07 22:33수정 2005-12-08 16:43

지난 3일 강원 원주시 신림면 치악산골 마지산장에서 에스비에스의 ‘티브이(TV) 동물농장’ 팀이 10마리 문제견과 청춘 남녀 8명이 함께 살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다룬 애견 실험 심리 시트콤 ‘애(愛)개 하우스’ 시즌2를 촬영하고 있다. 전정윤 기자 <A href=\"mailto:ggum@hani.co.kr\">ggum@hani.co.kr</A>
지난 3일 강원 원주시 신림면 치악산골 마지산장에서 에스비에스의 ‘티브이(TV) 동물농장’ 팀이 10마리 문제견과 청춘 남녀 8명이 함께 살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다룬 애견 실험 심리 시트콤 ‘애(愛)개 하우스’ 시즌2를 촬영하고 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문제 개’ 10마리 섞어놓아 5분마다 뿌웅∼촬영장 마비되다

에스비에스의 <티브이 동물농장>을 보면, ‘동물과 함께 산다는 것’은 사건과 사고, 갈등과 감동이 끊이지 않는 한편의 드라마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짧은 좌충우돌의 현장을 찍기 위해서, 촬영팀은 며칠 또는 몇 주일씩 동물과 그 반려 인간들의 ‘지루한 일상’을 향해 카메라를 들이대야 한다. 지난 3일 <티브이 동물농장> 팀이 11일부터 방영될 이 프로그램의 한 꼭지인 ‘애(愛)개 하우스-시즌2’를 촬영하고 있는 강원 원주시 신림면 마지산장을 찾았다.

원주 신림면 마지산장에서

‘애(愛)개 하우스―시즌2’는 도그 다큐멘터리를 표방했던 기존 애견 프로그램의 형식을 탈피해 도그 시트콤이라는 새로운 형식을 실험했던 ‘애(愛)개 하우스―시즌1’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시킨 프로그램이다. 또 캐릭터가 다른 남녀가 한 달 동안 서로 다른 ‘문제’를 가진 문제견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이들을 치료한다는 설정까지 보태, 이름하여 한국 최초의 ‘실험 심리 시트콤’이다. 이날 촬영분은 이웅종 이삭 애견훈련소 소장이 10마리 문제견의 증상에 대해 전문적인 소견을 밝히고, 보호 치료 및 훈련 방법을 가르쳐주는 장면이었다.

본격적인 촬영이 시작되자 기다렸다는 듯 수컷 와이어 폭스 테리어 한 마리가 또다른 수컷인 보스턴 테리어의 등에 올라타는 모습이 목격됐다. 암컷 수컷 가리지 않고 시도때도없이 올라타는 일명 ‘색광증’ 문제견 찰스였다. 지난달 14일 촬영이 시작되면서부터 찰스를 보살펴온 임도경씨가 질색을 하며 말려보지만 찰스는 이미 눈에 뵈는 게 없었다. 이때 카리스마를 휘달리며 문제견 앞으로 달려가는 이 소장. 그는 찰스의 목줄을 살짝 잡아당기는 것만으로 간단히 상황을 제압했다. 이 소장은 “과도하긴 하지만 성적 본능에 의한 행동일 뿐”이라며 “올라타는 걸 무조건 막지만 말고, 다른 개들에게 올라타는 바로 그 순간 목줄을 당겨 잘못을 인지시켜 주는 것만으로도 교정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전문가답게 조언했다.

색광증 찰스는 못말려?

임씨를 당황하게 만들기는 했지만, 문제견으로서 적재적소에서 자신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드러내주는 찰스는 촬영팀 입장에서는 훌륭한 출연견 가운데 하나. 찰스 이외에 질투가 심한 골든 리트리버, 싸움 좋아하는 알래스카 말라뮤트, 공만 보면 자식을 못 알아 보고 밥만 보면 어미를 못 알아 보는 보스턴 테리어 모자 등 갖가지 문제를 안은 출연견들이 있었지만, 본능에 충실하게 움직이는 출연견들이 언제나 촬영팀의 요구에 부응하는 것은 아니었다.



서열 싸움에 몰두하느라 3500만원짜리 리트리버의 얼굴에 상처를 내 제작진들을 아연실색하게 만들었던 말라뮤트는 이 소장의 카리스마에 눌린 탓인지 이날따라 싸울 생각은 않고 촬영장에 소똥 만한 대변만 퍼질렀다. 공과 밥을 보면 내 꺼, 남 꺼 상관없이 미친 듯이 달려들어야 정상인 보스턴 테리어 모자는 또 이날따라 영 점잖다. 이들 모자가 5분 간격으로 뀌어대는 방귀 냄새가 출연자와 촬영팀의 코를 마비시키지만, 아쉽게도 냄새는 시청자들에게 전달될 수 없다.

3천5백만원짜리 얼굴 쫘악

다만 초장부터 자기 촬영분을 훌륭히 소화해낸(?) 찰스만 필요 이상으로 줄곧 다른 개들을 올라타며 연방 오버 액션을 선보였다.

이미 촬영 첫주 일주일 간의 촬영분은 싸우는 개 말리고, 개들의 대소변이 흥건한 이불을 빨아대느라 대부분 날린 상태였다. 이날도 이주원, 김재원 두 프로듀서가 하루종일 10마리 개들을 향해 방송 카메라를 들이댔지만, 몇 장면이나 시청자들에게까지 전달될지도 미지수다.

그나마 이 난해한 촬영을 무리없이 진행시켜 준 건 이날 특별 게스트로 초대된 이 소장이었다. 지난 3주 동안 문제견들과 함께 동고동락했던 출연자들은 개들이 서로 싸울까 떼어놓고, 문제를 일으키면 꾸중으로 이를 교정시키려 무던히 애써왔다. 하지만 이 소장은 “어울려 놀 시간을 늘려줘야 싸움이 줄고, 꾸중보다는 반복적인 칭찬이 교정효과가 더 크다”는 점 등을 체험해보이며 ‘상식과 다른’ 전문적인 조언을 줬다.

“대본은 상황설정이 전부”

이주원 프로듀서는 “대본이 있는 시트콤이라고는 하지만, 대본은 기본 스케줄과 상황 설정 정도가 전부”라며 “개들이 보여주는 사실적인 모습을 끈기있게 촬영한 뒤 재밌는 내용을 뽑아낼 수밖에 없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하지만 사랑은 고통 가운데 싹트는 법. 3주 동안 우울증에 걸린 킹 찰스 스파니엘 제이와 씨름했던 김보라씨는 “처음엔 쓰다듬으려고만 해도 눈을 하얗게 뜨던 찰스가 이제는 자연스레 품에 안긴다”며 “촬영이 끝나고 찰스와 헤어질 것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눈물이 날 것 같다”며 아쉬운 마음을 표현했다.

글·사진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