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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500여년전 집현전 학사와 중국사신 주고받은 시와 산문 국보된다

등록 2018-08-23 15:34수정 2018-08-23 19:24

<봉사조선창화시권> 국보 지정 예고
집현전 학사들과 중국사신 예겸의 시편 모아
한중 외교사에서 큰 의미 지닌 문서
안평대군 만든 <비해당소상팔경시첩>도 국보로
경주 신라 보물 황오동 금귀걸이 →노서동 금귀걸이로 바로잡고
별도 출토품 ‘황오동 금귀걸이’ 보물 지정 예고
<봉사조선창화시권>의 앞부분 표제.
<봉사조선창화시권>의 앞부분 표제.
15세기 조선 세종 때 집현전 학사 정인지, 신숙주, 성삼문이 당대 중국사신 예겸과 주고받은 시문들이 국보로 승격된다.

문화재청은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된 국가보물인 <봉사조선창화시권>과 <비해당 소상팔경시첩>을 국보로 지정예고한다고 23일 발표했다. <봉사조선창화시권>은 1450년 즉위한 명나라 경제의 조서를 전하러 조선을 찾았던 사신 예겸과 집현전 학사들이 주고받은 한시 37편을 실은 길이 16m의 두루마리 작품집이다. 본래 시편들을 모아 편집한 책으로 만들어졌으나 후대인 청나라 때 두루마리 형식으로 바뀌었다. 조선과 명나라 지식인의 품격 높은 문학외교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유물로, 오늘날 친필이 거의 없는 정인지, 성삼문, 신숙주의 글씨를 다양한 서체로 볼 수 있어 조선 전기 서예사 연구의 기준자료로 인정받는다. 시권은 1958년께 국내로 들어와 간송 전형필 등 저명한 문화재 수장가와 학자들의 감정을 받았는데, 그때 쓴 감정기록도 남아있다.

<비해당소상팔경시첩>에 쓰여진 성삼문의 친필 글씨.
<비해당소상팔경시첩>에 쓰여진 성삼문의 친필 글씨.
<비해당 소상팔경시첩>은 세종의 셋째 아들이자 문화예술애호가로 유명했던 비해당 안평대군의 숨결이 묻어있는 한시집이다. 중국 후난성 둥팅호 주변의 여덟가지 절경을 뜻하는 ’소상팔경‘을 주제로 1442년 당대 문인 21명이 쓴 글을 안평대군이 모아서 엮었다. 이영서가 쓴 서문을 보면, 시첩의 제작은 안평대군이 12~13세기 남송시대 영종 황제의 <소상팔경시>를 얻은 것이 계기가 됐다. 안평대군은 영종의 시를 옮겨 적고 화가가 <팔경도>을 그리게 한 뒤 문인들을 불러 감상하도록 했는데, 이 과정에서 창작된 시들을 모아 꾸린 것이 이 시첩이다. 정인지, 신숙주, 성삼문, 박팽년, 안숭선, 이보흠, 최항이 작자로 참여했는데, 시들의 수준이 높고 대부분 친필글씨로 쓰여 역사적 가치가 크다. 조선 전기 명가들의 친필작을 모은 유일한 현전 자료로, 당대 왕실·사대부 계층의 문화생활 양상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받아 왔다.

보물지정 명칭을 바로잡은 ‘경주 노서동 금귀걸이’. 고신라 금속공예를 대표하는 명품이다.
보물지정 명칭을 바로잡은 ‘경주 노서동 금귀걸이’. 고신라 금속공예를 대표하는 명품이다.
새 보물로 지정예고된 ‘경주 황오동 금귀걸이’. 지정 명칭을 바로잡은 ‘경주 노서동 금귀걸이’와는 다른 유물이지만, 사진에 나오는 모양이 서로 비슷해 문화재당국이 2009년 노서동 출토품을 황오동 금귀걸이로 잘못 개칭하는 착오가 생겼다.
새 보물로 지정예고된 ‘경주 황오동 금귀걸이’. 지정 명칭을 바로잡은 ‘경주 노서동 금귀걸이’와는 다른 유물이지만, 사진에 나오는 모양이 서로 비슷해 문화재당국이 2009년 노서동 출토품을 황오동 금귀걸이로 잘못 개칭하는 착오가 생겼다.
문화재청은 또, 지정 명칭이 잘못됐다는 지적이 나왔던 신라유물인 보물 455호 ‘경주 황오동 금귀걸이’ 두 점의 명칭을 ‘경주 노서동 금귀걸이’로 바로잡고, 별도 출토품인 ‘경주 황오동 금귀걸이’는 새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명칭이 바뀐 ‘경주 노서동 금귀걸이’는 1966년 일본에서 환수된 유물로 67년 보물 지정 당시엔 ‘태환이식(굵은 고리 귀걸이)’이란 명칭만 붙고, 출토지인 노서동은 명기되지 않았다. 그뒤 유사한 형태의 경주 황오동 출토 금귀걸이 사진이 널리 퍼지면서, 2009년 문화재당국이 2009년 ‘경주 황오동 금귀걸이’란 잘못된 명칭으로 개칭하는 착오가 생겨나 바로잡아야한다는 지적이 줄곧 학계에서 제기되어 왔다.

이밖에 17세기 제주목사 이익태가 쓴 제주 최초의 인문지리지인 <지영록>과 조선시대 불상들인 경기 남양주 불암사 목조관음보살좌상, 서울 칠보사 목조석가여래좌상도 이날 보물로 지정예고됐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사진 문화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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