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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15억 낙찰된 작품 파쇄한 뱅크시 “파괴는 창작의 또다른 욕구”

등록 2018-10-07 14:39수정 2018-10-08 16:38

런던 소더비 경매서 낙찰된 ‘풍선과 소녀’
낙찰 직후 액자 장치 통해 파쇄돼
뱅크시 SNS로 파쇄기 설치 영상 공개
5일(현지시간) 저녁 런던에서 열린 소더비 경매에서 뱅크시의 ‘풍선과 소녀’가 약 15억원에 낙찰된 직후 파쇄되는 모습. 뱅크시 인스타그램 갈무리
5일(현지시간) 저녁 런던에서 열린 소더비 경매에서 뱅크시의 ‘풍선과 소녀’가 약 15억원에 낙찰된 직후 파쇄되는 모습. 뱅크시 인스타그램 갈무리

“파괴하고자 하는 욕망 역시 창조적인 욕구다” (“The urge to destroy is also a creative urge.”)

영국의 거리예술가 뱅크시(Banksy)가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5일(현지시간) 저녁 140만달러(약 15억8270만원)에 낙찰된 자신의 작품 ‘풍선과 소녀’(Girl With Balloon·2006년 작)에 파쇄기를 직접 설치했다고 밝혔다. 뱅크시는 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파괴하고자 하는 욕구도 창조적인 것”이란 파블로 피카소의 발언을 인용하며 액자에 파쇄기를 설치하는 영상을 일부 공개했다. 그는 “몇 년 전 나는 이 작품이 혹시 경매에 나갈 경우를 대비해 비밀스럽게 파쇄기를 설치했다”고 전했다.

앞서 소더비 경매에 나온 ‘풍선과 소녀’는 낙찰 직후 액자 프레임 뒤에 설치된 기계장치에 의해 캔버스 천이 잘게 찢어졌다. 해당 장치는 리모트컨트롤을 활용해 작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낙찰과 동시에 작품이 훼손되자 경매장은 충격에 휩싸였다. 소더비의 유럽 현대미술 책임자인 알렉스 브랜식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뱅크시당했다(Banksy-ed)”며 “작품이 새로운 기록을 세우는 순간, 동시에 가늘게 잘리는 경험은 우리도 처음”이라고 말했다.

작품은 손상됐지만, 뱅크시의 퍼포먼스로 해당 작품의 가치는 오히려 올라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술 팬들도 열광하는 모양새다. 뱅크시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영상은 하루새 370만명이 넘는 이가 시청했다. 이들은 “천재적이다!” “진짜 예술을 보여줘서 고맙다” “이거야말로 완전한 풍자”라는 의견을 남겼다.

뱅크시의 ‘쥐’ 도안을 따왔던 ‘G20 그림’ . <한겨레> 자료사진
뱅크시의 ‘쥐’ 도안을 따왔던 ‘G20 그림’ . <한겨레> 자료사진
스스로를 ‘예술 테러리스트’라고 부르며 신원을 감춘 채 활동해 온 뱅크시는 런던 테이트미술관, 프랑스 루브르박물관, 뉴욕의 메트로폴리탄미술관(MET) 등 유명 미술관에 자신의 작품을 기존 전시품인 마냥 몰래 걸어두는 등 대담한 행보를 보여왔다. 전 세계 도시의 거리와 벽에 기발한 그라피티를 남겨온 것으로도 유명하다. 기존 제도와 권력을 비틀어 온 그의 그림은, 한국에선 2011년 인문학연구소 ‘수유너머R’이 G20 정상회의 포스터에 ‘쥐’ 그림을 그려넣는 퍼포먼스를 기획해 널리 알려졌다. 당시 사용된 쥐 그림은 뱅크시 작품에서 영감을 얻어 도안을 따왔다.

박다해 기자 doal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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