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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태종 이방원의 형 ‘익안대군 영정’ 도난 18년만에 제자리

등록 2018-10-10 13:41수정 2018-10-11 09:23

2000년 전주이씨 종중서 도난당해
업자가 일본에 유출 뒤 재반입 출처 세탁
장물 매매 불가 소장자 설득해 회수
도난된지 18년만에 되찾은 익안대군의 영정.
도난된지 18년만에 되찾은 익안대군의 영정.
조선 태조 이성계의 셋째 아들이자 태종 이방원의 형이었던 ‘익안대군’ 이방의(1360~1404). 그의 영정이 도난돼 사라진지 18년만에 돌아왔다.

문화재청은 지난 2000년 충남 논산 전주이씨 종중 건물에서 도둑이 훔쳐갔던 ‘익안대군 영정‘(가로 82㎝×세로 168㎝·충남 문화재자료)을 지난달 되찾았다고 10일 밝혔다. 문화재청은 영정을 종중 인사들에게 돌려주는 반환식도 이날 오전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었다.

영정은 비단 바탕 위에 붉은 관복을 입은 익안대군 전신상으로 18세기에 제작됐다. 원래는 논산 연산면 화악리에 있는 전주이씨 영정각에 봉안됐던 유물이다. 문화재청 사범단속반의 조사결과 절도범은 영정을 지방의 고미술중개업자에게 넘겼고, 이 업자는 일본에 몰래 가져간 뒤 현지인에게 팔았다가 사들였다는 식으로 거래기록을 꾸며 출처를 세탁했다. 영정은 그 뒤 국내에 다시 들어왔고, 다른 업자를 거쳐 소장자한테 넘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문화재청 쪽은 “중앙정부나 지자체의 지정문화재는 민법상 선의취득 규정이 적용되지 않아 도난 사실을 모르고 사들여도 소유권을 인정받지 못한다”며 “소장자에게 매매가 불가능한 장물임을 설득해 회수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학계에서는 영정의 회화사적 가치를 높이 사는 편이다. 사실적 묘사에 초점을 맞춘 조선 후기 사대부 초상화의 전형적인 구도와 정교한 화법을 담고 있어서다. 도화서(그림 관청)의 화원 장득만이 원본을 옮겨 그린 이모본으로 추정한다. 태조의 어진(초상)이 현재까지 전해지므로 부자의 용모를 비교해 보는 것이 가능하다. 형제 사이인 정종과 태종의 용모 또한 이 작품을 통해 짐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조선 왕실 초상화의 중요한 기준자료다.

이방의는 조선 건국 이후 첫 정변인 ‘왕자의 난’에 얽힌 인물이다. 1398년 동생 방원이 첫번째 왕자의 난을 일으켜 태조 측근 정도전, 남은 등을 숙청할 때 거사를 도왔다. 이방원이 실권을 장악한 뒤에는 동생 방간과 함께 개국공신이 됐다. <조선왕조실록>의 ‘태종실록’에는 ‘성질이 온후해 화미(華美)한 짓을 일삼지 않으며…문득 취해도 시사(時事)는 말하지 않았다’는 인물평이 전한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도판 문화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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