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은 커지는데 삐걱대는 시스템
27일 네번째 분관인 청주관 개관
아시아 최대 규모 미술관으로
연말·연초 신임 관장 인선 앞두고
환골탈태할 격변의 시기 맞아
녹록잖은 현실, 쉽지 않은 개혁
학예실장-기획운영단장 투톱 구조
3개 미술관 전시기획 차별화 실패
관장 직급 높여 예산·인사권 넓히고
분관장 체제 도입으로 특성 살려야
27일 네번째 분관인 청주관 개관
아시아 최대 규모 미술관으로
연말·연초 신임 관장 인선 앞두고
환골탈태할 격변의 시기 맞아
녹록잖은 현실, 쉽지 않은 개혁
학예실장-기획운영단장 투톱 구조
3개 미술관 전시기획 차별화 실패
관장 직급 높여 예산·인사권 넓히고
분관장 체제 도입으로 특성 살려야
지난 6월28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마리 바르토메우 관장이 미술관 중기운영 혁신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 김홍희·윤범모·이용우…관장 후보 3인 ‘검열의 기억’
외압을 받아도 작가와 작품을 지켜낼 수 있을까?
국립현대미술관의 새 관장을 뽑는 공모 절차 막바지에 ‘검열 논란’이 새 변수로 따라붙었다.
지난달 말 신임 관장 최종 후보자로 확정된 김홍희 전 서울시립미술관장과 윤범모 동국대 석좌교수, 이용우 전 광주비엔날레 재단 대표이사 모두 민중미술가인 홍성담씨와 작품 검열에 얽힌 악연을 갖고 있다.
윤씨와 이씨는 2014년 광주 비엔날레 특별전 감독과 재단 대표이사로 함께 협업하며 전시를 준비했으나, 전시에 참여한 홍 작가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세월호 사건을 풍자한 대작 <세월오월>을 공개한 뒤 청와대 등의 압박으로 전시를 포기하자 이 사태를 전후해 잇따라 감독과 대표이사를 사퇴하는 곡절을 겪었다.
두 후보자의 경우 사퇴로 책임론이 어느정도 가라앉았으나 김씨의 경우엔 여전히 논란이 남아 있다. 2015년 서울시립미술관장 시절 주최한 작가 장터에 리퍼트 주한미국 대사 테러 사건과 그에 얽힌 상념을 그림과 글로 담은 홍씨의 작품을 초대작으로 출품한 것이 사달을 일으켰다. 반미 작품이란 비난이 보수언론에서 제기되자 그는 작가와 상의하지 않고 장터 전시의 총감독 홍경한씨와 함께 일방적으로 작품을 빼고 미 대사관 쪽에 유감을 표명했다. 하지만 작가에게는 지금까지 일체의 사과나 해명을 하지 않았다. 초대한 작가와 작품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점에서 기획자로서의 윤리적 태도에 흠결이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젊은 평론가 홍태림씨는 최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공공기관에서 무리를 일으키는 건 가급적 안하는 게 좋다’는 당시 김 전 관장의 언론 인터뷰 내용 등을 짚으면서 그의 발언은 미술관의 공공성을 왜곡한 것으로, 당시 관장으로서 대처가 부적절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검열 논란은 3년 전 마리 바르토메우 현재 관장의 임명 당시에도 불거졌다. 마리가 이전에 재직했던 바르셀로나 현대미술관의 전시품 검열 논란 이력이 알려지자 국내 일부 소장 미술인들이 ‘국선즈(국립현대미술관장 선임에 즈음한 미술인들의 입장)’란 모임을 꾸려 반대 퍼포먼스 등을 펼친 바 있다. 그러나, 이들은 당시에 벌어진 또다른 검열 이슈였던 서울시립미술관의 홍성담 작품 철거 사태에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아 또다른 논란을 부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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