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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무덤 안에 길이 21m 묘도…익산 쌍릉은 ‘백제 무왕릉’일까

등록 2018-12-20 11:29수정 2018-12-20 11:47

부여 능산리 왕릉급들 묘도보다 3~4배이상 길어
“무덤주인 생전에 철저히 준비한 무덤” 근거자료
쌍릉 대왕릉 석실(돌방)과 그 앞쪽으로 드러난 묘도를 공중에서 찍은 모습.
쌍릉 대왕릉 석실(돌방)과 그 앞쪽으로 드러난 묘도를 공중에서 찍은 모습.
백제 무왕(재위 600∼641)의 왕릉으로 유력한 전북 익산 쌍릉(국가사적)의 대왕릉에서 길이 21m에 이르는 무덤길(묘도)이 발견됐다.

익산시와 원광대 마한백제문화연구소는 지난 5월부터 대왕릉 주변을 발굴조사해 역대 백제 왕릉급 무덤 가운데 길이가 가장 긴 묘도를 확인했다고 20일 발표했다. 묘도란 고대 무덤의 입구에서 주검을 두는 방까지 뚫은 길을 말한다.

연구소 자료를 보면, 묘도의 최대 너비는 6m, 최대 깊이는 3m로 조사됐다. 무덤길 너비가 입구의 시작 부분이 가장 넓은 6m 내외이고 무덤방인 석실(石室) 쪽은 4m로,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좁아지는 것이 특징이다. 바닥 높이는 석실 입구가 80㎝ 정도 높게 만들어졌다.

백제 고도인 충남 부여의 능산리 고분군 왕릉급 무덤들의 경우 묘도 길이는 4∼6m 정도다. 이에 비해 대왕릉의 묘도는 3~4배 이상 길다. 최완규 연구소장은 “묘도를 통해 대왕릉에 왕이 묻힐 당시 장례의식이 얼마나 성대하고 엄숙하게 치러졌는지를 공간적으로 짐작할 수 있다”라며 “무덤의 격이 월등히 높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자료”라고 말했다.

연구소 쪽은 대왕릉 무덤주인이 살아있을 당시 석실을 미리 축조하려고 틔웠다가 그의 사후 메운 것으로 추정되는 또다른 묘도의 흔적도 발견했다. 이는 대왕릉에서 드러난 묘도가 석실을 먼저 만들고 일정한 시간이 지난 뒤 만들어졌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대왕릉이 무덤 주인이 살아있을 때 철저히 준비된 수릉(壽陵)일 가능성을 제시하는 근거라는 것이다. 최 소장은 “새로 확인된 백제 최장 길이의 묘도는 여러 정황들을 감안할 때 대왕릉의 주인이 무왕임을 거의 확실하게 뒷받침하는 고고학적 증거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정면에서 바라본 대왕릉 석실과 그 앞 묘도 부분.
정면에서 바라본 대왕릉 석실과 그 앞 묘도 부분.
익산 쌍릉의 대왕릉을 공중에서 내려다본 풍경.
익산 쌍릉의 대왕릉을 공중에서 내려다본 풍경.
7세기초 백제 말기의 왕릉급 무덤인 쌍릉은 익산 오금산 줄기가 끝나는 남서쪽 능선에 서로 떨어져 자리잡은 대왕릉과 소왕릉을 일컫는다. 각각 향가 <서동요>에 등장하는 백제 무왕과 신라 선화공주의 무덤이란 전설이 전해져 온다. 두 무덤 가운데 대왕릉은 일제강점기인 1917년 식민사학자 야쓰이 세이이쓰가 조사한 이래 100년 만인 지난해부터 재발굴조사가 시작됐다. 1차 조사결과 지난 4월 백제 말기의 전형적인 굴식돌방 무덤 얼개가 드러났으며, 무덤방 내부에서는 무덤주인의 것으로 추정되는 인골이 발견됐다. 그뒤 국립문화재연구소가 인골을 분석한 끝에 전설에 구전된대로 백제 무왕일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을 발표해 관심을 모은 바 있다. 원광대마한백제문화연구소는 내년 상반기 중으로 쌍릉의 소왕릉 발굴조사도 시작할 계획이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사진 원광대 마한백제문화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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