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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스타들의 드레스 개성이 없다

등록 2005-12-14 16:51수정 2005-12-17 02:02

배우 김선아씨.
배우 김선아씨.
서은영의트렌드와놀기
충격적이어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래미 어워드에서 가수 셰어가 입고 나온 인어 드레스는 놀라웠다.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망사 드레스에 가슴에는 작은 조가비 장식밖에 없었다. 초록색으로 물들인 머리를 풀어 헤치고 나타난 그는 오랫동안 사람들의 입방아에 올랐다. 그 파격적인 모습을 보고 어떤 이는 비웃었지만 개성을 살려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려고 항상 노력하는 그에게 감탄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적어도 셰어는 무엇을 보여주고 싶은지 확실히 알고 대중 앞에서 자신을 가꿀 줄 아는 사람이다.

사실 국내에 드레스 문화가 자리 잡은 건 얼마 안 된 일이다. 셰어 만큼은 아니어도 김혜수의 파격적인 드레스가 한몫했다고 볼 수 있다. 2003년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그가 입었던 속이 훤하게 들여다보이는 망사 드레스는 많은 화제를 낳았다. 잎사귀 같은 자수로 가슴 선을 아주 교묘하게 가려주며 나타났기 때문이다. 어디 그뿐인가. 짧다 못해 아슬아슬하기까지 했던 저지 드레스, 반짝거리는 스팽글로 장식된 파란색 드레스는 그의 가슴을 덮기엔 작은 듯이 보였다. 최선을 다해 자신을 보여주고 어떤 드레스를 입건 확실한 컨셉을 느낄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그를 칭찬하고 싶다.

요즘엔 배우나 가수들이 시상식장에 평상복 차림 비슷하게 입고 나타나는 일은 거의 볼 수 없게 됐다. 그래도 부산국제영화제를 시작으로 청룡 영화제, 대한민국영화대상 등 시상식장의 레드 카펫을 밟는 배우나 가수들을 보며 아직까지 자신의 개성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아쉬웠다. 드레스를 입었으면 머리 스타일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섹시한 모습이냐, 복고적인 모습이냐에 따라 머리 스타일도 바뀌어야 전체적으로 조화를 이룰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수애는 이번에 단아하면서도 1960년대 할리우드 여배우 같은 느낌을 주었다. 특별히 세련되진 않았지만 기본 정석을 충실히 보여주었다. 그러나 몇몇 여배우는 드레스에 검정 스타킹도 아니고, 타이즈를 신어 답답하게 만들거나, 드레스와는 너무나도 어울리지 않는 보석을 한 개도 아니고 여러 개를 하고 나타나 어색한 모습을 보여 주었다. 여성들에 비해 남성들은 아직까지도 시상식 같은 큰 행사에 지켜야 할 예의를 모르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도 좋아하는 황정민은 안타깝게도 너무 평상복 같은 재킷을 입고 시상식장에 나타나기도 했다.

자신과 어울리지도 않는 드레스를 억지로 입으라고 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부를 과시하며 사치를 하라는 것 또한 아니다. 패션은 자신을 나타내는 방법과 동시에 예절의 기본이기도 하다.

서은영/스타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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