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육상궁 경내 전각과 마당의 모습. 영조의 생모 숙빈 최씨와 경종의 생모 희빈 장씨 등 임금을 낳은 후궁 7분의 신위를 봉안한 사당으로, 세간에서는 흔히 ‘칠궁’으로 부른다. 문화재청 제공
대한민국 권력의 핵심인 서울 청와대 바로 곁에는 특별한 왕실 사당이 있다. 조선시대 임금이나 훗날 임금으로 받들어진 이들을 낳은 후궁 7분의 신위를 봉안한 곳으로, 세간에서 ‘칠궁’이라고 불러온 서울 육상궁(국가사적)이다. 올초까지 청와대 특별 관람객들만 들어갔고, 지난 6월부터 주중·주말 시간을 정해 제한관람을 허용해왔는데, 내년부터 관람 회수와 관람 시간이 더 늘어나게 된다.
서울 육상궁 사당 내부다. 왼쪽이 영조의 후궁으로 효장세자를 낳은 정빈 이씨의 신위를 봉안한 곳이고 오른쪽은 영조를 낳은 숙빈 최씨의 신위를 봉안한 곳이다.
문화재청은 새해 1월 1일부터 시간제 자유관람으로 육상궁을 확대 개방하기로 했다고 27일 밝혔다. 이에 따라 궁궐이 쉬는 날인 일ㆍ월요일을 뺀 화~토요일 매일 7차례(오전 9시 20분ㆍ10시 20분ㆍ11시 20분, 오후 1시 20분ㆍ2시 20분ㆍ3시 20분ㆍ4시 20분) 사당의 문을 열게 된다. 관람시간은 기존 30분에서 50분으로 늘어난다. 입장하면 해설사 안내로 외삼문, 재실, 육상궁, 냉천정, 대빈궁, 수복방을 살펴본 뒤 자유롭게 경내를 돌아볼 수 있다. 관람인원은 회당 100명으로 제한되며 관람료는 없다. 10명 이상 단체 입장객들은 입장일 엿새 전까지 경복궁 누리집(www.royalpalace.go.kr)에서 사전 관람 예약을 할 수 있다. 개인은 청와대 앞 무궁화동산에서 현장접수(매회 50명 제한)한 뒤 관람하게 된다. 누리집을 방문하거나 전화(02-3700-3900~1)로 문의하면 상세한 내용을 안내받을 수 있다. 육상궁은 영조 임금이 즉위 원년인 1724년 자신의 생모인 숙빈 최씨를 위해 세운 사당이었다. 처음엔 ‘숙빈묘’로 불렀다가 1753년 육상궁으로 바뀌었다. 고종 19년(1882) 화재로 불타 이듬해 중건했다. 1908년 경종 생모인 희빈 장씨의 대빈궁, 사도세자 생모인 영빈 이씨의 선희궁 등 흩어진 다른 후궁 6분의 사당을 모으면서 숙빈 최씨 사당과 합쳐 ‘칠궁’이란 세칭으로 불리게 됐다. 서울 육상궁은 일곱 후궁의 사당을 통틀어 부르는 국가사적의 공식명칭이다. 글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사진 문화재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