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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누구나 만져봤을 멜로디언, 누구도 상상못한 폭풍연주

등록 2019-01-30 05:01수정 2019-01-30 08:00

‘멜로디카 멘’ 내달 첫 내한공연

SNS 스타 된 멜로디카 듀오
대관령겨울음악제 무대 올라

봄의 제전부터 슈퍼마리오까지
클래식·게임음악 등 장르 불문
연주 의상·배경도 관객 취향 맞춰

“고급스럽고 풍부한 질감의 소리
클래식 오케스트라 곡에서 진가 발휘
이 악기로 음악교육 바꾸고 싶어요”
퀸의 ‘보헤미안 랩소디’를 연주하는 멜로디카 멘. 유튜브 갈무리.
퀸의 ‘보헤미안 랩소디’를 연주하는 멜로디카 멘. 유튜브 갈무리.
장난인가 싶은데 진지하다. 보고 있으면 웃긴데 연주실력은 우습지 않다. <스타워즈>의 다스베이더, <호두까기인형>의 장난감 병정, 퀸의 프레디 머큐리 등으로 분장한 채 멜로디언을 연주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스타가 된 두 남자 이야기다. 팀 이름은 ‘멜로디카 멘’(Melodica Men). 페이스북 구독자 26만명, 유튜브 구독자 21만명을 거느린 이들의 연주실력은 한마디로 ‘기가 막힌다’. 스트라빈스키 ‘봄의 제전’ 같은 클래식, ‘보헤미안 랩소디’ 등 대중음악, <슈퍼마리오>류의 게임 음악까지 멜로디언 두 대면 못 하는 연주가 없다. 멜로디카 멘이 오는 2월 대관령겨울음악제에서 첫 내한공연을 연다. 공연에 앞서 이들과 전자우편으로 이야기를 나눴다.

우리에겐 ‘멜로디언’이라는 이름이 익숙하지만 이들이 연주하는 악기의 본래 이름은 멜로디카다. 멜로디언은 상표 이름인데, 지금은 보통명사처럼 쓰인다. 멜로디카 멘은 미국 피바디음악대학교에서 만나 친구가 된 트리스탄 클라크와 조 부오노로 이뤄졌다. 클라크는 잭슨빌 심포니 트럼펫 수석단원이고, 부오노는 음악교사이자 작곡가로 활동하고 있다. 두 사람이 멜로디카 멘을 결성한 건 2016년 5월이다. 부오노가 우연히 할아버지 소파 밑에서 발견한 오래된 멜로디카에 푹 빠져 연주하다 클라크에게 악기를 소개하면서 팀이 만들어졌다. 두 사람은 “멜로디카를 함께 연주했을 때가 음악을 연주했던 모든 순간 중에 가장 재밌었다”고 말했다.

게임 <슈퍼마리오> 테마곡을 연주하는 멜로디카 멘. 유튜브 갈무리
게임 <슈퍼마리오> 테마곡을 연주하는 멜로디카 멘. 유튜브 갈무리
팀 결성 후 함께 연주한 영상을 에스엔에스에 올렸는데 처음 3개월간은 관심을 끌지 못했다. 유명세를 얻은 건 2년 전 올린 90초짜리 ‘3대의 멜로디카를 위한 봄의 제전’ 영상이었다. 멜로디카만으로 오케스트라를 압도할 만큼의 풍성한 화음과 기교를 쌓아올리는 것을 본 누리꾼들은 “믿을 수 없다” “음대에 멜로디카 강의가 있는 거냐”며 댓글을 줄줄이 달았다. 하루 만에 150만회가 넘는 조회수를 달성해 자신감을 얻게 된 이들은 그 뒤로 쇼스타코비치, 차이콥스키 등이 작곡한 유명 클래식 오케스트라 곡을 편곡해 올리기 시작했다. 동영상마다 조회수가 100만회 이상 나오자 연주곡의 범위를 넓혔다. <슈퍼마리오> <젤다의 전설> 같은 게임 음악이나 <스타워즈> <캐리비안의 해적> 등 영화 음악까지 레퍼토리가 다양해졌다.

“우리의 특별함은 특히 클래식 오케스트라 곡을 연주할 때 발휘되는 것 같아요. 멜로디카만으로 아주 고급스럽고 풍부한 질감의 사운드를 만들어내죠. 유명해지고 나서는 잘 알려진 영화와 비디오게임 음악을 연주해 관객들을 더 늘려왔어요.”

멜로디카 멘의 트리스탄 클라크(왼쪽)와 조 부오노. 대관령겨울음악제 제공
멜로디카 멘의 트리스탄 클라크(왼쪽)와 조 부오노. 대관령겨울음악제 제공
이제는 온라인 밖으로도 나와 직접 관객들을 만난다. 미국 <엔비시>(NBC)의 <아메리카 갓 탤런트> 등 방송 출연으로 대중적인 인기를 끈 이들은 잭슨빌 심포니, 애틀랜타 심포니, 웨스트 버지니아 심포니 등과 협연하고 단독콘서트도 열고 있다.

멜로디카는 재주 많은 악기지만 연주가 어려운 곡도 있다. 랩음악이다. “멜로디카는 음정의 높낮이를 이용해 연주하는데 단어를 쏟아내는 랩음악은 그렇게 많은 음정이 있지 않아 연주할 수가 없어요.”

연주곡을 선정할 때 고려하는 것은 음악이 얼마나 잘 알려져 있고 대중에게 사랑을 받고 있느냐다. 곡을 고르면 음악을 잘 전달해 줄 의상이나 배경도 신경 쓴다. “가장 재밌게 보이는 것을 찾으려고 노력해요. 색감이 다채롭고 강렬하거나 관객들의 주의를 집중시킬 만한 것들을 찾아내는 게 즐거워요. 멜로디카로 사람들을 아주 기분 좋게 해주는 거죠.”

두 사람은 멜로디카를 초등학생 음악교육용 도구로 소개하는데도 열심이다. “멜로디카는 한국과 일본에서 이미 어린아이들을 위한 초기 음악교육 악기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미국이 그 움직임에 동참하는 것을 보고 싶어요. 미국 선생님들은 리코더를 사용하는데 음악성과 즐거움 측면에서 멜로디카를 따라오기 어려운 것 같아요. 우리는 이 악기의 매력을 미국에 있는 모든 사람과 나누고 싶고 또 음악교육을 바꾸고 싶어요.”

사람들과 즐거움을 공유하는 데 그치지 않고 미래 세대의 음악교육까지 고민하는 멜로디카 멘의 첫 한국 공연은 2월10일 강원도 강릉아트센터에서 펼쳐진다. 공연 프로그램은 당일 현장에서 공개된다. 공연 구성을 귀띔해 달라는 요청에 멜로디카 멘은 “평소 공연과 비슷하나 한국 관객들의 마음을 울릴 추가곡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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