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미술기관인 국립현대미술관의 새 수장으로 윤범모(68) 동국대 석좌교수가 낙점됐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31일 윤범모 교수가 신임 관장으로 최종 확정됐으며, 2월1일 도종환 장관이 문체부 서울사무소에서 그에게 임명장을 줄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립현대미술관 사상 최초의 외국인 수장이었던 바르토메우 마리 전 관장은 지난달 13일 3년 임기를 마치고 퇴임해 미술관 관장 자리는 연말부터 현재까지 한달 넘게 공백 상태가 이어져왔다.
윤 신임 관장은 미술계에서 한국 근대미술의 거장들을 발굴, 조명한 근대미술사학자이자 평론가·기획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80년대 현실참여미술인 동인인 ‘현실과 발언’의 창립 멤버로서 진보진영의 미술사가·평론가로 두각을 드러냈다. 30여년간 다수의 근대미술사 연구저작들을 펴냈으며, 한국 근대 거장들과 북한 미술과 관련한 리얼리즘 관련 전시들을 주로 기획해왔다. 1995년 광주 비엔날레 창립 당시 특별전 기획자와 2014년 광주비엔날레 특별전 전시감독을 맡았으며 가천대 교수와 경주엑스포 전시총감독, 창원조각비엔날레 총감독, 한국큐레이터협회 초대 회장, 한국근현대미술사학회장 등을 역임했다.
새 관장 공모는 마리 전 관장의 연임 불가가 확정된 뒤인 지난해 10월 시작됐다. 지난해 11월말 윤 신임 관장과 김홍희(71) 백남준문화재단 이사장, 이용우(67) 전 광주비엔날레재단 대표이사가 최종 임용 후보자로 선정된 바 있다. 세 후보는 연말과 연초 인사혁신처가 주관하는 역량평가와 신원조회 등을 거쳤으며, 도종환 장관은 이를 토대로 윤 신임 관장을 임명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지난해 12월 수장품보존센터인 청주관 개관으로 서울관, 과천관, 덕수궁관, 청주관을 거느린 4관 체제를 갖추면서 아시아 최대 규모의 미술관으로 덩치가 커졌다. 미술계에서는 커진 미술관 규모에 걸맞게 관장 직급의 차관급 격상과 예산·인사 권한 확대, 분관장 신설, 계약직 학예사 직제의 정규직 전환, 내부 시스템 개혁 등을 주문해왔다. 초미의 현안으로 떠오른 미술관 개혁 과제를 놓고 윤 신임 관장이 어떤 대안과 실천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노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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