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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인도네시아 작가들이 세계서 으뜸가는 현대미술제 사령탑에 올랐다

등록 2019-02-25 01:15

세계 최고권위 카셀 도큐멘타
작가 컬렉티브 ‘루앙루파’ 선정
자카르타서 작가 10명이 결성
카셀이 선택한 첫 아시아 감독
개인 아닌 집단 선정도 처음
광주비엔날레 수차례 참가 인연
2022년 열리는 독일 ‘카셀 도큐멘타15’의 차기 전시 총감독에 선임된 인도네시아 작가 컬렉티브 ‘루앙루파’.
2022년 열리는 독일 ‘카셀 도큐멘타15’의 차기 전시 총감독에 선임된 인도네시아 작가 컬렉티브 ‘루앙루파’.
세계 최고 권위를 지닌 서구 현대미술제의 사령탑을 사상처음 아시아미술가들이 차지했다. 1955년 창설 이래 독일 카셀에서 5년마다 열어온 ‘카셀도쿠멘타’의 2022년 전시총감독(디렉터) 자리다. 카셀도쿠멘타 디렉터 선정위원회는 지난 22일 현지에서 회견을 열어 인도네시아 작가 10명의 컬렉티브 모임 ‘루앙루파’를 새 전시감독에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루앙루파는 2000년 자카르타에서 결성된 뒤 서구, 아시아 등에서 활동해온 인도네시아의 현대미술가 그룹이다. 2016~2018년 광주비엔날레를 비롯해 이스탄불·싱가포르 비엔날레 등 다양한 국제 시각예술 행사에 참가했다. 2016년에는 네덜란드 현대미술전 ‘선스비크’를 기획하기도 했다.

현대미술의 변두리로 여겨졌던 인도네시아에서 아시아 최초의 다큐멘타 감독을 배출한 것은 놀라운 이변으로 받아들여진다. 또, 총감독 1명의 전통을 깨고, 10명 작가들의 집단지성으로 전시를 꾸리게 된 것도 역대 처음 있는 사건이다. 카셀 도큐멘타는 1955년 창설 이래 1990년대까지 서구의 백인 남성 기획자를 1인 감독으로 계속 선임하면서 서구미술 중심주의를 고수해오다 2002년 아프리카 출신 기획자 오쿠이 엔위저를 감독으로 선임하면서 제3세계권으로 시야를 확장했다. 1인 기획 체제를 깬 루앙루파의 선임은 오쿠이 이래 가장 도드라진 전시틀 혁신을 꾀하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아트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선정위원회는 성명서에서 “루앙루파의 기획자적 접근방식은 지역 공동체에 기반한 미술 단체들의 국제 네트워크를 통해 알려지면서 다양한 공동체들 사이에 호소력을 보여주었다”고 선정 배경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컬렉티브 멤버 파리드 라쿤과 아데 다마완은 회견장에 나와 “다큐멘타가 전쟁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1955년 출범했듯이 15회를 맞는 차기 다큐멘타가 식민지배, 자본주의, 가부장주의에서 비롯된 오늘날의 상처에 초점을 맞추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세계에 대한 또다른 전망을 지금 시대의 사람들이 가질 수 있도록 해주는 여러 (시각적) 모델들에 바탕한 협력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라고 포부를 털어놓았다. 루앙루파는 국내 미술계와도 친숙하다. 지난해 3월 서울 아트선재센터에서 ‘시민을 위한 노래’전을 열어 가상의 인디밴드를 꾸리고 그들의 음악으로 70년대 인도네시아 정치사를 드러내는 실험적 형식을 선보였다. 광주비엔날레와는, 지난해 9~11월 본전시 주제전에서 관객 참여워크숍을 펼쳤고, 2016년 전시 때는 그룹 멤버중 한명이 국내 이주노동자에 대한 온라인영상공유 플랫폼을 출품하는 등 여러차례 인연을 맺었다.

카셀 도큐멘타는 1955년 현지 기획자 아르놀트 보데의 주도로 출범했다. 애초 추상미술 등을 퇴폐미술로 탄압한 나치 정권의 만행에 대한 성찰 차원에서 ‘모던아트를 기록한다’는 의미를 내건 행사로 시작했으나, 2017년까지 17차례 전시를 열면서 시대를 진단하고 비판하는 세계 현대미술의 최전선을 보여주는 최고 수준의 미술제로 위상이 격상됐다. ‘100일 동안의 미술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현대미술전’ 등의 별명을 갖고있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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