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반독과점 영화인대책위원회 기자회견에서 영화인들이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의 지명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26일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영화인들을 중심으로 박 후보자에 대한 부정적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박 후보자가 현재 영화계의 가장 뜨거운 쟁점인 독과점 문제 해소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개각 발표 직전부터 박 후보자를 반대해온 반독과점 영화인대책위원회는 1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씨제이이엔엠(CJ ENM)은 배급과 상영을 겸하며 문화 다양성을 파괴하고 질서를 왜곡해왔다. 그런 씨제이의 사외이사를 한 사람이 장관이 된다는 것은 심각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또 “박 후보자는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씨제이로부터 모두 2억4400만원을 받았다. 32차례 이사회에 참석해 전부 찬성표를 던지며 회사의 활동을 견제해본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참여정부 시절인 2006~2008년 문화관광부(문체부 전신) 차관을 지낸 박 후보자는 2014년 3월부터 씨제이 사외이사로 활동해오다 지난 8일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고 나흘 뒤인 12일 사임했다.
박 후보자가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한국영화산업전략센터가 대기업의 영화 배급-상영 분리 등을 반대해온 것도 박 후보자를 반대하는 이유다. 배장수 반독과점 영대위 대변인은 “관료 출신의 이력을 바탕으로 대기업 사외이사로 가면서 업체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은 물론 영화계가 숙원사업으로 생각하는 (스크린) 독과점 해소에 대해 어떠한 목소리도 내지 않고 거수기의 역할만 했다”고 말했다.
박 후보자 쪽은 이날 “학계나 영화 관련 업계에서 영화의 다양성 확보를 위해 개봉 영화 최소 상영일 보장 등 영화산업 전반에 대한 공정하고 합리적인 정책을 만들려고 노력해왔다”며 “다만 반독과점 영대위에서 우려하는 상황을 잘 알고 있고, 영화 창작과 배급, 유통 등 영화산업을 최우선으로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사외이사 문제 등 나머지는 청문회에서 충분히 밝힐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미영 유선희 기자
instyl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