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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장편 ‘언젠가 내가 돌아오면…’ 펴낸 소설가 전경린씨

등록 2005-12-19 18:32수정 2005-12-20 00:52

새 장편 ‘언젠가 내가 돌아오면…’ 펴낸 소설가 전경린씨
새 장편 ‘언젠가 내가 돌아오면…’ 펴낸 소설가 전경린씨
“집착도 의무도 없는 ‘열린 사랑’ 이야기”
소설가 전경린(43)씨가 새 장편소설 〈언젠가 내가 돌아오면…〉(이룸)을 내놓았다. 전작 〈황진이〉에 이후 1년 4개월여 만이다. 〈언젠가 내가 돌아오면…〉은 기왕의 전경린 소설들과 마찬가지로 제도 밖의 사랑, 이른바 ‘불륜’과 그를 향한 열정을 다루고 있다. 그렇지만 그 열정은 예전처럼 자기 파괴적일 정도로 소모적인 것이 아니라 너그럽고 따뜻하며 편안하게 현실과 몸을 섞는 성질의 것이다. 작가의 관심은 이제 열정 그 자체라기보다는 그것이 생의 진실과 만나는 지점에 가 닿아 있다.

“현실에서 진실은 끊임없이 유보되고 단념되고 있습니다. 개개인의 생애가 진실에서 진실로 이어지는 생의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가 아닌가가 제 관심사였어요.”

소설 주인공 혜규는 얼굴의 푸른 점 때문에 위축되고 소극적인 성격을 지니게 된 여자다. 첫사랑 인채와 결혼할 예정이었으나 사촌 예경의 악의적인 훼방 때문에 결혼식을 2주 앞두고 파혼하고 만다. 자살을 기도했다가 깨어난 혜규는 그 길로 고향을 떠나 서울에서 지내다가 7년 만에 문득 고향 소읍으로 돌아온다.

“예경은 불우한 환경에서 성장했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과 사회를 향해 분노와 악의를 지니게 된 인물입니다. 분명 ‘나쁜 사람’이지만, 그들의 악이란 우리가 만들어 놓은 냉담과 불공정, 사랑 없음에서 비롯된 게 아닌가 생각해요. 악의 정체가 불행에서 오는 것이라면 그 책임은 우리에게 있는 게 아닐까요.”

서울에서 혜규는 유부남 형주를 만나 사랑을 한다. 가장으로서 20년 남짓을 살아 온 형주는 자식들이 성장해서 분가하듯이 그 동안의 삶에서 분가해 나가고 싶어하는 남자. 그런 형주를 혜규는 조건 없이 사랑한다. 굳이 결혼을 염두에 두지도 않고 어떤 식으로든 남자를 독점하고자 하지도 않는다. 집착과 의무에서 자유로운 ‘열린’ 사랑. 이런 방식의 사랑을 통해 혜규는 지난 시절의 상처를 씻고 온전한 자기를 되찾을 수 있게 된다. 아니, 본래의 자기에게로 돌아갈 수 있게 된다.

“삶이란 결국 떠나는 것이 아닐까요. 이곳에서 저곳으로, 자신에게서, 또 타인에게서, 떠나고 또 떠나는 게 삶인 것 같아요. 그렇게 떠나간 무수한 ‘나’들을 한데 불러모아 온전한 나로서 일치를 이루기를 꿈꾸는 게 우리네 삶의 실상이죠. 이 소설은 그렇게 자기로부터 떠나가고 또 돌아오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작가는 지난 7월부터 9월 초까지 독일 외무성 초청으로 뮌스터 근처 예술인촌 쇼핑엔에 머무르면서 소설의 초고를 썼다. 여행도 거의 안 하고, 자전거 타고 주변을 둘러보거나 음식을 만들어 먹으면서 글에만 매달렸다. “독일에서 글을 쓰는 게 어쩐지 편안하고 수월했다”고 작가는 말했다.

최재봉 문학전문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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