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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발끝 펴기 어려워요?…그게 발레의 시~작~

등록 2019-04-17 19:31수정 2019-04-18 08:36

천만배우 진선규, 발레 연기 도전
창작가무극 ‘나빌레라’ 노인 역할
생전 처음하는 동작에 맹연습 중
“운 좋게 흥행배우…초심 다잡으려
늦게라도 꿈 향하는 얘기에 공감”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예술단 연습실에서 열린 가무극 <나빌레라>의 공개연습에서 덕출 역의 진선규가 발레를 선보이고 있다. 서울예술단 제공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예술단 연습실에서 열린 가무극 <나빌레라>의 공개연습에서 덕출 역의 진선규가 발레를 선보이고 있다. 서울예술단 제공
매섭게 눈이 빛나던 조선족 ‘위성락’(영화 <범죄도시>), 앞치마를 두르고 닭튀김을 하던 ‘마 형사’(<극한직업>)는 눈앞에 없었다. 오자로 벌어진 다리와 살짝 구부러진 허리, 아래턱을 살며시 내민 70대 노인이 된 배우 진선규(42)가 미소를 띠며 대사를 뱉었다. “심, 덕‘덕’자에, 날‘출’자입니다, 심덕출.”

‘천만배우’ 진선규가 다음달 1일 개막하는 서울예술단의 창작가무극 <나빌레라>에 출연한다. 웹툰 <은밀하게 위대하게>를 그린 최종훈(HUN) 작가의 동명 웹툰이 원작이다. 진선규는 치매로 기억을 잃어버리기 전 어린 시절 꿈꿨던 발레를 하는 일흔 살 덕출 역을 맡았다. <나빌레라>는 발레를 뒤늦게 시작한 덕출과 방황하는 20대 발레리노 채록이 만나 서로 교감하며 성장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진선규는 이번 작품을 위해 생애 처음 발레를 배웠다.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예술단 연습실에서 이뤄진 공개연습에서 진선규는 바에 기대어 서고도 다리가 후들거려 한 다리로 곧게 서기도 힘든 덕출을 연기하며 노래를 불렀다. “의지하지 않고 혼자 바로 서기, 그게 바로 발레의 시~작~”이라며 행복한 표정으로 춤을 추던 그는 무대를 가로질러 뛰는 점프 동작도 선보였다. 어차피 발레를 이제 시작한 노인의 연기이므로 전문 무용수의 완벽한 자태 따위는 나올 리 없다. 진선규는 “3월 초부터 안무가에게 개인레슨을 받고 있는데 어렵다. 발끝을 펴기도 어렵고 스트레칭 동작도 다 안 됐는데 최대한 열심히 배우고 있다”며 “이 상태로 올라가면 바로 덕출의 상태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웃었다.

<나빌레라>에서 발레를 뒤늦게 배우는 노인 심덕출로 나오는 진선규(오른쪽)와 20대 발레리노 채록을 맡은 강상준. 서울예술단 제공
<나빌레라>에서 발레를 뒤늦게 배우는 노인 심덕출로 나오는 진선규(오른쪽)와 20대 발레리노 채록을 맡은 강상준. 서울예술단 제공

본래 그의 전공은 연극이었다. 춤은 물론 노래도 부담이다. <나빌레라>에 나오는 23곡 중 그가 소화해야 할 솔로 파트만 4∼5곡이다. 이날 취재진 앞에서 떨렸는지 박자를 조금 놓치기도 했던 그는 “연습 중이라 잘 못 맞췄는데 공연 날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며 머쓱해한 뒤 “웹툰을 보고 제가 받은 감동 그대로를 보여드리고 싶다”고 했다.

“운 좋게 흥행배우가 되었고, 좋은 시나리오가 쌓이는 상황에서 휩쓸려가지 않기 위해 <나빌레라>를 선택했다”는 그는 “웹툰을 보며 초심을 다잡았다. 늦게나마 꿈을 향해 가는 할아버지의 이야기가 공감됐고 그 진심을 전하고 싶다”고도 말했다.

서재형 연출은 진선규를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꿈과 열정에 관한 작품이고 그걸 보여줄 수 있는 배우 중에서 몸(춤)과 노래가 되는 사람을 찾았다. 발끝도 생각보다 잘 펴지고 있다”며 웃었다. “발레는 가슴에서 시작해 발끝까지 전달돼야 하는 춤이더라”는 진선규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는 <나빌레라>는 새달 1~12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씨제이(CJ)토월극장에서 공연한다. 1544-1555.

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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