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어도 먹어도 줄지 않는 죽최숙희 글·그림/책읽는곰·1만3000원
혹시 어려운 상황에 놓인 친구에게 나눔의 손길을 내밀려다 숫기가 없어 그 마음을 행동으로 옮기지 못한 적이 있나요? 그렇다면 지금부터 저 ‘두루’와 단짝 친구 ‘쪼르’의 기적 같은 나눔 이야기에 귀를 한번 기울여 보세요.
‘나눔은 용기가 필요해요.’
달콤한 냄새에 이끌려 들어간 숲길. 흐드러지게 열린 산딸기가 푸른 숲을 군데군데 붉게 물들이고 있었어요. “쪼르야, 이 산딸기로 큰 솥 가득 잼을 만들자.” “두루야, 그런데 이 많은 잼을 다 어쩌려고?” 걱정스레 묻는 쪼르에게 말했어요. “다 같이 나눠 먹으면 되지, 뭐.” 우리에겐 남아도는 잼이지만 이웃에겐 필요한 선물이 될 거예요. 여러분이 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용기를 내어 가까운 사람에게 나눔을 실천해 보세요.
‘나눔은 모두를 기쁘게 해줘요.’
돼지 아줌마가 열두 쌍둥이를 낳았다는 기쁜 소식이 들려왔어요. 저는 아끼던 외투의 털실을 풀어 열두 쌍둥이 목도리를 떠 줬어요. 선물을 받은 아기 돼지들이 기뻐했고, 이를 바라보는 돼지 아줌마도 흐뭇해 했어요. 제가 가진 물건을 더 필요로 하는 이들과 나누고, 그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덩달아 저도 기분이 좋아졌어요. 나눔은 받는 사람에게도, 주는 사람에게도 기쁨을 선물해 줘요.
‘나눔은 전염성이 강해요.’
그늘진 숲에서 만난 산양 할머니는 전날부터 아무것도 먹지 못해 기운이 없어 보였어요. “할머니, 먹어도 먹어도 줄지 않는 죽을 끓여요.” 커다란 솥에 물을 붓고 아궁이에 불을 지피자 할머니를 돕겠다며 개미들이 쌀을 한 톨씩 날라 왔어요. 개미들의 나눔 소식이 마을에 퍼지자 동물 친구들이 양파에 당근까지 집에 있던 음식 재료들을 들고 끊임없이 솥으로 모여들었어요. 먹어도 먹어도 줄지 않는 마법의 죽에는 나눔 한 숟갈의 비법이 들어 있어요. 3살 이상.
김정필 기자
fermata@hani.co.kr, 그림 책읽는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