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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봉준호 누구? 장르적 쾌감, 사회적 메시지 ‘봉테일’로 통하다

등록 2019-05-26 14:16수정 2019-05-26 15:12

[봉준호의 작품세계]
‘플란다스의 개’로 첫 장편 데뷔
‘살인의 추억’으로 스타 감독 반열
‘괴물’ 1300만 돌파, 반전·파격의 ‘마더’
‘설국열차’에선 글로벌 감각 드러내
7번째 장편 ‘기생충’으로 황금종려상
<옥자> 연출 현장의 봉준호 감독. 뉴 제공
<옥자> 연출 현장의 봉준호 감독. 뉴 제공
“12살 나이에 영화감독이 되기로 마음먹은 소심한 영화광”에서 세계 최고 권위의 칸 황금종려상 트로피를 안기까지, 봉준호 감독을 만든 건 작품성과 대중성을 조화할 줄 아는 탁월한 감각이다. 그는 보편적 재미를 갖춘 장르 영화의 틀 안에 자신만의 색깔과 사회를 향한 날카로운 시선을 담아내며 대중과 평단 모두를 사로잡았다. ‘봉테일’(봉준호+디테일)이라는 별명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배우들의 대사와 동작, 세트, 소품 하나하나에 나름의 의미를 담는 섬세한 연출도 특징이다.

봉 감독은 1969년 2남 2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아버지는 한국 1세대 그래픽 디자이너 봉상균씨고, 어머니는 소설가 구보 박태원의 딸 박소영씨다. 예술가의 피를 물려받은 그는 어린 시절부터 영화 잡지와 비디오를 보며 영화감독을 꿈꿨다. 연세대 사회학과 재학 시절 친구들과 영화 동아리를 만들고 첫 단편영화 <백색인>을 찍었다. 대학 졸업 뒤 한국영화아카데미에서 본격적으로 영화를 공부하고 찍은 단편 <지리멸렬>과 <프레임 속의 기억들>이 해외영화제에 초청되며 기대주로 떠올랐다.

봉준호 감독의 이름을 널린 알린 영화 <살인의 추억>의 한 장면. 싸이더스 제공
봉준호 감독의 이름을 널린 알린 영화 <살인의 추억>의 한 장면. 싸이더스 제공
그는 장편 데뷔작 <플란다스의 개>(2000)로 충무로에 신고식을 치렀다. 이성재·배두나 주연의 블랙코미디로, 개봉 당시 흥행에선 참패했으나 홍콩영화제 국제영화비평가상과 뮌헨영화제 신인 감독상을 받는 등 해외영화제와 평단의 주목을 받았다. 봉준호라는 이름 석 자를 제대로 알린 건 두번째 장편영화 <살인의 추억>(2003)이다. 화성 연쇄살인사건을 다룬 연극 <날 보러 와요>를 보고 영화화했는데, 배우 송강호와 첫 인연을 맺은 작품이기도 하다. 스릴러의 긴장감과 재미에다 1980년대 한국 사회의 부조리를 꼬집는 풍자를 녹여내, 전국 525만 관객을 모으며 흥행에 성공했을 뿐 아니라 평단에서도 호평일색이었다. 지금도 한국영화 걸작을 꼽을 때면 늘 열 손가락 안에 든다.

봉준호 감독 작품 중 가장 많은 1301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괴물>의 한 장면. 쇼박스 제공
봉준호 감독 작품 중 가장 많은 1301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괴물>의 한 장면. 쇼박스 제공
2006년 개봉한 <괴물>은 한국형 블록버스터 탄생을 알렸다. 고등학생 시절 한강에서 괴물을 봤다는 ‘믿거나 말거나’ 식 경험담에서 출발한 영화는 괴물과 맞서 싸우는 가족 이야기를 통해 우리 사회의 무기력함을 풍자했다. 영화는 <실미도> <태극기 휘날리며> <왕의 남자>에 이어 한국영화 사상 네번째로 1000만 관객을 돌파해 최종 1301만명을 모았다. 다음 작품은 배우 김혜자를 중심에 세운 <마더>(2009)다. 기존 ‘국민 엄마’의 이미지에서 광기에 가까운 모성애를 뽑아내는 파격적 시도를 했다.

봉준호 감독이 연출한 넷플릭스 제작 영화 <옥자>의 한 장면. 뉴 제공
봉준호 감독이 연출한 넷플릭스 제작 영화 <옥자>의 한 장면. 뉴 제공
이후 봉 감독은 활동 무대를 넓혀나갔다. 마블 캐릭터 ‘캡틴 아메리카’로 유명한 크리스 에반스와 송강호를 주인공으로 한 <설국열차>(2013)는 다국적 프로젝트였다. 프랑스 만화를 원작 삼고 할리우드 배우를 대거 캐스팅한 영화는 봉 감독이 세계 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다음으론 미국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업체 넷플릭스가 제작한 영화 <옥자>(2017)로 플랫폼의 확장을 시도했다. 봉 감독은 <옥자>로 처음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했으나 수상에는 실패했다.

봉 감독은 <기생충>을 통해 다시 ‘한국적인’ 영화로 돌아왔다. 스스로는 “한국 관객이 봐야 뼛속까지 이해할 수 있는 디테일이 많아 외국 관객들이 100% 이해하진 못할 것”이라고 했지만, 칸 심사위원단은 만장일치로 가장 값진 트로피를 안겼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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