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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천도시기 고려 무덤서 돌사람·돌짐승·지진구 나왔다

등록 2019-06-03 10:22수정 2019-06-03 20:30

강화도석릉 주변 고분군 발굴조사 결과
무덤 지키는 석양·석호·석인상 출토
도기항아리 등 지진구 등도 나와 눈길
강화 석릉 부근의 고려시대 무덤(40호 돌덧널 무덤)에서 나온 양모양의 석상. ‘석양’이라고 하며 무덤에 나쁜 기운을 물리치는 의미를 지닌 상징물이다.
강화 석릉 부근의 고려시대 무덤(40호 돌덧널 무덤)에서 나온 양모양의 석상. ‘석양’이라고 하며 무덤에 나쁜 기운을 물리치는 의미를 지닌 상징물이다.
40호 무덤에서 석양상과 함께 나온 호랑이 모양의 돌상인 석호상. 무덤을 지키는 수호신 구실을 한다.
40호 무덤에서 석양상과 함께 나온 호랑이 모양의 돌상인 석호상. 무덤을 지키는 수호신 구실을 한다.
고려 왕조가 몽골의 침략에 맞서 개경에서 강화도로 도읍을 옮겼던 13세기에 조성된 강화도 석릉(국가사적) 주변의 옛 무덤떼에서 돌로 만든 사람, 짐승 모양의 상과 도기항아리, 철제향로 다리 등이 출토됐다.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는 지난 3월부터 강화군 양도면 길정리 산 183번지 일대에 있는 석릉 동쪽 능선 주위의 고분 9기를 조사해 석인상, 석수상 등을 비롯한 다수의 고려시대 유물들과 무덤 얼개를 확인했다고 3일 발표했다.

연구소가 낸 자료를 보면, 발굴된 무덤 안에서는 아가리가 넓은 고려시대의 전형적인 도기 항아리와 동물의 다리를 본뜬 철제 향로 다리 등이 나왔다. 이 유물들은 건물을 짓기 전 땅의 기를 다스리며 안전을 기원하는 지진구(地鎭具)의 일종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또 40호 무덤 후면 쪽에서는 양과 호랑이 모양으로 조각한 석양(石羊)상과 석호(石虎)상, 52호 묘역에서는 사람 모양의 석인상이 각각 나왔다.

무덤 인근에 세운 동물 모양 돌상을 석수(石獸)라고 부른다. 석호상은 능의 지킴이신, 석양상은 사악한 것을 피하며 명복을 비는 상징물의 의미를 지닌다. 석인상의 경우 문신과 무신모양의 상으로 능묘 앞에 세웠다. 무덤주인을 지키는 상징물의 하나다.

조사한 무덤들은 깬돌과 판돌로 쌓은 돌덧널무덤과 널무덤 등에 해당한다. 묘역은 여러 단의 석축으로 나뉘어지며, 봉분 뒤쪽에는 낮은 담 ‘곡장’(曲墻)을 두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소 쪽은 이번 조사를 통해 개경에서 강화로 도읍을 옮긴 이른바 ‘강도시대’를 전후한 시기의 고려 묘역 구조를 밝힐 수 있는 기초 자료를 얻게 됐다고 밝혔다.

52호 무덤에서 나온 도기 항아리와 철제향로 다리가 출토되는 모습. 땅을 다스리고 안전을 기원하는 진단구의 일종으로 보고있다.
52호 무덤에서 나온 도기 항아리와 철제향로 다리가 출토되는 모습. 땅을 다스리고 안전을 기원하는 진단구의 일종으로 보고있다.
강화 석릉은 고려왕조의 21대 임금 희종(1181~1237년, 재위 1204~1211년)의 무덤으로 주위에는 당시 고려인들의 여러 고분들이 흩어져 있다. 희종은 무신정권 실력자였던 최충헌과 그의 아들 최우 부자에 의해 권좌를 빼앗기고 두차례나 강화로 쫓겨나 유배살이하다 세상을 떠난 비운의 군주다. 연구소 쪽은 앞서 지난해 5~8월 석릉 주변 고분군에 대한 첫 발굴조사를 벌여 다양한 얼개의 고분 6기를 확인하고 도기병, 작은 유병(油甁), 중국 송나라(북송)의 화폐인 북송전(北宋錢) 등을 발굴한 바 있다. 이번 조사의 현장 발굴설명회는 4일 오후 2시부터 열린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사진 문화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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