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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시사만화가 상징 ‘고바우 영감’ 김성환 화백 별세

등록 2019-09-08 22:32수정 2019-09-09 16:16

만 17세에 데뷔해 한국전쟁 후 한국만화계 세우고 이끌어
일간지 잇달아 연재한 ‘고바우 영감’은 한국 시사만화 효시
1955년부터 2000년까지 무려 1만4139회 기네스북 올라
‘고바우 영감’ 김성환 화백. 한겨레 자료사진
‘고바우 영감’ 김성환 화백. 한겨레 자료사진
“석간을 펼쳐 들면/손주 놈 <고바우>를 묻는다/혀끝에 진득이는 이 풍자 감칠맛을/전할 길 없는 내 어휘 모국어로 가난타네.”(이영도의 ‘흐름 속에서’중)

한국 시사만화가의 상징으로 불리는 ‘고바우 영감’의 김성환 화백이 8일 별세했다. 향년 87.

한국만화가협회에 따르면, 김 화백은 이날 오후 3시45분께 노환으로 타계했다.

1932년 황해도 개성에서 태어난 고인은 남다른 그림 솜씨로 만 17세에 <연합신문>에 시사만화 ‘멍텅구리’를 연재하며 신문만화가로 데뷔했으며. 한국 전쟁 이후 한국 만화계를 세우고 이끌었다. 한국시사만화가회 명예회장, (사)한국만화가협회 고문 등을 역임했다.

고인의 작품 중 네 컷 짜리 만화 ‘고바우 영감’은 격동기 세태를 풍자하고 우리 국민의 애환을 대변하며 시사만화로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했다. ‘고바우 영감’은 1950년 육군본부가 발행한 <사병만화>에 첫선을 보인 뒤 <만화신문>, <월간희망> 등을 거쳐 <동아일보>, <조선일보>, <문화일보> 등 주요일간지에 잇달아 개재됐다. 지금의 중장년층은 신문을 받아들면 ‘고바우 영감’을 제일 먼저 펼쳐보며 그날 가장 핵심적인 뉴스의 맥을 짚어 볼 정도였다. 이 때문에 김 화백은 여러 어려움에 처하기도 했다. 지난 1958년 경무대(현 청와대)의 절대권력을 비판했다가 허위보도로 유죄선고를 받은 ‘경무대 똥통 사건’은 유명한 일화 중 하나다.

<동아일보>에 실렸던 <고바우 영감> 원화. 한겨레 자료사진
<동아일보>에 실렸던 <고바우 영감> 원화. 한겨레 자료사진
‘고바우’는 한국전쟁 피난 중에 탄생한 캐릭터로, 김 화백은 피난 중 다락방에 숨어 습작하며 ‘높을 고’자를 쓰는 성씨에 ‘바우’라는 이름을 붙여, 친근하면서도 어려움에 굴하지 않는 단단한 성품을 지난 인물로 표현했다고 한다.

이 작품은 1955년부터 2000년까지 무려 1만4139회나 연재돼 단일 만화로는 우리나라 최장수 시사만화로 2001년 한국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원화는 2013년 2월 근대 만화로는 최초로 등록문화재로 등록됐다.

유족으로는 부인 허금자씨와 아들 규정, 딸 규희·규연씨가 있다. 빈소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재생병원 장례식장 8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11일 오전 9시. 031)781-7628, 031)708-4444.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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